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The Blackhouse by Peter May

2013년 The Barry Award(배리상)의 Best Crime Novel 부문 수상작 2013년 The Macavity Award(매커비티 상)의 Best Myster.....

리뷰-The Cuckoo's Calling by Robert Galbraith

2013년도 Specsavers National Book Awards의 Crime & Thriller Book of the Year 부문 후보작(수상작은 소피 한나의 The.....

리뷰-요에른 리에르 호르스트(Jørn Lier Horst)의 Dregs

빌리엄 비스팅(William Wisting) 경감 시리즈 No. 6 스타베른쇠야(Stavernsøya) 섬의 해변에서 잘린 왼발이 발견된 지 6일 만에 또 다른 왼발이 발견된.....

리뷰-르네 카베르뵐(Lene Kaaberbøl)과 아그네테 프리스(Agnete Friis)의 The Boy in the Suitcase

2011년 뉴욕 타임즈에서 선정한 주목할 만한 범죄소설(The New York Times Book Review Notable Crime Book of 2011) 2012년 배.....

2013년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 후보작 리뷰 (2)

S.J. 볼튼 (S.J. Bolton)의 Dead Scared 레이시 플린트(Lacey Flint) 경장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개요: 케임브리지 의대 1학년생인 브리오니 카.....

2013년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 후보작 리뷰 (1)

제인 케이시(Jane Casey)의 The Reckoning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제인 케이시는 2010년 The Missing으로 미스터리 문학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2013년 The Barry Award(배리상)의 Best Crime Novel 부문 수상작

 

2013년 The Macavity Award(매커비티 상)의 Best Mystery Novel 부문 후보작


2011년 the National French Literature Prize, the PRIX CEZAM INTER-CE for L'Ile des Chasseurs d'Oiseaux(the French edition of The Blackhouse) 수상작




                                                              (배리상을 수상한 피터 메이의 모습)


The Blackhouse는 스코틀랜드 작가 피터 메이의 Lewis Trilogy의 첫 번째 작품으로 프랑스에서 먼저 출간되었다. 이후 프랑스의 각종 문학상에서 호평을 받게 되었고, 2013년 배리상 최우수 범죄소설 부문을 수상함으로써 명실 공히 2013년의 최고의 범죄소설이라는 찬사를 듣게 되었다. The Blackhouse는 배경부터 독자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데 스코틀랜드의 작은 섬인 루이스섬(Isle of Lewis)을 배경으로 하여 이국적인 소설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 소설은 에든버러(Edinburgh)에서 John Sievewright라는 이름의 변호사가 살해되어 나무에 매달리는 Leith Walk 사건 이후에 루이스섬에서도 Angus Macritchie가 비슷한 수법으로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에든버러 경찰인 핀 매클라우드(Fin Macleod)는 두 사건의 유사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자신의 고향인 루이스섬으로 파견을 나가게 되는데 이후 소설은 핀 매클라우드의 어린 시설과 현재의 모습을 교차하며 묘사하고 있다. 루이스섬에 살던 대다수의 사람들의 삶이 척박한 환경으로 인해서 녹녹하지 않았는데 핀 매클라우드의 어린 시절 역시 이러한 모습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마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듯이 어린 시절의 추억과 현재의 삶이 대비되어 생생하게 그려지는 Blackhouse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루이스섬 )


The Blackhouse(트릴로지 제2권과 마지막 작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범죄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범죄 사건과 조사 과정에 대한 묘사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만약 범죄소설이라는 점을 모르고 이 소설을 읽은 독자들은 결말에 이르기까지 다른 소설들과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의 상당부분이 주인공 핀 매클라우드의 어린 시설과 청소년기의 추억에 할애되고 있고 현재의 삶에 관한 소설의 전개 역시 사건 해결에 대한 과정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캐릭터의 심리 묘사에 집중하고 있어서 미국 PI 소설이나 북유럽 경찰소설과 같은 미스터리 소설이라기보다는 한편의 심리 스릴러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The Blackhouse가 독자에게 주는 흥미로운 요소는 루이스섬과 관련된 이색적인 전통과 이 섬 주민들의 삶일 것이다. 예를 들어, 16세기 이후 수백 년간 이곳의 전통으로 이어져온 부비새(gannets) 사냥은 동물보호단체에서 들으면 경악할 만한 일이지만 동시에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루이스섬 주민들만의 오랜 의식이다. 실제로 영국에서 1954년 새 사냥이 금지된 이후에도 루이스섬 주민들에게만은 부비새 사냥(gugu hunting)을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매년 루이스섬 주민들은 전통에 따라 스코틀랜드 인근의 무인도 Sula Sgeir에 가서 약 2주 동안 머물며 2000마리의 부비새를 사냥하여 도살하고 그 고기를 가지고 온다고 한다. 부비새 사냥에 도적적인 잣대를 가지고 평가하기 전에 저자 피터 메이가 이 소설에서 스코틀랜드의 전통적인 의식과 주민들의 생생한 삶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은 다른 범죄소설이 범인을 추적하고 사건 해결에 몰두하는 일종의 장르적인 한계를 The Blackhouse가 뛰어넘는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저자 피터 메이는 루이스섬이라는 이국적인 환경을 배경으로 하여 핀 매클라우드와 주변 인물들을 둘러싼 비밀들을 소설 속에서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이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잘 구성한 멋진 심리 스릴러를 탄생시켰다. The Blackhouse는 2013년 각종 추리문학상에서 후보작으로 이름을 올렸던 많은 범죄소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여운을 남겼고 소설의 구성과 캐릭터에서 흠잡을 데가 없는 완벽한 수작으로 선정할만한 작품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개인적인 평점 5.0/5

 


The Blackhouse에 등장하는 Oldies but goodies(응답하라 1981) 


Christopher CrossArthur's Theme (Best That You Can Do)

“If you get caught between the moon and New York City 당신이 달과 뉴욕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면(이 구절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있을 경우를 의미한다)

The best that you can do is fall in love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루이스섬 트릴로지





 


Posted by 필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heyjiho 2014.01.15 20: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랫만에 재밌을것 같은 책을 필론님 블로그에서 알았네요.^^ 5점이라니 기대기대~ 당장 읽어봐야겠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4.01.16 08: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ㅎㅎㅎ 너무 기대하시다가 실망하시면 안되는데요.^^ 요즘에도 추리소설을 많이 읽으시는지요? 어떤 작품을 읽으시는지 궁금하네요.^^
      heyjiho님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새해에는 목표하는 일들을 이루시길 기원하겠습니다.

  2. BlogIcon North Shore 2014.01.27 09: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소개해 주신 내용을 읽으니 급 당깁니다.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니...! 챙겨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 BlogIcon 필론 2014.01.27 19: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잠시 North Shore님이 누구실런지 궁금했습니다. 새알밭님이시군요.^^

    • BlogIcon 새알밭 2014.01.30 01: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하하 헷갈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책을 찾아보니 영국산이라 아마존닷컴과 아마존 캐나다에서는 널리 팔리지 않는 듯하네요. 그래도 첫 권은 쉽게 구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저는 너무 사건 전개에만 매달리는 책보다 소개하신 피터 메이의 경우처럼 인간적인 드라마가 곡진하게 펼쳐지는 책이 더 좋습니다. 물론 읽는 사람으로서는 그에 대한 마음의 준비도 그만큼 더 필요하겠지만요. ^^

    • BlogIcon 필론 2014.01.30 08: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예, 독자에 따라서 긴장감이 넘치는 스릴러를 기대하면 피터 메이의 소설이 다소 실망을 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쨋거나 저는 피터 메이의 소설로 2013년을 마무리하게 되어서 뿌듯합니다.^^

  3.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4.04.23 04: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랜만에 방문하니 필론님의 리뷰가 있네요.
    저도 궁금해요. 5점 만점을 받은 책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저도 책 찾으러 갑니다.

    • BlogIcon 필론 2014.04.26 10: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벙이벙이님 잘 지내고 계시지요?^^ 요즘에도 미스터리 소설 많이 읽으시나요? 재미있는 소설 있으면 소개 좀 해주세요.^^

  4. 죄송 2016.01.28 20: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노벨라이즈 링크(http://novelize.kr/) 소설 같이 빠져 봐요




프레드리카 베르그만(Fredrika Bergman) 시리즈 No. 2

 

2010년 스웨덴 추리작가협회 선정 최우수 소설 후보작(Swedish Academy of Crime Writers' Award for 'Best Crime Novel of the Year' in 2010)

 

개요: 주인공 프레드리카는 알렉스 레히트 경정의 호출을 받고 그의 사무실에 찾아간다. 그리고 대학교의 밖에서 발생한 뺑소니 사고를 조사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 와중에 특수수사팀은 60대의 야콥 알빈과 그의 아내가 죽은 사건을 수사하게 되는데, 야콥은 총으로 자신의 아내를 죽이고 나서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콥의 딸인 카롤리나가 마약 과다 복용으로 죽고 2일후에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이 부부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데...

 


크리스티나 올슨의 Silenced를 읽을 때 주목할 점을 두 가지로 요약해본다.

