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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1997년 작 원제: Flaggermusmannen “배트맨”)

영국 2012년 10월 출간


 

해리 홀레(Harry Hole) 시리즈 No. 1

 

1998년 글래스키상 수상작 (The Glass Key 1998 for Best Nordic Crime Novel of the Year)

 

개요: 시드니 왓슨 베이에서 여인의 사체가 발견된다. 신원을 확인한 결과 사체의 주인공은 그녀는 노르웨이인이며 시드니의 술집에서 일을 하던 23살의 인게르 홀테르로 밝혀진다. 노르웨이 경찰청은 해리 홀레를 시드니로 보내어 수사를 돕도록 하는데 시드니 경찰은 그의 방문이 결코 반갑지 않은 눈치를 보이는데...


 












다른 해리 홀레 시리즈와는 달리 The Bat는 북유럽을 주 무대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다. 해리 홀레는 노르웨이인의 살해를 수사하러 호주 시드니로 파견을 나가는데 예상대로 현지 경찰(수사국의 책임자 닐 맥코맥)은 그를 관광객으로 취급하고 자신들의 수사에 방해를 하지 않을 것을 충고한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늘어난 북유럽 관광객 유치에 혈안이 된 마당에 노르웨이인의 죽음으로 불거진 미묘한 정치적인 논리로 해리 홀레의 파견을 수용하긴 했지만 이방인 형사가 자신들의 앞마당을 휘젓고 다니는 것을 용납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원주민인 앤드루 켄싱턴 형사와 콤비가 된 해리 홀레의 수사는 시작부터 쉽지가 않다. 인게르 홀테르가 살던 집 주인에게 그녀의 오빠라고 둘러대야 하고 닐 맥코맥은 해리 홀레에게 시드니에서 시간이나 보내고 여행이나 하면서 시드니 경찰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해리는 켄싱턴과 함께 탐문수사를 시작으로 용의자를 찾는데 주력하게 된다. 한 가지 흠이라면 수사 접근 방식이 다소 논리적이지 않고 감에 의존하는 어설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러한 요소는 다른 해리 홀레의 시리즈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아마도 해리 홀레의 자유분방한 성격과 수사 스타일을 선호하는 독자들은 좋아할지도 모른다. 같은 노르웨이 미스터리 작가 요에른 리에르 호르스트(Jørn Lier Horst)나 카린 포숨(Karin Fossum)의 소설이 치밀한 구성과 수사 진행의 묘사로 전형적인 경찰소설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에 반해서 요 네스뵈는 좀 더 자유분방하고 냉소적인 해리 홀레라는 주인공 캐릭터의 성격을 잘 표현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The Bat에서 보여주는 코믹스러운 요소도 빼놓을 수가 없다. 켄싱턴(호주 원주민 형사)이 짖는 개를 발로 뻥 차버리는 장면(동물보호의 관점에서는 그다지 코믹스럽지 않지만)이나 인게르 홀테르가 살던 집 주인에게 해리를 그녀의 오빠라고 둘러대지만 정작 집주인은 이를 믿고 정말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장면, 그리고 정작 탐문수사를 나가서 젊은 여성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돌발적인 행동은 독자들이 웃음 짓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요 네스뵈(Jo Nesbø)의 The Bat는 해리 홀레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해리 홀레의 성격과 저자 요 네스뵈의 작품 성향을 잘 파악할 수 있는 데뷔작(이후 작품들에서는 그의 성격이 다소 무거워진 느낌이 든다)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북유럽의 독특한 환경을 배경으로 쓴 미스터리 소설을 기대한 독자들에게는 북유럽이 아닌 시드니라는 환경으로 인해서 다소 실망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해리 홀레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헤닝 만켈이나 카린 포숨과 같은 다른 북유럽 미스터리 작가의 작품으로 눈을 돌리는 게 나을 듯싶다.


