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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국제 앰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한 일제 강제동원, 그 알려지지 않은 역사2009년 말 미쓰비시에 강제 동원됐던 근로 정신대 할머니들에게 후생연금 탈퇴 수당금 명목으로 99엔 지불을 판결한 일명 ‘99엔 사건’을 계기로 조심스럽게 본격화 되었다고 한다.‘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와 같은 정부 기관의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직접 국내외 인물들을 취재하고 생생한 경험담을 참고로 해서 2010년 초부터 9월까지 잊혀진 만행, 일본 전범기업을 고발한다라는 제목으로 국민일보에 기사가 연재되어 실리게 되었다. ‘일제 강제동원, 그 알려지지 않은 역사는 그 기사를 토대로 정리하여 탄생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인 대부분이 정신대에 관한 기사를 들어서 알고 있고 종종 언론에서 다루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일제의 침략전쟁에 강제로 동원된 조선인 노무자가 많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 것이다. 그것도 1939~1945년에 이르는 그다지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일본은 조선의 젊은이들의 노동력 착취를 통해서 전쟁을 수행했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일제시대 강제동원 분야 중 징병과 군 위안부 부분은 거의 다루지 않고 징용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저자들이 학계의 연구 결과를 검토한 바에 의하면 1939년부터 1945년까지 매년 조선 인구의 30%나 되는 600~700만 명이 일본의 강제동원 현장에 투입됐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로 동원된 조선인 노무자 중 적게는 10~20만 명, 많게는 50만 명이 탄광이나 광산과 같은 열악한 작업 현장에서 억울한 죽음을 맞게 되었다.

1939
년 중일전쟁을 계기로 일본의 대기업들은 침략전쟁에 조달할 물자를 생산하기 위해 군수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그 당시 대기업들은 생산 인력에 필요한 인원을 모집하기 위해 식민지에 눈을 돌렸고 조선총독부의 협조아래 조선 현지에서 노동자를 거짓된 임금과 대우를 미끼로 모집하게 되었다. 조선인 노동자들은 일단 일본에 끌려오면 홋카이도나 나가사키의 탄광과 같은 일본인이 기피하는 위험한 현장에 투입되었고 작업반장의 철저한 폭력과 인권유린의 환경에서 부실한 식사와 잠자리를 참아가며 생활해야 했다. 이러한 노동력 착취의 중심에는 일본 굴지의 대기업, 특히 미스비시, 미쓰이, 일본제철과 같은 기업들이 있었다.

 

오늘날 우리는 살면서 일제시대의 강제동원을 단순하게 과거 세대의 지나간 아픈 역사로 잊어야만 할 것인가?

 

비록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협정으로 대일청구권 문제는 끝났다는 입장이라서 지금의 한국 정부가 과거사문제로 일본에 쉽사리 배상을 요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현황 조사는 물론이고 미불임금 규모, 일본 내 미귀환 유골 파악 등 단순히 지나간 역사라고 묻어두기에는 처리해야 될 문제들이 많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대로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에 도의적 책임을 묻기 전에 우리 정부가 먼저 강제동원 문제를 보다 치밀하게 조사하고 피해자들에게 보상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어야 한다고 본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가해자였던 일본 내에서도 강제 동원에 대한 관심을 가진 사학자와 민간 단체의 진실 규명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순간 우리는 불과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 세대에서 겪은 우리 역사에 대해서 소홀해왔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본다. 한국사회는 지나간 아픈 과거에 지나치게 무관심하며 앞만 바라보고 경제 성장만을 향해 달려왔던 것은 아닌지 다시금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책 속의 구절

 

그대들 자신의 입으로

그대들 자신이 생전에 받았던 잔학을 증언할 수 없다면

그대들 대신 말할 수 있는 자에게 말하게 하오

-'쥬고엔 고짓센(일본 시인 츠보이 시게지가 쓴 이 시는 1923년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들이 무고하게 살해당했던 사건을 추모한 내용이다)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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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도플파란 2011.04.15 23: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전에 일했던.. 곳이 강제동원관련된 곳이었는데... 정부에서 보상해주는 위원회였어요.. 이름도 길어서 잘 못 외우겠네요..ㅋㅋ 잠시 일할때.. 명부 작성하는데.. 참.. 많은 분이 있구나 했는데..
    나중엔.. 돌아가신분... 도망가신분.. 전쟁이 끝나서 돌아가신분 여러사연이 적혀 있더라구요..
    참... 거시기 했다는... 내일 세미나 가면.. 또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네요.. 논문주제 중에 하나가 강제동원이야기라서..

    • BlogIcon 필론 2011.04.16 08: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러셨군요. 그러면 이 책에 실리지 않은 분들의 안타까운 사연도 많이 들으셨겠네요. 저는 이 책을 읽고 그동안 몰랐었던 일제 시대의 강제 동원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 2011.04.25 11: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BlogIcon 일창 2011.05.05 02: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 안 그래도 두 분 다 역사학 전공이시라 소개해드리려고 했는데 도플파란 님께서 벌써 다녀가셨군요. ^^

    제가 관심이 많은 분야인데 이렇게 좋은 책 읽고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간지에 삼일절이나 광복절 특집 칼럼으로 소개되도 손색이 없을 듯한 글이네요.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예전처럼 언론이 일방적인 힘을 휘두르지 않게 된 것은 다행이지만, 대신 선정성과 클릭 수가 너무 중요해지다보니 무슨 연예인 이혼설이나 위자료 소송 이런 것에 사회적 에너지가 다소 낭비되는 것 같아 좀 안타깝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1.05.05 08: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이 책도 오랜 기간 리서치와 준비를 거쳐서 만들고, 대다수 한국인들도 잘 모르는 강제동원에 대해서 집대성한 책이라 많이 알려지고 이슈화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불과 몇십년전의 일인데 일제 시대에 대한 한국의 아픈 역사가 점점 잊혀지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4. BlogIcon 일창 2011.05.05 12: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필론 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전쟁 때 강제동원되었던 분들의 손자 세대가 현재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나이인데, 불과 몇십년 전에 일어났던 일이 까마득하게 느껴지니 사학계나 언론계가 이 이슈를 부각시키지 못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1.05.06 08: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하게 되더군요. 비록 이 책이 국제 엠네스티 상을 수상하긴 했지만 저자들이 무슨 공을 바라고 시작한 일도 아니고,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도 과거의 우리 역사를 추적하고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책속에 담긴것 같아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책의 완성도 또한 좋아서 학술 연구용으로도 손색이 없을듯 보이더군요.

  5. BlogIcon 일창 2011.05.06 14: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필론 님 덕에 좋은 정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사정이 있었다니 잘 모르던 일이었는데, 저자들의 노력에 진정성과 공익성이 있었던 모양이군요. 책의 완성도도 좋다니 꼭 접해봐야 되겠습니다. 좋은 리뷰 올려주시고 자상하게 설명까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