 

첫째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국가 범죄수사국 소속 특수수사팀의 팀장인 알렉스 레히트(Alex Recht) 경정과 팀원으로 활동하는 조사관인 프레드리카 베르그만(Fredrika Bergman)이 주인공이다. 특수수사팀은 알렉스 레히트 경정의 지휘아래 요아르, 페데르(크루아상에 얽힌 농담으로 곤욕을 치르게 되는), 엘렌 린드, 프레드리카로 팀이 구성되어있는데, 프레데리카는 다른 팀원과는 달리 경찰이 아닌 민간 조사관(혹은 컨설턴트)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Silenced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기 때문에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은 어떻게 최초로 특수수사팀이 구성되었으며 민간인인 프레데리카가 팀에 합류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배경을 데뷔작 Unwanted에서 확인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소설에서 프레드리카 베르그만(Fredrika Bergman)은 임신 중이다. 그녀는 웁살라 대학교의 교수로 기혼자인 25살 연상의 남자친구의 아이를 가졌다. 프레드리카는 임신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 특수수사팀에서의 자신의 일을 파트타임으로 줄여야만 했다. 전작에서부터 드러나지만 프레데리카는 경찰출신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동료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커리어 우먼이다. 더구나 남자친구의 아이를(물론 본인이 원해서 생긴 일이지만)가짐으로 인해서 발생한 부모님의 꾸중과 여러 가지 스트레스로 힘들어하게 된다. 그럼에도 프레드리카는 꿋꿋하게 이겨내며 사건해결에 몰두하는 모습이 당찬 보인다는 점에서 꽤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둘째로 데뷔작 Unwanted와 비교했을 때 Silenced에서 저자 크리스티나 올슨은 훨씬 더 치밀하게 구성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Silenced에서 특수수사팀은 두 가지 사건을 동시에 수사하게 되는데 하나는 대학교의 밖에서 발생한 뺑소니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60대 부부가 총으로 자살한 것처럼 보이는 사건이다. 뺑소니 사건은 프레데리카가 맡아서 조사를 하게되는데 희생자에게서 나온 쪽지가 아랍어로 쓰여 있다는 점에서 난민(혹은 불법 이민자)과 연관점이 있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게 된다. 이에 반해서 60대부부의 죽음은 의혹이 더욱 증폭된다. 이 부부의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에 대한 궁금증과 부부의 둘째 딸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점인데,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점점 더 증폭되어 가는 의구심으로 인해서 소설 속으로 빠져든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을 것 같다. 저자 크리스티나 올슨이 스웨덴 비밀경찰 ‘세포’(Swedish Security Service)에서 일한 경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특수수사팀 형사들과 프레데리카의 사건 해결에 접근하는 단계(주변 인물들의 배경에 대한 조사와 탐문수사를 통해서 하나씩 드러나는 실마리)는 마치 형사들을 따라다니면서 찍는 리얼리티 쇼를 보는 듯 생동감 있게 전개되는데, 이에 더하여 스웨덴의 사회 문제(불법 이민, 자살 등등)와 관련된 개인과 가족의 비밀이 소설 속에서 현실감 있게 묘사되고 있다.

 

프레드리카 베르그만(Fredrika Bergman)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Guardian Angels는 올해 하반기에 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얼마나 신선한 소재와 매력적인 인물 묘사를 보여줄 것인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 크리스티나 올슨의 이 시리즈는 여성작가의 소설이지만 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치중하기 보다는 논리적으로 사건에 접근하는 이야기의 전개가 영어권 독자들에게 충분하게 어필할 수 있는 짜임새 있는 소설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지나치게 복잡한 구성과 반전으로 독자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점이 유일한 흠이지만). 기존의 북유럽 추리문학 작가의 소설에 식상함을 느끼고 새로운 작가의 작품을 찾고 있는 매니아들이 반드시 읽어봐야 될 소설임에 틀림이 없을 것 같다.

 

개인적인 평점 4.8/5

Posted by 필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새알밭 2013.07.10 08: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5점 만점에 4.8이라면 거의 만점 아닌가요? 호기심이 동합니다.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 BlogIcon 필론 2013.07.10 20: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새알밭님의 평가는 어떨런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저에게는 꽤 흥미로운 소설이었습니다.

  2.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7.19 06: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새알밭님 말씀처럼 5점 만점에 4.8이라니 사뭇 기대가 되는데요.

    저는 요즘 유씨 애들러 올슨의 책 읽고 있어요. 틈틈이 읽느라고 진도는 느리네요. 이 작가의 책은 다음이 궁금해서 계속 읽게 만드는 힘이 있는것 같아요. 아직 다 읽지 않아서 뭐라 말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저는 시리즈 첫번째가 가장 재밌었던것 같아요. 아마도 제가 이 작가 스타일에 익숙해져서 그런걸까요? ^^

    필론님은 요즘 무슨책 읽으세요?

    • BlogIcon 필론 2013.07.19 14: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벙이벙이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종종 첫번째 소설에서의 감동이 다음 작품에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더군요. 저만의 개인적인 생각인지...
      저는 Jorn Lier Horst 라는 노르웨이 범죄소설 작가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올해 글래스키 수상작가이더군요.

  3.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7.30 04: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늘부터 볼 예정이예요. 새알밭님도 재밌다고 하니 무척 기대가 되네요.

    Jorn Lier Horst의 Dregs를 보신건가요? 이책도 재밌나요?

    • BlogIcon 필론 2013.07.30 19: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기대를 너무 많이 하시고 읽으시다가 실망하시는건 아닌지 우려가 됩니다.^^ Dregs의 리뷰를 올릴 예정입니다. 뭔가 현실감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말이 안되는 그런 소설의 설정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듯 싶습니다.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7.31 05: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앞부분 읽고 있는데 느낌이 다른 북유럽 추리소설과 좀 다른것 같아요. 좀더 영어권 소설같은 느낌이랄까....(뭔소린지...ㅋㅋㅋ)
      아무튼 기대가 됩니다. ^-^

    • BlogIcon 필론 2013.07.31 19: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silenced를 읽으면서 뭔가 초반에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간혹 복잡한 설정이 단점일수도 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좋아서 이 소설이 벙이벙이님의 마음에도 드시길 기대해 봅니다.^^


S.J. 볼튼 (S.J. Bolton)의 Dead Scared 



 

레이시 플린트(Lacey Flint) 경장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개요: 케임브리지 의대 1학년생인 브리오니 카터가 분신자살한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다. 이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세 번째로 일어난 자살로 대학과 경찰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레이시 플린트를 대학생으로 위장하여 잠입 수사를 하도록 조치한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에서 학생상담의 책임자로 일하는 에비 올리버 박사는 귀가하여 화장실 거울에 'I can see you' 라고 쓰여 있는 글씨를 발견하는데, 점점 그녀의 목을 조여 오는 수상한 인물의 정체는 누구일까?...


 














S.J. 볼튼의 Dead Scared를 읽을 때 주목할 만한 점을 두 가지로 요약해본다.

 

첫째로 S.J. 볼튼의 Dead Scared는 과거 그녀의 스탠드 얼론 작품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소재가 다양하다. 대학교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 그리고 레이시 플린트 경장이 대학생으로 위장해서 잠입수사를 한다는 점은 다른 미스터리 소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소재임에 틀림없다. 또한 학생들의 자살을 의심하고 경찰에 제보한 에비 올리버 박사에게 조여 오는 검은 그림자의 정체에 대해서 독자들은 긴장감과 더불어 궁금함을 안고 소설을 읽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 소설의 흥미로운 요소이다.


 

두 번째로 이 소설의 주인공 레이시 플린트 경장은 순경 바로 위에 해당되는 상당히 낮은 경찰 직급에 속한다.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에를렌두르 경감 시리즈, 영국을 배경으로 한 피터 로빈슨의 뱅크스 경감 시리즈나 피터 제임스의 로이 그레이스 경정(중간급 간부에 속하는 계급으로 경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예는 드문 경우이다) 시리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상당수의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최소한 경사급 이상 되는 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고 경장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문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유럽 경찰에서 사건을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위치에 있는 형사가 주로 경사, 경위, 경감이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경감은 팀장급으로 사건을 지휘하고 경위급과 경사급 형사는 일선에서 탐문 수색과 취조를 담당하는 특성으로 인해서 경장이 소설에서 주목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S.J. 볼튼의 Dead Scared에서도 레이시 플린트 경장은 행동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늘 상관에게 보고를 해야 하고 자신이 주도적으로 사건 해결에 몰두할 수 없는 직급에 있기 때문에 독자에 따라서는 마치 미국식 PI(사립탐정) 소설을 읽는 것처럼(누군가를 체포조차 못하는 사립탐정이기에)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작가들의 소설과 비교해서 읽는다면 각자 다른 계급을 가진 형사들이 처한 상황과 지휘체계에서 생기는 에피소드와 갈등 그리고 소설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S.J. 볼튼이 만들어낸 여자 주인공 레이시 플린트는 앞으로 시리즈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꽤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한 가지 흠이라면 2009년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 후보작 Sacrifice와 2010년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 수상작 Awakening과 비교해 보았을 때 레이시 플린트 경장 시리즈는 스탠드 얼론 소설에서 보여주던 독자의 시선을 집중하게 만드는 흡인력과 긴장감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스탠드 얼론 소설은 새로운 배경과 주인공을 등장시켜서 독자들에게 신선한 흥미를 준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시리즈는 작품의 수가 늘수록 같은 주인공과 늘 주변에 맴도는 인물들로 인해서 독자들은 지루함을 느끼고 소설에 몰입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다만 S.J. 볼튼의 레이시 플린트 경장 시리즈는 소설의 짜임새가 뛰어나서 긴장감 보다는 플롯의 전개에서 매력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론적으로 S.J. 볼튼의 Dead Scared는 유럽 혹은 영국 경찰소설에서 드러나는것처럼 현실감을 위주로 한 짜임새 있는 소설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것이다. 게다가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한 캐릭터 묘사가 그녀의 작품에서 잘 표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럽의 미스터리 소설에 관심이 많은 매니아들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만약 S.J. 볼튼의 소설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레이시 플린트 경장 시리즈와 더불어 Sacrifice와 Awakening과 같은 스릴러도 추천하고 싶다.

 

개인적인 평점 4.5/5



추천하고 싶은 S.J. 볼튼의 소설



2010년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 수상작 Awakening


Posted by 필론

댓글을 달아 주세요

제인 케이시(Jane Casey)의 The Reckoning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제인 케이시는 2010년 The Missing으로 미스터리 문학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The Missing은 2010년 아일랜드 추리문학상(the Crime Fiction Award at the Irish Book Awards)의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The Reckoning은 메이브 케리건(Maeve Kerrigan) 경장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2013년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Mary Higgins Clark Award,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에만 후보로 오를 자격을 준다)의 후보작에 올라 수상여부가 주목된다.

