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추상오단장
추리 소설 베스트 셀러 2011. 4. 15. 14:28 |이 책은 제목만 읽고선 제대로 뜻을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제목을 한자로 읽는다면 금방 뜻을 알 수 있다. 오단장은 다섯 개의 짧은 이야기. 추상은 생각을 추억하는 것. 그러므로 제목은 결국 추억을 생각하는 다섯 개의 짧은 이야기이다. 제목답게 이 책에는 다섯 개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것은 각각의 독립적인 이야기로도 볼 수 있지만 나중에 생각하면 어떤 질문의 답이 된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큰아버지의 고서점에서 아르바이트 일을 하는 휴학생 요시미츠가 주인공이다. 그는 어느 날 카나코라는 이름의 여자가 와서 자신의 아버지가 남기고 간 단편이 실려있는 잡지를 찾는다. 그것을 찾아주자 그녀는 나머지 4개도 찾아주면 사례를 하겠다는 말을 하고, 등록금이 궁한 요시미츠는 일을 맡아 나머지 4개의 단편들을 찾는데 그 이야기들이 카나코의 가족과 얽힌 과거의 미제사건과 연결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카나코의 과거와도 연결이 되는 이야기이며 그 가족의 이야기라고 해도 무방하다. 어렵게 두 개를 찾고 나머지 가운데 하나는 카나코가 찾아냈지만 요시미츠는 마지막 하나를 찾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마지막 힌트를 주는데 결국 카나코는 마지막 하나를 다 찾아내고 그 결과를 요시미츠에게 편지로 알린다. 과거의 미제사건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마지막 결말을 독자에게 숨기는 소설은 리들 스토리라고 불린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다섯 개의 단편에는 결말이 없다. 단 한문장의 결말을 따로 빼놓은 것이다. 그것은 읽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마음대로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주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것이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되는 하나의 열쇠와 같은 작용을 하게 된다. 다섯 가지의 이야기 그리고 다섯 가지의 결말. 그러나 단 하나를 제외하고는 저마다 두 가지의 결말이 다 가능하게 되기 때문에 어떤 결말을 붙이느냐에 따라서 사건의 진실은 거짓이 될 수도 또는 진실이 될 수도 있다. 카나코는 진실을 알아내게 되고 마지막 이야기를 요시키츠에게 보내는데 그것을 알게 된 요시미츠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아버지의 이야기를 찾기를 원했던 카나코는 진정으로 그 모든 이야기를 알게 되어 행복했을까 또는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되어 불행했을까? 그 이후로 그녀는 잘 살수 있었을까? 추상오단장을 읽는 독자는 누구라도 이런 물음을 머릿속에서 생각하게 될 것이다.
2010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4위로 주목 받은 작품... 정말 대단한 미스터리 작품을 읽었다. 톱니바퀴가 연결되듯이 다섯 편이 연결되는 짜임새도 놀랍고, 그 단편들 속에는 마치 키타자토 산고(카노 코쿠뱌쿠)가 자신의 마음을 짧은 이야기로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작가의 상상력이 이 소설이 미스터리 하지만 동시에 미스터리 이상의 독특함을 주는 점이라고 보고 싶다. 다섯 편의 단편들을 찾는 순서대로 중간중간에 배치되어있어 하나의 장편을 읽으면서 또 다른 단편을 읽는듯한 매력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개인적으로 많은 미스터리 문학을 읽어본 매니아이지만 요네자와 호노부의 추상오단장처럼 독특한 소재와 더불어 단편들이 유기적으로 이어져 하나의 매력적인 장편으로 탄생한 소설은 처음 접해본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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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계속 리뷰 올려주시니까 저는 막 배부릅니다. ^^ 블로그 운영해주시는 것만해도 감사한데... 일본 추리소설도 읽으시는군요.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가 그래도 믿을만한 리스트인 것 같습니다.
한겨레 기사는 이 기사를 말씀드린 것이었는데요. 혹시 지면 기사에 필론 님 닉이 빠졌다면 그것도 문제인 듯 하네요. -_-
http://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468547.html
일본 추리소설도 좋은 작품이 종종 눈에 띄더군요.^^
일창님께서 가르쳐주신 기사가 제가 읽었던 기사와는 다르군요.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기사였다니 다행입니다. 그 기자분께서 필론 님 닉네임을 언급도 안 했다면 한겨레 데스크에 항의를 하셨어야 할 사안인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일본 추리소설도 종종 소개해주시면 많이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기회가 되는대로 영미권 추리소설과 더불어 일본 소설의 리뷰도 블로그에 올리려고 합니다. 워낙 출간되는 작품이 많아서 따라잡기는 힘들지만 읽어보고 좋은 작품은 종종 소개해야 저의 블로그도 유지가 되겠지요.^^
리뷰를 상당히 잘 쓰시네요. 내용은 밝히지 않으면서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궁금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으세요. 소설구성이 독특하여 읽는 재미가 있을듯 하네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
저의 리뷰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