 


개인적인 평점 4.0/5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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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3.01 06: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저는 요즘 책 읽을 시간이 안나서(핑계예요. ^^) 아직 The boy in the Suitcase도 못봤어요. 전 요 네스뵈의 헤드헌터를 재밌게 봐서 재밌을것 같아요. 그래도 유시 아들레드 올센이 더 좋아요. ㅎㅎㅎ
    3월달에는 다시 추리소설 좀 읽어야 겠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3.03.03 11: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요즘 게을러지는지 추리소설 독서를 미루게 되네요.^^ 헤드헌터는 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노르웨이에서 제작한 동명의 tv 영화는 좀 별로더군요.^^

  2.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9.10 05: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쩐지 이책을 어디서 봤는것 같다는 생각을했는데 필론님이 이렇게 리뷰해놓으셨고 저도 댓글도 달았었네요. ㅎㅎㅎ 기억이 이렇게 나뻐서야 -_-;
    반정도 읽었는데 재밌게 보고 있는중이예요. 배경이 달라져서 그런지 확실히 북유럽 느낌이 덜한것 같아요.

    • BlogIcon 필론 2013.09.10 20: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요 네스뵈의 소설을 읽고 계시는군요.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신다면 요 네스뵈의 다른 작품들도 마음에 드실겁니다.^^


한국에서는 몰타의 매로 잘 알려진 대실 해밋은 하드보일드 소설(1)을 쓰는 작가이다. 흔히 미국 하드보일드를 대표하는 작가로 알려진 레이먼드 챈들러는 대실 해밋의 뒤를 이어 하드보일드의 명맥을 이어왔다고 볼 수 있다.

1995년 미국추리작가협회(the Mystery Writers of America)에서 발표한 시대를 초월하는 최우수 범죄소설 100편(The Top 100 Crime Novels of All Time)을 살펴보면 대실 해밋의 소설 가운데 The Maltese Falcon(몰타의 매), The Thin Man(그림자 없는 남자), Red Harvest(붉은 수확), The Glass Key(유리열쇠)가 포함되어 있어서 대실 해밋의 작품이 어느 정도로 미국 범죄소설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의 영향력이 현대의 추리소설계에 미치는 영향은 그의 이름과 작품에서 유래된 추리문학상(2)에서 잘 드러내고 있다.


붉은 수확이나 몰타의 매와는 다르게 유리열쇠에는 사립탐정이 등장하지 않는다. 유리열쇠에서 주인공은 보스인 폴 매드빅을 따르는 도박꾼이자 건달로 등장하는 네드 보몬트이다. 그런 점에서 대실 해밋의 이전작품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대의 하드보일드 소설에서도 경찰이나 사립탐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다. 특히 시리즈에서는 더욱 그러한데, 그 이유는 범죄소설(시리즈)에서 사건 해결을 담당하는 주체인 경찰과 사립탐정이 빠진 경우에 소설의 전개가 원활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유리열쇠에서 소설이 진행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폴이 결혼하려고 애쓰는 재닛의 오빠인 테일러 헨리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지지만 이를 해결하려고 뛰어든 이는 네드 보몬트이다. 그렇다고 그가 테일러 헨리의 죽음과 관련된 배후를 찾는데 관심이 집중된 것은 아니다. 네드는 자신의 돈을 가로채고 도망간 데스페인을 찾는데 혈한이 되어있고, 소설을 읽다 보면 과연 주인공들이 테일러의 죽음에 관심이 있기는 한건지 의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독자에 따라서는 몰타의 매와 비교하여 유리열쇠에 점수를 낮게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찰이나 사립탐정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유리열쇠가 독자에게 더욱 강한 흥미를 안겨줄 수 있는 양면의 날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립탐정소설을 읽다 보면 독자의 포커스가 온통 사립탐정과 그의 주변의 인물에 집중되는 게 사실이다.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에게 관심이 쏠리는 단순한 구조가 일반적인 범죄소설(혹은 탐정소설)이 지니고 있는 한계일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유리열쇠는 대실 해밋이 소설의 플롯을 그렇게 의도하였건 그렇지 않건 간에 이전 작품들에 비해서 독자를 빨아들이는 흡인력이 강한 소설로 탄생한것에는 틀림없다. 마치 할런 코벤의 스릴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유리열쇠를 읽으면서 테일러 헨리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도 주인공인 네드와 폴이 자신들의 인생을 풀어가는 과정이 더욱 흥미로워진다는 점에서 대단히 짜임새가 뛰어난 소설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이 작품은 붉은 수확이 발표된 지 불과 2년 만에 나온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대실 해밋의 소설이 진화하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붉은 수확은 투박하지만 거친 사립탐정소설이라면 유리열쇠는 좀 더 세밀하면서 냉소적인 부분이 덜 가미되었지만 그럼에도 빠른 전개를 보여주는 페이지터너라는 점에서 무척 흥미롭게 읽은 소설이다. 북유럽 최고의 추리문학상인 유리열쇠상의 이름의 유래가 되기에 충분히 걸맞은 대실 해밋의 최고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며 리뷰를 마친다.