 

개요: 메이브 케리건 경장이 새로운 파트너이자 상관인 더웬트 경위를 만나던 날 런던에서 사건이 발생한다. 일을 하러갔던 소프트웨어 디자이너 이반 트렘릿이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그리고 다음날 베리 파머라는 남자가 죽은 채로 발견된다. 메이브는 더웬트와 함께 이 사건의 해결에 뛰어들게 된다. 연속으로 살해당한 두 남자의 연관점은 바로 성범죄자라는 것인데 과연 누가 이들을 살해한 것일까?...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올 것인가?...











제인 케이시의 The Reckoning을 읽을 때 주목해야 될 점을 두 가지로 요약해 본다. 


 

첫째로 이 소설은 경찰소설이면서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심리 스릴러이다. 3인칭 시점이 아닌 1인칭 시점의 소설이 가지고 있는 장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주인공의 심리를 자세하게 묘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The Reckoning에서 주인공인 메이브 케리건은 여성이 감당하기에 결코 쉽지 않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그녀가 경찰이라는 점이 더욱 그렇다. 때로는 상관의 부적절한 언행이나 행동을 억지로 이해하거나 참고 넘겨야 되는 경우도 있고, 여성 경찰은 남성 경찰을 보조하는 역할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된다는 부담감도 가지고 있다. 제인 케이시의 전작에도 드러나듯 The Reckoning에서도 이러한 현실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형사로서의 재능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메이브의 노력이 보인다.

 

둘째로 메이브의 인간관계에서도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 동료 경찰인 롭과의 관계는 아마도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사건 해결을 제외하고는 큰 관심을 보이는 점이라고 생각된다. 롭이 다가갈수록 점점 멀어지려고 하는 메이브,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때로는 그녀에게 화를 내는 롭을 볼 때 드라마 캐슬이 떠오른다. 마치 드라마 캐슬에서 케이트와 캐슬이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주변의 상황 혹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지 못해서 서로를 바라보기만 하는 평행선을 유지하는 것처럼(물론 시즌 5에서는 완전히 바뀌지만) 독자들은 앞으로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다음 작품에서는 메이브와 롭의 관계가 어떤식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게 사실이다.  저자 제인 케이시는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함으로 남녀관계와 이에 얽힌 심리 상태를 적절하게 묘사함으로 독자들에게 흥미를 준다는 점에서 독자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다.

 

다만 한 가지 흠이라면 시종일관 소설의 진행이 무난해서 그런지 큰 반전이나 급격한 이야기의 변화가 부족하다는 점이 있다. 사실 헤닝 만켈, 피터 로빈슨, 타나 프렌치, 피터 제임스, 소피 한나 등과 같은 상당수의 유럽 혹은 영국 작가의 경찰소설이 미국식 스릴러와는 달리 잔잔하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소설의 구성에 치중하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범인을 쫓고 때로는 범인에게 공격을 당하는 긴장감 넘치는 미국식 스릴러나 PI (사립탐정) 소설에 익숙한 독자들은 유럽 경찰소설이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제인 케이시의 소설은 전체적인 구성이 타나 프렌치와 대단히 흡사하지만(아일랜드 출신이라는 점도 같다) 소설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갈등을 발전시키고 표현하는 기술에서는 타나 프렌치보다는 한수 아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비록 등장인물들의 갈등 구조가 복잡하지 않고 지나치게 무난하다는 점이 소설을 단조롭게 만드는 흠이 있지만 주인공인 메이브의 성격과 심리가 흥미롭게 묘사되고 있고 소설의 짜임새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그리고 소설의 분량이 지나치게 길어서 이야기가 중간에 옆으로 새거나 아니면 비현실적인 소재와 캐릭터로 독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그러한 단점은 제인 케이시의 소설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을 볼 때 심리 스릴러나 유럽의 경찰소설을 좋아하는 매니아라면 제인 케이시의 소설을 한번쯤 읽어보기를 개인적으로 권해보고 싶다.

 

개인적인 평점 4.3/5



추천하고 싶은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 후보작



S.J. 볼튼 (S.J. Bolton)의 Sacrifice

2009년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 후보작이다. S.J. 볼튼이라는 미스터리 소설 작가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계기가 된 데뷔작으로 빠른 템포와 긴장감으로 독자들에게 흥미를 주는 스릴러이다. S.J. 볼튼이 틀랜드라는 이국적인 환경과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짜임새있게 쓴 보기 드문 수작이다. 

Posted by 필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새알밭 2013.02.06 23: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Sacrifice라는 소설에 관심이 갑니다. 여자 주인공을 내세운 책들에만 자격을 준다는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이 있는 것도 이제 알았습니다. 흥미롭네요. 저는 미국식 - 할리우드식? - 액션이 들어간, 잭 리처 스타일의 스피디한 소설도 좋지만 유럽 스타일의 잔잔하고 현실적인 스타일을 더 좋아합니다. 읽고 난 뒤에도 더 오래 기억에 남아요. 좋은 책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BlogIcon 필론 2013.02.07 08: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요즘은 미국식 스릴러보다는 유럽 작가들의 소설에 더 관심이 가고 유럽 소설을 읽고 나면 가슴속에서 여운이 오래 남는것 같더군요.^^
      물론 유럽 소설이 잔잔하다보니 읽다가 지루해서 답답한 경우도 간혹 있지만요.^^




덴마크 범죄소설 작가인 유시 아들레르 올센은 그의 소설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U.K 버전 제목: Mercy)가 영미권 국가에서 처음으로 소개되자마자 독자와 평론가들 사이에서 상당한 반응을 일으켰다. 이미 Flaskepost fra P(병 안에든 메시지)로 2010년 북유럽 최고의 추리문학상인 글래스키 상을 수상했고,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원제: Kvinden i buret)는 2012년 배리상 최우수 장편소설 부문에서 당당히 수상하면서 그의 인기가 오르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다른 부문의 수상작은 Deadly Pleasures 홈페이지를 참조). 그리고 몇 달 전에는 특별수사반 Q의 두 번째 작품 Disgrace(U.K 버전 제목)가 영미권 국가에서 출간되었다.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를 접한 첫인상은 일단 소재와 인물 구성을 볼때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는 형사를 주인공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미 한국에서도 소개된바 있는 요 네스뵈, 카린 포숨, 헤닝 만켈과 같은 작가들의 북유럽 범죄소설과 흡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세히 살펴보면 주인공과 소설의 구성과 관련해서 주목해 볼 점이 있다.

 

첫째로 주인공인 형사 칼 뫼르크는 새로 구성된 특별수사반 Q (Department Q)라는 특수 사건 전담 부서를 지휘하면서 그의 직관적이면서도 거친 방식으로 미해결 사건들을 수사하게 된다. 그는 특별수사반 Q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의 부서를 총괄하는 지위에 오르는데, 처음에 독자들은 마치 미국의 FBI나 한국에서 특수한 사건이 생기면 조직되는 전담수사반과 같이 프로파일러와 전문가 집단이 속한 프로페셔널한 대책반을 상상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거창하게만 보이는 특별수사반 Q 의 이름과 지위에는 숨은 배경과 알력이 존재하고 있다. 직속상관은 칼 뫼르크를 좌천시키기 위해서 새로 설립한 특별수사반 Q의 책임자이자 유일한 형사로 발령을 하게 된다. 막대한 운영비를 새로운 부서에 지원하기보다는 살인전담부서로 빼돌려 다른 사건을 해결하기위한 인력확충에 열중하면서, 눈에 가시 같은 존재인 칼 뫼르크를 명맥뿐인 새로운 부서의 책임자로 임명하고 지하의 사무실로 좌천 아닌 좌천시켜버리는 교활한 술수를 부리는 것이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은 칼 뫼르크가 그리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란 점이다. 그는 곧바로 직속상관 마르쿠스 총경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이에 걸맞은 대응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인물들 간의 대립과 갈등이 이 소설을 읽는데 감초와 같은 재미를 독자들에게 안겨주는게 사실이다.

칼 뫼르크에 대해서 한 가지 더 언급할 점은 소설에서 묘사되는 그의 성격이다. 타인과 타협할 줄 모르고 거침없이 홀로 수사에 매달리는 아웃사이더와 같은 캐릭터라는 점에서 요 네스뵈의 해리 홀(해리 홀레)이나 헤닝 만켈의 발란더와도 약간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할 수도 있다. 다만 칼 뫼르크에서 보이는 다른 점은 그가 동료 두 명과 함께 총격을 당하고 사건 직후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힘들어 한다는 점이다. 한 명은 죽고 다른 동료는 식물인간이 된 채 괴로워하는 모습을 매일 지켜봐야하는 생활 속에서 설상가상으로 아내와 이혼하고 홀로 남겨진 그가 잠시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며 주변의 사람들과 사사건건 부딪치며 삶에 냉소적인 태도를 가지는 그에게 어느 독자라도 동정표를 던지게 된다.

 

두 번째로 소설의 구성에서 눈여겨 볼 점은 과거(2002년)와 현재(2007년)가 교차되면서 서술되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2000년도 앤서니 상 최우수 장편소설부문 수상작이었던 피터 로빈슨의 'In a Dry Season'에서 이러한 구성의 미스터리 소설을 읽어보고 그 짜임새에 깊은 인상을 받은 기억이 난다. 상당수의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피해자에 관점이 집중적으로 조명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일단 피해자가 살해당한 뒤에 주인공인 형사가 출동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게 일반적인 경찰소설의 구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에서는 이러한 구성에서 벗어나 피해자가 납치를 당하기전부터 이후에 이르는 시간에 걸쳐서 칼 뫼르크의 시간대와 반복적으로 교차되어 묘사되고 있다는 점이 무척 흥미롭다.

