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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 작가로 유명한 트레이시 키더가 쓴 이 실화의 주인공은 아프리카 부룬디 출신의 데오라는 인물이다. 비록 가난했지만 노력으로 의대에 입학해서 꿈을 키워가던 데오에게 어느 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 발생하게 되는데, 1988년에 후투족의 반란과 이로 인해 부룬디에 내전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일이 생긴 원인은 식민지 시대(처음에는 독일, 그리고 다음에는 벨기에)로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유럽의 식민 지배국들은 부룬디와 이웃나라 르완다를 직접 통치 하지 않고 소수인 투치족을 중개자로 이용한 간접적인 지배 방식을 택했다. 식민지 시대가 막을 내린 1950-60년대에 부룬디에서는 투치족이 권력을 잡고 있었지만 반대로 르완다에서는 후투족이 투치족 왕족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였다.

투치족인 데오는 내전의 소용돌이에서 친구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하여 1994년 미국에 도착하지만, 그에게 뉴욕은 쉽게 다가설 수 없는 하나의 장벽과도 같은 곳이었다. 그는 식료품 배달원으로 하루하루 생계를 유지하고 영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점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없는 외로운 삶을 살게 된다. 그러다가 그는 자신을 도와주려고 하는 샤론이라는 사람을 만나고, 샤론을 통해서 알게 된 울프 부부의 도움으로 영어를 배우고 임시 거처도 마련하게 된다. 그리고 뉴욕 생활 2년 만에 데오는 컬럼비아 대학에 입학하여 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아간다.

데오는 내전 지역을 다니며 환자를 돌보아주는 PIH(Partners In Health; 건강의 동반자)라는 단체에서 활동을 하면서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게 된다. 2006년 그는 의대를 중퇴하고 부룬디에 카얀자 병원을 창립하여 무료로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봉사를 실천하며 살게 되었다.

 

후투인가 투치인가에 따라서 차별하는 부룬디 사람인 데오의 인생 역경을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느껴야 될까? 또 한 가지는 미국 생활 2년 만에 아이비리그에 입학한 기적과도 같은 그의 삶을 어떻게 설명할 수가 있을까?

 

데오의 실화를 그가 머물던 뉴욕 할렘가의 어두침침한 공간이 아닌 깔끔한 아파트에서 책으로 접하는 나와 같은 독자가 무언가를 깨달아야 될는지 쉬운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이 책을 읽고 데오가 겪은 삶의 무게를 공감한다고 누군가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거짓일 것이다. 트레이시 키더가 고백한대로 어느 누가 200달러를 쥐고 뉴욕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겠는가? 다만 불과 30-40년 전 우리의 부모세대들은 6.25라는 전쟁 뒤에 가난한 나라의 재건과 자신들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서 애쓰고 노력해왔었다는 것을 지금의 젊은 우리들은 들어서 알고 있다. 그러한 이전세대의 경험이 부룬디 사람 데오와 똑같은 경험은 아닐지라도 힘든 삶을 견디고자 노력하던 인간의 기본적인 몸부림이라는 의미에서는 같은 맥락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마치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삶을 살면서 자신이 불가피하게 떠나온 조국 부룬디를 잊지 않았고, 비록 의사가 되어서 미국에서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포기하고 귀국하기로 결심한 데오의 아름답고 기나긴 삶의 여정을 담은 이 책으로 인해서 겨울 동안 얼어있던 나의 마음이 훈훈해짐을 느꼈다.

 

책 속의 구절

불행을 견디기 힘들 때는 좋은 일이 생긴 것처럼 웃어라.”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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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일창 2011.05.16 07: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이 작품이 처음 나왔을 때 읽고 블로그에도 소개를 했던 것 같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열풍이라 불릴 만큼 인기가 높았습니다. 뉴욕에서 인간승리를 한 만큼 미국 독자들은 데오에 대해서 관심이 많더라고요.

    이 책을 읽고 우리가 무엇을 느껴야 할지에 대해서, 필론 님께서 하신 말씀에 동감합니다. 필론 님의 추리소설 리뷰도 좋지만 책과 인물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따뜻한 평들이 참 좋아서 계속 보고 싶습니다. ^^

    • BlogIcon 필론 2011.05.16 08: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미국에서도 큰 호응이 있었던 책이군요.^^ 번역서의 출간이 늦다보니 한국에서는 이제야 독자들이 읽게되는것 같습니다. 저의 리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 BlogIcon 일창 2011.05.17 07: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예. 그래도 번역서가 1년여 만에 나왔으니까 그리 늦은 편은 아닌 듯 합니다. 아마 원서가 인기가 있었던 책이라 그나마 빨리 번역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미스터리 소설은 몇 년 후에야 번역되는 것이 당연하다보니까 제가 너무 관대하게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 필론 님 좋은 리뷰 항상 감사하게 읽고 있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1.05.17 08: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일창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미스터리 소설은 10년후에 번역서가 나오는것도 예사이니까요.^^ 마이클 코넬리만 보아도 그렇지 않습니까? 번역서를 읽으면서 예전에 박찬호와 함께 다저스에서 뛰었던 노모를 언급한 구절을 읽으면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이미 은퇴한 선수가 나오니까요.^^ 늦게나마 번역서라도 나왔다는점에서 긍정적으로 봐야겠지요.^^

  3. BlogIcon 일창 2011.05.17 16: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최신 번역서에 노모가 언급되는 경우가 있군요. ^^ '트렁크 뮤직'에 다저스가 나왔던 것 같은데 노모도 언급되었나 봅니다. 박찬호와 노모, 다저스라고 하면 아무래도 IMF 시절이 떠오르는데요... 그러게 생각하니까 시간적 거리감이 확 다가오네요. 지금이라도 나와준 것이 고맙긴 합니다만, 말씀하신대로 역시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1.05.18 08: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세월이 그만큼 흘렀다는 거지요.^^ 물론 추리문학은 시간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장르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