리뷰-라슈 케플레르(Lars Kepler)의 The Hypnotist
추리소설 리뷰/북유럽 추리소설 2013. 1. 1. 14:48 |The Hypnotist(한국어 번역본 제목: 최면전문의)는 알렉산데르 안도릴(Alexander Ahndoril)과 알렉산드라 코엘료 안도릴(Alexandra Coelho Ahndoril) 부부의 필명으로 알려진 라슈 케플레르의 유나 린나 경감 시리즈 데뷔작이다. 이 소설은 2011년 타임 선정 베스트 소설 10에 들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개요: 12월의 어느 날 스웨덴의 툼바에서 가족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사건이 생겼다. 죽은걸 로만 보였던 피해자 유세프는 극적으로 살아나 병원에 입원을 하였다. 유나 린나 경감은 유세프가 범인에 관한 정보를 줄수있을것이라는 확신에서 정신과 의사 에릭 바르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에릭은 유세프에게 최면을 걸지만 최면에 빠진 유세프가 “like fire, just like fire”라는 말을 외치며 자신이 가족을 죽인 장면을 재현하는데...
라슈 케플레르(Lars Kepler)의 최면전문의를 읽을때 주목해볼만한 점을 두 가지로 요약해본다.
첫째로, 이 소설의 주인공 유나 린나 경감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그는 최고의 검거율을 자랑하는 형사로 동료들로부터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이다. 툼바에서 벌어진 사건이 도박 빚과 관련된 사건으로 여기고 지역 경찰에 수사를 맡기려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과는 반대로 유나 린나는 특유의 직관으로 이 사건에는 눈에 보이는 것 보다는 훨씬 큰 배후가 있으며 국립 범죄 수사국이 이 사건을 수사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독자들은 국립 범죄 수사국의 책임자 카를로스의 승인으로 툼바 사건을 맡게 된 린나 경감의 활약상을 기대할수밖에 없는데 공교롭게도 소설이 진행될수록 오히려 에릭의 장인 케네트(전직 형사)가 등장하면서 린나 경감으로 향하던 시선이 케네트에게 집중되는 듯 한 인상을 주게 된다. 그래서 아마도 일부 독자들은 소설의 초기부분에서 묘사된 불독과도 같은 끈질긴 린나 경감의 캐릭터가 그다지 빛을 발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둘째로, 말로 표현이 불가능할 정도로 끔찍한 사건의 묘사와 최면전문의가 등장하는 독특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진행감이 그다지 빠르지 않고 읽는 독자들에 따라서 지루함을 줄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원서는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고 한국어 번역본 또한 두 권으로 이루어질 정도로 가볍게 읽을 만한 소설은 아니다. 어쩌면 일반적인 미스터리 문학의 두 배 정도의 분량을 가진 두꺼운 소설이 시종일관 독자들의 시선을 빨아들이는 흡인력과 흥미를 준다는 게 애당초 쉽지 않은 과제였던 게 분명하다. 마치 한국에서도 소개된바 있는 글래스키 상 수상작가 루슬룬드-헬스트럼의 작품들(비스트, 쓰리 세컨즈)처럼 최면전문의 역시 작품성이나 소재에서 분명 흥미를 줄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소설의 전개 중간 중간에 옆으로 빠지는 듯한 느낌을 주고 별로 색다른 게 없는 주인공 캐릭터로 인해서 다른 미스터리 소설과의 차별성을 크게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단점이라고 지적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최면전문의는 헤닝 만켈, 요 네스뵈, 카린 포숨,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루슬룬드-헬스트럼, 카밀라 레크베리와 같은 북유럽 추리소설의 매니아층에게만은 어필할만한 흥미로운 소재와 짜임새를 가진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지나치게 긴 분량과 중간 중간 독자들을 지루하게 만드는 소설의 전개로 인해서 미국 언론에서 광고하는 것과는 달리 라슈 케플레르가 스티그 라르손(북유럽 미스터리 소설의 대표작이라고 일컫는 ‘밀레니엄’의 저자)의 뒤를 이를 차세대 주자가 되기에는 2% 부족하다고 봐야 될 것 같다.
개인적인 평점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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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작가의 나이트메어를 봤어요. 음악에 조예가 깊어 보이던데, 부부가 같이 작업한다는게 매우 흥미로운것 같아요. 근데 필론님 말씀처럼 책이 좀 두꺼운것 같아요. ^^
그러셨군요.^^ 나이트메어를 읽어보시면서 지루하거나 그러시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이 부부의 작품은 왜 이렇게 소설이 두꺼운지 모르겠습니다.^^
지루하진 않았는데 꽤 길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ㅎ
특히 앞부분 읽을때는 언제쯤 반을 읽을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ㅎㅎㅎ 그러셨군요. 저도 최면전문의에 이어서 얼마전에 스티븐 킹의 소설(한 900페이지 정도되는 대작이더군요)을 읽고나서 이제는 긴 분량의 소설을 읽기가 두렵습니다.^^ 긴 분량의 소설들은 저의 취향에 맞지 않는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후속작 나이트메어에서 다소 실망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일정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믿을 만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새알밭님께서는 재미있게 읽으셨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소재도 참신하고 소설의 짜임새도 좋은데 책이 너무 두껍다는게 흠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