원 제목에서 추측해 볼 수 있듯이 소설 속에서 국회의원 메레테는 납치되어 새장과 같은 공간에서 감옥생활과도 같은 고통스런 날을 보내게 된다. 독자들은 소설이 중반으로 흐르면서 두 가지 의문점을 가지게 된다. 첫째로 메레테는 왜 납치되어 그런 고통을 겪어야하는가? 두 번째로 메레테는 과연 칼 뫼르크에 의해 구출될 것인가? 만약 그녀가 살해당한다면 범인은 어떻게 잡힐 것인가?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시간 순으로 전개함과 동시에 다른 장에서는 현재 시점에서 이를 우연히 발견하고 역추적하며 해결하려는 칼 뫼르크의 일상을 조명함으로서,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한순간도 지루함을 느낄만한 틈을 주지 않는 게 이 소설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유시 아들레르 올센의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반전과 거친 표현으로 독자들에게 흥미를 주는 소설과는 다른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읽는 독자에 따라서 다소 뻔해 보이는 이야기 전개에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경찰 소설을 좋아하는 주된 이유는 뻔해 보이는 플롯과 캐릭터가 어우러져 현실감 있는 소설이 만들어지고 흔히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도 있는 사건을 소설에서 간접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시종일관 독자를 놀라게 하는 반전과 스릴을 원하는가? 그러면 차라리 서스펜스 스릴러나 에로틱 스릴러로 관심을 돌리고 유시 아들레르 올센의 소설을 읽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에서 리메이크되어 화제를 불러일으킨 미드 킬링(원작은 덴마크 드라마 Forbrydelsen)과 같은 차가운 분위기로 가득찬 북유럽 미스터리 문학의 백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야말로 2012년 하반기를 빛낼 가장 좋은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

 

Posted by 필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새알밭 2012.11.27 07: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와 번역본 표지가...@@ 도대체 어떤 의도로 이런 표지가 나왔는지... 유구무언입니다.

    • BlogIcon 필론 2012.11.27 09: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ㅎㅎㅎ 저도 새알밭님과 똑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 회화나무 2012.12.04 15: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새알밭님 따라 들어온 나무 입니다.
      저도요. 저력 있으신 분들이 소개한 책이 아니었다면 책장도 안쳐다봤을 디자인입니다. 내용은 읽고난 후에 더더욱 무서워집니다. 기압을 높여서 몇 년 동안 고문을 하다니...차라리 피 튀기고 살 찢어지는 고문이 더 나았을까....그런데 정말 첫 페이지에서는 손톱살이 문드러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걸 영어로 읽었으니....고통이 영원처럼 길어졌습니다.

  2.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2.12.12 02: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번역본 표지가 너무너무 아쉬워요. ㅠ.ㅠ




알렉스 맥나이트 시리즈로 잘 알려진 스티브 해밀턴은 스탠드 얼론 소설 The Lock Artist로 2011년 에드거 상 최우수 장편소설 부문에서 수상하게 되었다. 할런 코벤과 더불어 특히 타나 프렌치와 로라 립먼같은 쟁쟁한 경쟁자를 밀어내고 수상했다는 점에서 스티브 해밀턴의 이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 게 사실이다.

이 소설은 8살 때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고 그 심리적인 충격으로 말을 하지 못하게 된 금고털이범 마이클이 주인공이다. 각 장은 돌아가며 과거의 마이클과 현재의 마이클에 대한 이야기를 교차하여 풀어 가는데, 과거의 이야기는 그가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친구를 사귀고 우연히 그림에 재능을 보여 주목받게 되던 시절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 시기에 잊지 못할 사건에 연루되고 만다. 현재의 마이클은 성인이 되기도 전에 미국 최고의 boxman(금고털이를 의미) 가운데 한명이 되어 그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여러 범죄자들의 연락을 받게 된다. 뉴욕에서 엉뚱한 아마추어 범죄자들과 함께 일을 하다가 죽을 뻔했던 고비를 넘기고 로스엔젤레스로 건너와 새로운 삶을 살려는 고군분투하는 그의 생활을 묘사하고 있다.

기존의 에드거 상 수상작들은 작품성은 뛰어나지만 재미는 없다는 독자들의 평을 들었고 개인적으로도 이에 동의한다. 한국에서 출간된 2007년 수상작 제이슨 굿윈의 ‘환관 탐정 미스터 야심’, 2005년 수상작인 재퍼슨 파커의 ‘캘리포니아 걸’, 2006년 수상작 제스 월터의 ‘시티즌 빈스’, 그리고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2008년 수상작 존 하트의 ‘Down River' 모두 그다지 재미있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한 작품이었다. 2010년 수상작인 존 하트의 ‘라스트 차일드(The Last Child)'는 배리상과 영국추리작가협회의 스틸 대거상을 동시에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추리문학 독자에 의해 선정되는 배리상을 수상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존 하트의 라스트 차일드는 2010년 최고의 작품성을 가진 추리소설임과 동시에 가장 재미있는 소설로 생각되고 있다. 그리고 2011년 에드거 상 수상작인 스티브 해밀턴의 The Lock Artist는 아마 개인적으로 읽어본 에드거 상 수상작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한 소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읽는 내내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The Lock Artist는 누군가 살해되고 형사나 사립탐정이 그 사건을 해결해가는 전통적인 스타일의 추리소설은 분명 아니다. 어찌 보면 주인공 마이클의 인생 이야기와도 같다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마이클이 앞으로 겪게 될 인생은 어떠한지 그가 고향에 남겨둔 애인과 재회할 수 있을지도 몹시 궁금해진다. 결국 마이클의 인생에서의 미스터리가 The Lock Artist라는 하나의 큰 플롯을 이끌어간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주인공 마이클이 말을 하지 못하는 장애를 입었다는 설정과 함께 금고털이라는 점에서 다른 추리소설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소재가 독특하다. 그리고 시종일관 독자를 소설 속으로 빨아들이는 이야기의 전개도 우수하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한 개인의 이야기를 마치 자서전을 쓰는 듯이 절묘하게 풀어놓고 있다. 전통적인 추리소설은 지겹다고 식상해하지만 그렇다고 자극적인 묘사에 지나치게 치중하는 3류 영화와 같은 스릴러 문학에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독자에게 필히 이 소설을 추천하고 싶다.

Posted by 필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12.15 07: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주인공이 매우 독특하네요. 형사도 탐정도 아닌 금고털이범이라니 더구나 말을 못한다는 설정은 흔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필론님이 적은 책 내용이 알쏭달쏭한듯 해서 더욱 흥미가 끌립니다. 아마 얘기하면 책 읽을때 흥미가 떨어질까봐 그런것 같아서 더욱더 궁금해요.

    뉴욕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그런지 앤드류 복스의 책에 나오는 버크라는 인물이 떠오르네요. 저는 아직 못 읽어 봤는데, 이 주인공도 범상치 않은 이력을 가졌더군요. 전과 27범에 뉴욕의 무허가 탐정이라고 들었습니다. 필론님 읽어보셨어요? 관심이 살짝 가서 읽어볼까 말까 고민중인 책입니다.

    필론님 근데 발란더시리즈 드라마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적지 않았나요? 아닌가? 예전에 봤던것 같아서 여쭈어 봅니다. ^^

    • BlogIcon 필론 2011.12.15 09: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앤드류 복스는 들어본적이 없는 분이네요. 사립 탐정소설을 좋아하시면 새러 패러츠키나 마이클 코리타의 소설도 재미있습니다.
      발란더 시리즈에 대한 글을 올린적이 있는데 삭제했습니다. 한동안 시간이 지나고 보면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글은 삭제하는 편입니다.^^

  2.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12.17 07: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글 삭제 하지 마세요. 전 좋은글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읽어보고 싶어서 찾아보니 없어서 다른데서 본걸 착각했나 했습니다.

    새러 패러츠키는 다카모쿠의 정석을 쓴 작가 맞죠? 마이클 코리타의 작품은 읽어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참, 검색하다 알게 되었는데 알라딘에서 책블로그 운영하시는거 맞죠? 새삼 참 글 잘 쓰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리뷰쓰신 책들중에 흥미가 가는 책들이 많아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보니 다른데서도 필론님 글 본것 같기도 한데 어디였는지 기억은 안나네요. ^^ 암튼 대단하십니다. ^^

    • BlogIcon 필론 2011.12.17 09: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알라딘 블로그는 얼마전에 탈퇴하였습니다. 탈퇴하기 전에 방문하셨는지도 모르겠군요. 다른 인터넷 서점 블로그도 있긴 하지만 추리문학에 대한 글은 티스토리에 주로 올리고 있습니다.^^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12.20 05: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그렇군요. ^^ 제가 다시 보니깐 알라딘이 아니라 다른 곳이엿어요. 어찌되었든 추리소설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책 리뷰도 참 잘 읽었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1.12.21 10: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어떤 리뷰를 읽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의 리뷰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12.23 08: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조선시대 관련 책들에 관한 리뷰뿐만 아니라 다른 리뷰들도 좋았어요.

      리자 마르클룬드의 붉은늑대 읽고 리뷰 올렸어요. 흥미롭게 읽었어요. 북유럽 느낌도 있고, 캐릭터를 잘 묘사한것 같기도 하고, 나름 스릴러 다운 결말도 가지고 있는것 같아요.

    • BlogIcon 필론 2011.12.23 09: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벙이벙이님께서 북유럽 추리문학과 스릴러를 좋아하시고 리뷰도 올려주시니 저에게도 도움이 많이 되는것 같습니다. 바쁘시겠지만 앞으로도 북유럽 작품에 대한 리뷰나 포스트를 종종 올려주세요.^^

  3.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2.01.04 00: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한해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많이 생기기를 바래요. 그리고 필론님의 멋진 리뷰도 종종 올려주세요. 그럼 올한해 좋은 리뷰 많이 부탁드립니다. ^^

    • BlogIcon 필론 2012.01.04 09: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60년만에 찾아온 흑룡의 해라지요? 벙이벙이님도 풍성한 흑룡의 한해를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4. BlogIcon 새알밭 2012.01.04 00: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필론님 덕택에 좋은 작품 하나 알게 됐습니다. 방금 도서관에 대출 신청했습니다 ^^ 위 벙이벙이님도 쓰셨지만 일단 주인공 설정이 특이하고, 일반 추리소설의 전개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 도리어 작지 않은 매력으로 작용했을 듯합니다. 필론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1년 미국 추리문학상에서 유독 이름을 자주 올리는 작품이 있는데 바로 타나 프렌치의 페이스풀 플레이스이다. 비록 에드거 상에서 최우수 장편소설 부문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발표가 날 앤서니 상과 매커비티 상에서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일부 외국 사이트에서 타나 프렌치의 In the Woods(번역서 제목: 살인의 숲)에서 시작한 시리즈를 롭 라이언&캐시 매덕스 시리즈라고 부르긴 하지만 실제로 3번째 작품인 페이스풀 플레이스를 볼 때 타나 프렌치의 이 시리즈는 미국 대형 인터넷 서점 반스앤노블을 따라서 더블린 살인전담반 시리즈라고 불리는 게 더 적당할는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페이스풀 플레이스에서는 두 번째 작품 ‘The Likeness’에서 처음 등장한 프랭크 매키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네 번째 작품 ‘Broken Harbour’는 내년 경에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페이스풀 플레이스에서 감초와 같은 역할을 한 프랭크의 경찰학교 동기이자 살인사건 담당 ‘Scorcher’ 케네디 형사가 주인공이다.