(1) 하드보일드 소설: 20세기 초부터 미국 범죄소설의 한 형태로서 나타났으며 Black Mask 매거진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하드보일드 소설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한 작품이 바로 1929년 작 대실 해밋의 붉은 수확이고, 이후 1939년에 레이먼드 챈들러의 The Big Sleep(빅 슬립; 북하우스, 2004년)가 발표됨으로 범죄소설 역사에서 하드보일드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게 된다. 소위 2세대 작가로 불리는 미키 스필레인(마이크 해머 시리즈; 황금가지, 2005년)에 이르러 논리적인 수사 방식을 벗어나 권총과 주먹에 의존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남성적이고 터프한 이미지가 강조된 소설로 세분화된다. 일반적으로 하드보일드는 감상적이지 않은 폭력과 섹스의 묘사가 특징이며 현재는 새러 패러츠키와 마이클 코넬리와 같은 미국 작가들이 대표적이다.

참고문헌: A Companion to Crime Fiction(edited by Charles J. Rzepka and Lee Horsley; A John Wiley & Sons, Ltd., Publication, 2010)

(2) 대실 해밋과 관련하여 제정된 추리문학상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글래스키상(Glass Key award; 유리열쇠상)으로 소설 유리열쇠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다. 이 상은 스칸디나비아 추리작가협회에서 매년 수여하는 북유럽 최고의 추리문학상으로 1992년 헤닝 만켈의 Faceless Killer가 첫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에서 소개된 작품으로는 2003년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Silence of the Grave(무덤의 침묵; 영림카디널, 2006년)와 2005년 수상자 루슬룬드-헬스트럼의 Beast(비스트; 검은 숲, 2011년)가 있다.

다른 하나는 대실 해밋의 이름을 따서 만든 the Hammett Prize(해밋상)인데 국제범죄작가협회의 북미지부에 의해 1991년 제정되었고 주로 캐나다와 미국 작가에게 수여하고 있다. 한국에는 해밋상 수상작 가운데 소개된 작품이 없다. 다만 한국에서 출간된 해밋상 후보작 가운데는 조지 펠레카노스(그는 미국 HBO 범죄드라마 The Wire의 프로듀서로도 알려져 있다)의 사립탐정소설 Derek Strange and Terry Quinn(데릭 스트레인지& 테리 퀸) 시리즈의 Right As Rain(살인자에게 정의는 없다; 황금가지, 2007년), 해리보쉬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는 마이클 코넬리의 The Black Echo(블랙 에코; 랜덤하우스코리아, 2010년)와 The Black Ice(블랙 아이스; 랜덤하우스코리아, 2010년), 그리고 Trunk Music(트렁크 뮤직; 랜덤하우스코리아, 2011년)등이 있다.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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