소설은 페이스풀 플레이스, 즉 프랭크 매키가 어릴 적 가족과 함께 살았던 작은 동네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프랭크 매키는 비밀수사원이다. 가난한 아일랜드 가정에서 자란 그는 오래전 집을 나와서 혼자서 살고 있다. 그리고 부모와의 연락을 두절한 채 막내 동생 재키와 종종 연락하는 상태였다. 어느 날 누이동생 재키로부터 같은 동네의 버려진 집안에서 예전 여자 친구 로지 데일리의 여행 가방이 발견되었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22년 전 프랭크가 19살이었을 때 로지와 함께 집에서 가출해서 영국으로 함께 도망가려고 계획했지만 그녀가 정작 약속한 장소에 나오지 않았다. 로지의 부모나 프랭크의 가족 모두 그 당시에는 로지가 프랭크와 함께 도망갔을 거라고 추측했고 프랭크 본인은 로지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하면서 그 동안의 세월을 보냈던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어느 누구도 로지의 행방을 모른다는 점이다. 로지에게 과연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페이스풀 플레이스를 읽으면서 소설 속에 담긴 의미를 두 가지로 요약해 보았다.

첫째, 롭 라이언과 캐시 매덕스의 연인관계에 중점을 두었던 살인의 숲과는 달리 페이스풀 플레이스는 가족을 주된 테마로 한 소설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 소설도 프랭크와 로지의 연인관계가 언급되지만 이미 로지가 오래전 실종됨으로 인해서 과거사의 일부에 불과한 관계가 된다. 실제로 프랭크의 가족이 살고 있는 페이스풀 플레이스는 그 이름과는 전혀 상반된 아이러니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다. 작은 범죄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 속에서 행해지는 가난한 대가족의 전형적인 모습이 나타난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일수도 있는 대가족이지만 형제와 자매간의 불화가 심한데 특히 큰 형 셰이와 프랭크의 사이가 좋지 않다. 이러한 원인에는 어머니를 때리고 자녀에게 욕을 하는 술주정뱅이 아버지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프랭크가 자신만의 진정한 페이스풀 플레이스를 찾아서 로지와 함께 영국으로 떠나려고 했는게 아닐까? 그리고 프랭크가 홀로 가족을 떠나 가족과는 연락을 단절한 채 살고, 결국에는 올리비아와 결혼한 이유도 프랭크의 전처 올리비아는 자신의 형제와 누이들과는 다른 수준의 여인이다. 프랭크가 살던 동네에서는 꿈도 못 꿀만한 샤넬 넘버5를 좋아하고 부커상을 논하는 중산층의 취향을 올리비아는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9살 난 딸 홀리를 키우면서 패스트푸드는 일절 먹지 못하게 하고 유기농 식사를 고집한다. 소설에서 정확한 이유가 나오지는 않지만 자란 환경의 차이에서 프랭크가 올리비아와 헤이질수밖에 없지 않았나 하는 그런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그가 올리비아와 결혼한 이유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자신의 가정환경을 증오하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결국 결혼생활에 실패한다.


두 번째는 타나 프렌치의 소설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캐릭터 묘사가 탁월하다는 점이다. 살인의 숲에서는 롭 라이언과 캐시 매덕스의 관계에 초점이 맞추어져 과거에 실종되었던 어릴 적 친구들로 인해서 괴로워하며 새로운 사건과의 연관성을 파헤치는 롭 라이언의 심리 묘사가 훌륭했다면 페이스풀 플레이스에서는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드러나는 주인공 프랭크의 심리 묘사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프랭크가 죽음과도 바꿀 수 있다고 말하던 로지와 작별 인사도 없이 헤어지고 22년이 지난 후에 로지가 자신을 버리고 도망간 게 아니라 땅속에 묻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프랭크는 회상에 잠기게 된다. 결국 프랭크와 로지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 프랭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독자에게는 로지를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한편, 다른 한편으로는 그토록 사랑했지만 서로를 갈라놓은 잔혹한 운명과 이를 슬퍼하는 프랭크가 로지의 여행 가방으로 인해서 다시금 가출했던 고향집으로 회귀하게 되고 자신이 그동안 멀리하던 가족과 다시 만나 돌아오게 되는 이야기에 독자들은 빠져들 수밖에 없다.

더욱이 매키네 가족과 데일리네 가족이 앙숙이라는 점도 소설의 긴장감을 높이는 하나의 요소이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프랭크와 로지는 함께 자신들의 연인사이를 반대하는 가족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했다. 비록 실패로 끝나고 로지는 사라졌지만 그로 인해서 로지의 부모는 그토록 마음에 안 들던 프랭크에게 로지를 찾아달라고 부탁하게 되어 상황이 역전된다. 과거의 사건을 현재에 다시 파헤치는 미스터리한 소설의 설정은 타나 프렌치의 추리문학상 그랜드슬램 영광에 빛나는 데뷔작 ‘살인의 숲’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프랭크가 19살이었던 때를 훌쩍 지나서 형사가 된 시점에서 다시금 잊혔던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으로 보였던 과거가 그의 발목을 잡는 이야기가 마치 드라마 ‘콜드케이스’를 보는듯하다.


2010년 최고의 추리문학은 단연 에드거 상 수상작 존 하트의 ‘라스트 차일드’였다. 2011년 추리문학상에 후보로 이름을 계속 올리고 있는 타나 프렌치의 페이스풀 플레이스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읽어본 추리문학 가운데 최고라는 평이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앞으로 이보다 더 뛰어난 작품성과 독자를 끌어들이는 흡인력을 겸비함과 동시에 탁월한 캐릭터의 심리 묘사를 담은 추리문학(혹은 심리 스릴러)을 접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추리문학 매니아의 한사람으로서 타나 프렌치와 동시대에 살고 그녀의 작품을 읽어본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책 속의 구절

This is the happiest day of my life



Posted by 필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일창 2011.08.09 02: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 책과 좋은 리뷰라서 아꼈다가 찬찬히 읽습니다. ^^ 고맙습니다. 항상 정성어린 리뷰와 책에 대한 애정에 저는 많이 배웁니다.

    필론 님 말씀대로 타나 프렌치의 캐릭터 묘사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 같아요. 전작의 캐릭터를 후작에서는 주인공으로 무대에 올리는 방식도 재미가 있습니다. 작가의 캐릭터 연구가 빛을 발하는 시스템 같습니다.

    참, 티스토리 공지에 상업성 파워블로거와 관련된 것이 올라왔던데, 서포터즈 리뷰에도 해당이 되나 모르겠네요. 한 번 읽어보세요. ^^

    http://notice.tistory.com/1671

    • BlogIcon 필론 2011.08.09 09: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일창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같은 주인공을 시리즈에서 계속 등장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특하기도 하고 작품을 읽을때마다 신선함이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물론 마음에 들었던 캐릭터가 사라진다는 점이 조금은 아쉽긴 하지만요.^^ 읽는내내 즐거웠습니다.^^

  2.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08.09 04: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몇번이나 반복해서 읽어봤습니다. 타나 프렌치의 작품에 대한 애정이 녹아있는 리뷰였습니다. 깊은 이해가 있으시니 이런 좋은 리뷰를 써주시겟지요. 잘 보고 갑니다.

    • BlogIcon 필론 2011.08.09 09: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의 리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페이스풀 플레이스를 읽어보니 에드거 상을 수상하지 못한게 더욱 아쉽게 느껴지더군요. 좋은 작품이라서 그런지 읽는내내 즐거웠습니다.^^

  3. BlogIcon 일창 2011.08.11 03: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대신 다른 상에서라도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젊은 작가라 앞으로 기회도 많을 것 같아요. 레전드가 될 수 있는 포텐이 있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이런 좋은 글은 비채 같은 곳에서 보내서 번역을 촉구하시면 좋을 듯하네요. ^^ 나서시는 것을 싫어하시니 아쉽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1.08.11 09: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블로그도 닫아두시고 일창님께서 요즘 많이 바쁘신것 같군요. 여름철 건강에 늘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4. 2011.08.12 05:40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필론 2011.08.12 09: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왠지 뉘앙스가 악플이나 인신공격과 같은 경험을 하신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아니라면 정말 다행이지만요.

  5. 2011.08.14 04:05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필론 2011.08.14 07: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일창님의 글이 워낙 내공이 깊어서 그런 방문객도 있군요. 제가 우려하던 일은 아니라니 아주 다행입니다.^^ 워낙 온라인의 세계에 여러가지 일이 다 일어나서 말이지요.
      페이스풀 플레이스는 타나 프렌치의 데뷔작이 실패한지라 다른 출판사에서 출간을 할것 같지는 않고 영림카디널이라면 혹시 모르겠네요. 일본 추리문학이 대세라서 영미권 추리소설을 접하기가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6. BlogIcon 일창 2011.08.15 17: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작가의 후속작도 잘 팔린다고 하던데, 한 번 베스트셀러가 되면 후광효과랄까 그런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타나 프렌치는 데뷔작이 실패한 것이 아쉽네요... 첫 작품이 잘 되었으면 분명 다음 작품들도 많은 독자들이 읽었을텐데요.

    • BlogIcon 필론 2011.08.15 18: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타나 프렌치의 경우는 좀 아쉽긴 하지만 원서를 읽는 독자들만 즐기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존 하트의 '다운 리버'와 '라스트 차일드'도 나온다고 하던데 말만 무성하고 아직 소식이 없네요.^^

  7. BlogIcon 일창 2011.08.17 09: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출판사들이 일단 그냥 계약만 해놓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의욕있는 소규모 출판사나 번역가들이 낼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곤 하네요. 장르소설은 팬들의 열정이 높으니 일인 출판사나 팬 번역가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일 듯한데, 대형 출판사가 책을 계약만 해놓고 출판을 미루거나 하니 빨리 번역서를 보고 싶은 독자로서는 답답할 뿐이네요.

    • BlogIcon 필론 2011.08.17 10: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예. 출판사에서는 일단 판권부터 사고 보자는 심보인거지요.^^ 존 하트의 작품은 재미있고 작품성도 좋은데 한국에서는 다른 작가에 밀려서 평가절하되는것 같아서 좀 아쉽군요.

  8. BlogIcon 일창 2011.08.21 07: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존 하트 작품은 현대적이고 젊은 감각의 좋은 작품 같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옛날 작품이 늦게 번역되어 들어오다보니 이런 최신 흐름을 독자들이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아요. ^^ 많은 작품이 번역되어야 독자들도 각자의 취향을 찾을 수 있을 텐데 아쉽습니다.

    발 맥더미드가 반응이 좋은지, 출판사에서 원래 여러 권을 기획했던 것인지, 올해 안에 후속작이 또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1.08.21 10: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예. 일창님의 말씀대로 한국의 독자들이 미국의 최근 추리문학을 따라잡기란 어려운 일이지요. 번역서는 주로 예전 작품들만 출간되다보니 존 하트 뿐만 아니라 다른 신진 작가들도 생소하게 보이는게 당연한건지도 모릅니다.

  9. BlogIcon 일창 2011.08.23 08: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렇지요? 아무래도 신간 위주로 번역 스트림이 빨리 흘러가야 해결될 것 같습니다. ^^

    Laura Lippman 신간이 나와서 어제오늘 미디어에 서평이 실렸더군요. 이번에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1.08.23 15: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예. 일창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번역할 만한 좋은 책이 많은대로 불구하고 출판사에서는 외면하는 경우가 있더군요. 물론 한국의 독자층을 감안한 출판사 나름의 정책이 있다고는 하지만요. 혹시 일창님 저와 번역서를 한번 내보실 의향이 있으신지요? 제가 내년에 추리문학을 내려고 준비하는데 기왕이면 공역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물론 제가 출판사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 출간의 성사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게 문제이긴 하지만요.^^

  10. BlogIcon 일창 2011.08.25 17: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필론 님 책이 드디어 나오는군요. 축하드립니다. ^^

    제가 필론 님과 공역할만한 실력도 못 되고, 번역을 할 만큼 여유시간도 없을 것 같아요. 필론 님이야 실력이 좋으시니 짬짬이 하시면 되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미리 번역을 많이 해놓으셨다가 일이 잘 안 되서 다른 사람이 채가거나 하면 곤란하실텐데요. 출판사가 정해질 때까지는 샘플 정도 분량만 하시고 알아보시는 것이 어떠실지요?

    • BlogIcon 필론 2011.08.25 19: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전공서적은 내년에 출간될 예정인데 사실 장르문학으로 진출하려고 지금 이래저래 출판사에 연락을 넣어보고 있습니다. 잘 될지의 여부는 모르겠지만요.
      할런 코벤의 책도 번역을 하려다가 혹시나 해서 비채에 물어보았더니 비채에서 할런 코벤의 Caught를 이미 출간하려고 계획 중이라 다른 번역자에게 맡겼다더군요. 아, 그리고 로라 립먼의 I'd know you anywhere가 청림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네요. 출판사들의 관심이 추리문학상에 집중되는 분위기인가 봅니다.^^

  11. 2011.08.26 17:57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필론 2011.08.27 13: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예전에 그런일을 좀 겪었습니다. 사실 일창님께서 말씀하신 그런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아는 곳이 없으니 알고도 어쩔수 없이 당하는 일이겠지요.^^

  12. BlogIcon 일창 2011.08.28 10: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어쩐지 답변이 없으셔서 이상하다 했는데 티스토리 댓글 알리미가 지금 며칠째 작동을 안 한다고 하네요. ^^ 당분간 필론 님 블로그에서만 이야기하지요. 제 블로그는 댓글이 길어져서 댓글 알리미가 없으면 불편하니까요.

    그런 일이 종종 있군요. 참 나쁜 사람들이네요... 잘 알고 계시니까 다행입니다. 좀 이름 있는 출판사는 덜하겠지요. 아니면 아는 사람을 통해서 소개받으신 곳이라던지요. 악덕업체 배만 불려주기에는 필론 님 실력이 아까우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

    • BlogIcon 필론 2011.08.28 12: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일창님, 염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일창님께서 지적해주신 부분때문에 더 인기있는 몇몇 영국이나 유럽 추리문학 소설을 원고로 제출하고 싶어도 자제하는 중입니다. 그 중 하나는 영국에서는 주목받는 작품이라(출간된지 1년정도만에 벌써 50만부가 팔렸다더군요) 이미 판권계약이 되어서 다른 번역자에게 맡겼을 수도 있겠지요.^^

  13. BlogIcon 일창 2011.08.30 16: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필론 님의 책 헌팅 능력과 번역 능력이라면, 출판사에서 삼고초려를 해서 모셔가야 할 것 같은데요. ㅠㅠ 영국 베스트셀러라면 어느 출판사에서 일단 찜이라도 해놓았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판권계약 현황을 한 군데에서 DB화해서 팔렸는지 안 팔렸는지만이라도 알 수 있으면 편리할텐데, 그런 것도 없으니 처음 시작하는 출판사나 번역자에게 불리한 시스템인 듯합니다.

    • BlogIcon 필론 2011.08.30 18: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나저나 비채 서포터즈 기간도 종료되었고 앞으로는 원서나 읽어야겠습니다.^^ 그동안 블로그에 틈틈히 올렸던 리뷰도 이제부터는 좀 뜸해질것 같긴 하지만 그렇다고 블로그를 폐쇄하면 안되겠지요?^^

  14. BlogIcon 일창 2011.08.31 14: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채 서포터즈를 벌써 그만 두신다고요? -_- 필론 님 같은 분은 장기적으로 잡아두는 것이 출판사 쪽의 이익일텐데요... 다음 깃수로도 다시 지원을 하셔서 활동을 하시면 안 되실지요?

    앞으로 리뷰가 뜸해지신다니 벌써부터 아쉽습니다... 필론 님 블로그에 좋은 글들이 많으니 폐쇄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 BlogIcon 필론 2011.08.31 18:3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기존의 서포터즈에게도 연임 신청을 받는다고는 합니다만 계속 하고 싶은 생각이 없네요.^^ 서포터즈한다고 원하지 않은 일본 소설을 너무 많이 읽어서 일본 소설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당분간은 영미권 소설에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앞으로 블로그에 어떤 글을 올려야 할지 고민이 되네요.^^

  15. BlogIcon 일창 2011.09.01 20: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서포터즈에게 책을 일정 풀에서 고를 수 있는 권한만 있어도 더 하시면 좋으실텐데, 선택권이 전혀 없다니 아무래도 힘드시겠습니다. 일본 소설 위주였군요. ^^

    필론 님 필력으로는 일기만 쓰셔도 파워 블로거시죠. ^^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가벼운 글이라도 올려주시면 감사히 읽겠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1.09.02 09: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일창님께서 저의 블로그를 늘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한달에 글을 최소한 하나라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16. BlogIcon 일창 2011.09.03 02: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고맙습니다. 저야말로 요즘 미스터리 관련글을 못 올리고 있어서, 필론 님께 죄송하네요.

    주말 잘 보내시고 가끔이라도 좋은 글 올려주십시오. 추리소설에 대해 많이 아시고 글도 잘 쓰시는 분들은 아마 또 있으시겠지만, 필론 님처럼 매너왕이신 블로거님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것이 감사합니다.

    • BlogIcon 필론 2011.09.03 09: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제가 일창님께 더 감사하지요.^^ 그리고 저의 글이 많이 부족함에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17.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09.11 00: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제가 좋아하는 리뷰에서 인사드려야 겠습니다. 제가 요즘 뜸하게 방문했는데, 바쁜척해서 죄송합니다. 필론님 가족들과 좋은 시간 보내세요. 보름달 보고 소원도 빌구요.

    • BlogIcon 필론 2011.09.11 10:1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벙이벙이님, 방문해주시고 추석인사를 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환절기에 각별히 건강조심하세요.



법인류학자이자 작가인 캐시 라익스(Kathy Reichs)는 드라마 '본즈'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템퍼런스 브레넌 시리즈는 1997년 Deja dead(본즈: 죽은 자의 증언)를 시작으로 해서 2010년 13번째 작품인 Spider Bones가 출간된 상태이다.


최근작을 먼저 읽고 난뒤에 접하게 된 캐시 라익스의 데뷔작은 10년 이상의 시간을 거슬러간 느낌이 조금은 있다. 예를 들어,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사라진 팀인 몬트리올 엑스포스(과거 김선우 선수가 몸담은 적이 있는 팀이다)가 버젓이 등장한다는 점도 그렇다. 그리고 최근작에서 브레넌의 가정사에 관계된 이야기라고는 딸 케이티의 남자친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구호활동 중 갑작스런 탈리반의 공격으로 사망하자 충격을 받은 딸과 함께 하와이로 간 브레넌이 동료인 대니와 시신을 분석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것과 비교하여, 데뷔작에서는 그녀가 남편과 별거하고 딸 케이티는 19살인데 대학에 들어간 것으로 설정이 되어있다. 가끔 제임스 패터슨이나 마이클 코넬리의 시리즈 작품의 순서를 거꾸로 거슬러서 읽을 때 캐릭터의 삶이 급속하게 변화함으로 인해서 느껴지는 괴리감(결혼을 했다가 깨지고 연인이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등의)이 적어도 템퍼런스 브레넌 시리즈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무더워지기 시작하는 캐나다 몬트리올의 대신학원에서 작업을 하던 두 명의 인부에 의해서 뼈가 발견된다. 단순한 고고학의 자료일 것이라고 추측하던 라망슈와는 달리 브레넌이 부검해본 결과 그 시신은 스무 살 초반의 백인 여성이었고, 살해되었을 거라는 보고서를 발표한다.브레넌은 일 년 전 16살 백인 소녀의 토막살인 사건이 있었다는 기억을 하게 되었고 그 사건도 미해결 사건인 점과 이번에 발견된 시신과의 연관점으로 인해 동일한 연쇄살인범의 소행일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클로델 형사는 이를 무시한다. 브레넌은 스스로 법의학적 지식에 의존해 사건을 해결하고자 노력하는데...

템퍼런스 브레넌의 시리즈의 데뷔작 ‘본즈 죽은자의 증언’에서 등장하는 중요한 인물은 바로 작가 캐시 라익스가 그녀를 모델로 창조한 주인공 브레넌 박사이다. 브레넌은 사건에 대한 남다른 직관력을 가지고 있고 자신이 맡은 검시 일에는 철두철미한 완벽주의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이 소설에서 그녀와 대치되는 인물은 형사 클로델일 것이다. 클로델은 남성적이고 다소 투박한 인물로 그는 브레넌의 의견을 거부하며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는 마초타입의 형사이다. 이후의 시리즈에서 전 남편과의 별거 후 브레넌의 개인적인 삶에 들어온 유일한 남성은 앤드루 라이언 형사이다. 데뷔작에서는 서로 얼굴만아는 사이로 묘사되지만 이후 둘의 관계는 점점 발전하게 되고, 서로에게 딸이 한명씩 있다는 점에서 친구로서 그리고 동료로서 사건을 함께 해결하는 돈독한 관계가 된다.


그리고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매력 가운데 하나는 브레넌이 소설 속에서 겪는 위기가 독자를 긴장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물론 2009년 작 '206 Bones'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선을 넘나들기도 하지만 데뷔작에서는 용의자에게 쫓기며 게다가 형사 클로델의 적대감과 불신을 참아야하는 캐릭터간의 성격이 대립되는 구조와 더불어 브레넌이 사건 해결을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절묘하게 묘사되어서 소설의 완성도가 오히려 이후의 작품보다 더 좋다는 평을 할수있을것이다.


캐시 라익스는 ‘본즈: 죽은자의 증언’에서 그녀의 법의인류학적인 지식에 소설의 짜임새를 더하여 잘 조화시킨 추리소설로 탄생시켰다. 때때로 일반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법의학 용어들도 등장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점으로 인해서 수준 높은 범죄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비록 한국에서 캐시 라익스의 번역서는 몇 권 이후로 더 이상 출간되지 않고 있는 점이 안타깝지만, 앞으로 드라마 본즈의 인기와 더불어서 캐시 라익스의 나머지 템퍼런스 브레넌 시리즈도 한국에서 만나보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Posted by 필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1.06.24 10:41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필론 2011.06.24 15:5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일창님께 폐를 끼치는것 같아서 주소를 적었다가 다시 삭제했는데 벌써 보셨는가 보네요. 이미 책을 부치셨다니 감사히 받겠습니다. 그리고 리뷰도 올리겠습니다.^^

  2. 2011.06.25 15:4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필론 2011.06.26 10: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모 케이블 방송에서 드문드문 본즈를 방영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인지도는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CSI 정도 만큼은 아닐겁니다. 아무래도 미국에서의 인기만큼 한국에서 따라가기는 어렵겠지요.^^
      그리고 책이 어제 저녁에 도착했습니다. 감사히 잘 읽겠습니다.^^

  3. 2011.06.26 12:41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필론 2011.06.27 09: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일창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드라마를 시청하는 연령층이 한정될수 밖에 없겠지요. 저와 같이 한국 드라마를 거의 시청하지 않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드라마 본즈도 특정 매니아들이 주로 시청할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저도 몇번 보았는데 저의 취향에는 안맞더군요. 드라마속에서 브레넌이라는 캐릭터의 묘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시청을 중단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캐시 라익스처럼 교수 분위기가 나는 중년 인류학자 캐릭터가 더 좋을듯 싶은데 아마도 미국 사람들의 취향에 맞춘거겠지요.^^
      보내주신 책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4. BlogIcon 일창 2011.06.28 13: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드라마는 여러 사람이 봐야 하니 캐릭터를 젊고 전형적인 미인으로밖에 갈 수 밖에 없는가 봅니다. ^^ 러브라인도 넣어야 하니까요. 그럼에도 시청자층이 제한이 되는 것 같아 아쉽네요.

    • BlogIcon 필론 2011.06.28 21: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래도 미국에서는 본즈의 인기도가 높지 않습니까?^^ 저의 취향에 안맞다는건 외국인이기 때문일수도 있으니 사실 크게 중요한 점이 아닐수도 있지요.^^

  5. BlogIcon 일창 2011.06.30 00: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미국도 드라마를 안 보는 층이 상당히 되는 것 같아요. 독서 시장도 층이 많이 다르고요. 우리나라는 그래도 떼거리 문화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이 있어서 남이 보면 나도 봐야 하는데, 그런 면이 좀 적어 보입니다.

    필론 님은 정통 미스터리 소설을 읽어오신 분이니, 그렇게 대중적으로 당의를 입힌 작품은 취향에 맞으실 것 같지가 않습니다. ^^ 그런 면에서 1년에 많은 편수를 방송하지 않는 영국 드라마가 작품성은 더 높지 않나 싶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1.06.30 08: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예. 일창님의 말씀에 저도 동의가 되네요. 한국사람들이 남들하는걸 따라하려는 게 좀 있지요. 드라마도 남들 보는거 안보면 왠지 소외되는것 같고 말이지요.^^

  6. BlogIcon 일창 2011.06.30 12:2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책도 그래서 잘 팔리면 좋겠는데, 신정아 회고록 같은 한 번 보고 말 책이 아니면 또 그런 현상은 자주 보이지 않는 듯 합니다. ^^

    • BlogIcon 필론 2011.07.01 09: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대중들의 선호도에 대해서 저희가 이렇다 저렇다고 평가할수는 없고요.^^ 저는 저의 취향에 맞는 책을 골라서 읽고 즐기면 되겠지요. 남들을 따라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니까요.^^

  7. BlogIcon 일창 2011.07.01 15: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도서평론가라는 직업이 생겨서 필론 님 같은 분께서 전업으로 일하실 수 있으면 독자들이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 자기 취향을 알아낸다는 것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쉽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처음 시작할 때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니까요. 책 번역이나 출판 쪽으로 계획하시는 일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1.07.02 09:3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의 전공이 문학이 아니므로 뽑아주지도 않겠지요.^^ 한국은 주말에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일창님께서 보내주신 책을 완독해야겠네요. 좋은 주말 보내세요.^^



역사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 ‘The Janissary Tree(예니체리 나무)로 2007년 에드거 상 최우수 장편부문에서 수상한 제이슨 굿윈의 한국어 번역본 ‘환관 탐정 미스터 야심’이 국내에 소개되었다. 제이슨 굿윈의 환관 야심 시리즈는 현재까지 4작품이 출간되었는데, 가장 최근작 ‘An Evil Eye'에서는 오스만 함대의 사령관이 이집트로 망명하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의 시작은 오스만 투르트 제국 시대에 술탄을 위협하는 과도한 특권을 누렸던 예니체리 부대가 개혁을 추진하려던 술탄에 반대하여 반란을 일으키고 신위병 부대에 의해서 결국 와해되는 1826년 사건의 10년 후를 묘사하고 있다. 그 당시 술탄 마흐무트 2세는 군대 열병식을 계획하는데 어느 날 신위병 장교 4명이 실종되어 한 사람씩 시신이 의외의 장소에서 발견되면서 당시 200만 인구의 이스탄불을 긴장시킨다. 설상가상으로 하렘에서는 궁녀 하나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생겨서 온 왕궁이 소란스러워진다. 그런 와중에 총사령관 세라스케르는 환관 야심에게 사건을 해결해달라고 부탁하게 되고 야심은 그 과정에서 엄청난 비밀을 밝혀내게 되는데...


책의 제목 ‘예니체리 나무’가 암시하는 대로 이 소설의 주요 테마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 역사에서 권력을 누리던 예니체리 부대에 관한 내용이다. 예니체리 나무는 이스탄불 히포드롬 광장 안에 있는 나무를 지칭하는데 투르크제국의 군대인 예니체리 부대가 그 나무의 그늘아래에서 음모를 꾸미고 반대파의 목을 매달기도 했다고 한다. 번역서 뒤편에는 부록으로 예니체리 부대에 관한 역사를 수록해서 예니체리란 이름에 생소하거나 이름을 들어보았어도 구체적인 역사적 배경을 잘 모르는 독자들은 소설을 읽어보기 전에 먼저 부록을 읽어보면 소설의 내용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예니체리에 얽힌 역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추리소설의 번역서에서 자주 만날 수는 없는 부록을 수록하여 배경 지식을 제공하고 독자를 배려한 것은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이 소설에서 한 가지 특이한 캐릭터가 바로 환관 야심이다. 다른 추리소설에서 볼 수 없었던 오스만 투르크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에서도 특이하지만 더구나 환관이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에서 여타 추리소설과는 다른 독특함을 주고 있다. 야심은 처음부터 탐정이라는 수식어를 붙을 만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때로는 여인을 보고 욕정을 품기도 하고 취미로 요리를 즐긴다. 그리고 친구가 다치면 신경을 쓰는 감성적인 면도 가지고 있다. 야심은 환관으로서 궁정에서 명령하는 대로 사건을 해결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궁정에서 야심에게 그를 도와줄 인원을 제공하는 것도 없고 빨리 해결하라고 재촉하는 게 전부이다. 그는 대사나 춤꾼 같은 자신의 주변 인맥을 동원해서 정보를 얻기도 하고 직접 용의자를 만나서 죽음의 위협을 느끼게도 되는 모험을 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형사나 사립탐정이 등장하는 소설에 익숙한 독자에게 환관이 투박하게 사건의 전말을 밝힌다는 점에서 생소함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생소함이 ‘예니체리 나무’의 이국적인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소설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어느 순간 과거의 이스탄불 시내를 거닐고 있는 듯 한 착각이 든다. 저자 제이슨 굿윈은 풍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19세기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모습을 완벽하게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 녹아들게 한 작품성을 보여주었다. 과거 이스탄불을 무대로 종횡무진 사건 해결을 위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직관력과 감각을 보여주는 야심의 활약을 다음 작품에서도 기대하게 된다.

Posted by 필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일창 2011.06.23 17: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새 글 올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번에도 깔끔히 정리해주셨네요.

    지난번 말씀해주신 책 제목이 여기에 나오는군요. ^^ 책의 부록 말씀에 동의하게 됩니다. 역사적 배경을 잘 아는 독자도 있겠지만 다수는 그렇지 못하니, 부록 형태로 독자를 배려한 점이 좋게 보이네요.

    필론 님 전공이 역사학이라 그런지 역사 추리소설 리뷰가 특히 좋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1.06.24 09: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일창님 저의 리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품성은 분명 있는데 읽는 독자에 따라서 평가가 갈릴만한 작품이더군요. 역사 소설은 역시 저와는 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비록 검은계단은 정말 재미있었지만 말이지요.^^

book cover of 

Trunk Music 

 (Harry Bosch, book 5)

by

Michael Connelly

1997년작 Trunk Music의 한국어 번역본인 트렁크 뮤직 2011 4월에 출간되었다. 마이클 코넬리의 팬이라면 원서로 이미 읽어보았을 오래 전 작품의 번역 출간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한국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늘 반갑기만 하다. 트렁크 뮤직은 1998년에 마이클 코넬리에게 첫 번째로 배리상의 영광을 준 작품으로도 유명하다(1). 배리상은 범죄 문학 잡지 ‘Deadly Pleasures 매거진에서 수여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추리문학상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배리상은 범죄문학 매니아들의 대중적인 취향을 잘 반영한 상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례로 국내에 이미 출간된 타나 프렌치의 살인의 숲 2008년 배리상 신인상을 수상했고,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1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009년 배리상 최우수 영국소설상을 수상한바 있다.

 

전작(라스트 코요테)에서 어머니의 살인범을 30년 만에 잡은 후 형사 해리 보슈는 1년 만에 할리우드 경찰서 살인전담팀으로 돌아온다. 할리우드 볼(L.A에 있는 야외 콘서트 홀)의 주변에 버려진 롤스로이스의 트렁크에서 총에 맞은 채로 한 남자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이는 범행수법이 시카고 마피아의 ‘트렁크 뮤직’ 수법과 비슷해서 동료형사 에드거는 조직범죄로 의심하지만 해리 보슈는 성급한 판단을 자제한다. 작은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영화제작자이지만 거액의 돈을 벌어들이는 피해자 앨리소의 행적을 쫓아서 해리 보슈가 향한 곳은 바로 라스베이거스였는데 그곳에서 뜻밖의 인물과 조우하게 된다...

 

해리 보슈 시리즈를 읽으면서 주목해야 될 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주인공 해리 보슈라는 캐릭터이다. 2011년 현재 16작품이 출간된 상태에서 해리 보슈는 그 동안 순탄하지 않은 커리어를 가진 것이 사실이다. LAPD에서 좌천당한 이후로 할리우드 경찰서에서 사건 해결에 주력하다가 라스트 코요테에서 잠시 휴식기를 가진다. ‘트렁크 뮤직에서 복귀한 후 8번째 작품 유골의 도시를 끝으로 경찰계를 떠난다. 그 뒤 ‘Lost Light’ 과 이미 한국에서 번역된 시인의 계곡에서는 PI(사립 탐정)으로 사건을 해결하지만 11번째 작품 ‘The Closers’ 부터 다시 경찰복을 입고 예전과 같은 해리 보슈 형사로서의 이미지가 다시 살아나게 된다. 해리보슈 시리즈를 초기작부터가 아닌 후기작부터 읽게 된다면 초기에 좌충우돌 베트남 참전용사로서의 강인한 이미지를 놓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트렁크 뮤직은 초기작들에서 풍기던 해리 보슈의 이미지를 간직한 채 숙련되어가는 형사로서의 직관력이 강해지는 중간 시점에 놓인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해리 보슈 시리즈 초기작들에서 빠질 수 없는 캐릭터는 바로 해리 보슈의 연인, 앨리노어 위시이다. 나 개인적으로도 범죄 소설, 특히 시리즈로 출간되는 작품을 읽을 때 주목하여 보는 캐릭터가 주인공의 가족 또는 연인이다. 미국 경찰소설뿐만 아니라 아날두르 인드리다손과 헤닝 만켈의 북유럽 경찰소설에서도 주인공인 형사 에를렌두르와 발란더의 개인적인 가정사는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타임라인에서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요소인데 그 이유는 형사도 사람이며 개인적인 문제에 의해서 고뇌하고 사건 해결에도 영향을 준다는 소설 속의 리얼리티적인 작가의 터치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블랙 에코를 읽어본 독자라면 친숙한 캐릭터인 앨리노어 위시는 전직 FBI 수사관이다. 분명한 사실은 시인의 계곡에서 새로운 연인 레이첼 월링(국내에 이미 번역된 잭 매커보이 시리즈 첫 번째 작품인 시인에 처음으로 등장함) 이 등장하기까지 앨리노어 위시는 해리 보슈의 사생활에서 중요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이 리뷰에서 그녀와 해리 보슈사이의 발전하는 관계를 모두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므로 둘의 밀고 당기는 애정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앞으로 번역될 ‘Angels Flight(‘트렁크 뮤직의 다음 작품)’‘Lost Light’를 기대해도 좋을 듯 보인다.

 

트렁크 뮤직은 전형적인 경찰 소설답게 피해자 앨리소를 살해한 범인을 증거에 따라 추적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에 더하여 과거의 연인이었던 앨리노어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녀를 향한 해리의 애정이 소설을 더욱 긴박하게 만든다. 이는 사건 해결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그의 연인을 지켜주려는 해리의 노력이 소설 속에서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직선적이고 사건 해결을 위해서는 물불을 안 가리는 감정이 메마른 형사일 것이라는 독자의 상상을 깨뜨리고, 자신으로 인해서 위험에 빠진 앨리노어를 구하려는 해리 보슈의 강직하지만 순정파적인 남성상이 트렁크 뮤직을 읽는 독자에게 주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1)
지금까지 마이클 코넬리는 배리상을 2회 수상하였는데 나머지 한 작품은 해리 보슈 시리즈의 최고의 작품으로 평론가와 독자로부터 칭송을 받는유골의 도시이다.‘유골의 도시 2003년에 앤서니 상과 배리 상을 수상하였고, 에드거 상과 매커비티 상, 그리고 CWA(영국추리작가협회) 골드대거상의 후보작이었다.

Posted by 필론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일창 2011.04.18 17: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 번역본 출간에 때맞춰서 이렇게 리뷰를 올려주시다니 고맙습니다. 주인공의 가족과 연인에 대한 필론 님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저도 그런 부분이 인간적인 터치를 더해줘서 추리소설의 문학성을 높이는데 기여한다고 생각되서 자세히 보게 되더라고요. 해리 보슈의 성품에 대해서 깔끔하게 요약해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늘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

    • BlogIcon 필론 2011.04.19 09: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제가 몸담고 있는 카페(랜덤하우스 카페는 아닙니다)를 통해서 서평이벤트로 이 소설을 읽게 되었습니다.^^ 초기작다운 거칠지만 매력적인 해리 보슈 캐릭터를 느낄수 있더군요. 아, 그리고 제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내일부터 일주일간 인터넷 접속을 못하게되니 다음주에나 블로그에서 일창님을 뵐수있겠네요.^^

  2. BlogIcon 일창 2011.04.19 22: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일주일이나요? 바쁜 일이신가 본데 잘 마치고 돌아오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안 계시는 동안 그동안 올려주신 리뷰들 꼼꼼히 읽어봐야겠습니다. 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

  3. BlogIcon 일창 2011.04.27 03: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필론 님 돌아오셨군요. 반갑습니다... 별일 없으셨는지요?

    비채 서포터즈로 활동하시게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비채가 좋은 장르소설을 많이 내주더니 리뷰어 보는 안목이 있는 모양이네요. ^^

    • BlogIcon 필론 2011.04.27 09: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올해 출간되는 비채 라인업에 요 네스뵈와 할런 코벤이 있어서 서포터즈에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일창님도 며칠동안 별일 없으셨는지요?^^ 에드거 상 수상소식이 조만간 있겠군요.^^

  4. BlogIcon 일창 2011.04.29 15: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늘 에드거 어워드 발표가 났는데 재미있는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 바쁘신 줄 알면서도 빨리 필론 님의 평가를 듣고 싶습니다. 후보작 리뷰도 기대되고요.

  5. BlogIcon 일창 2011.04.30 23: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럴 때 보면 CWA보다 MWA가 더 보수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스티브 해밀턴은 1999년 데뷔작으로 MWA 신인상을 수상했던데, 12년만에 본상 수상이라니 기쁘겠습니다. ^^ 아직 자세한 인터뷰 같은 것은 안 떴고, 언론에서도 다른 뉴스가 많은지 조용한 편입니다.

    • BlogIcon 필론 2011.05.01 09: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스티브 해밀턴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아서 어떻다고 이야기하기가 좀 그러네요.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개인적인 평가를 해봐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