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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The Barry Award(배리상)의 Best Crime Novel 부문 수상작

 

2013년 The Macavity Award(매커비티 상)의 Best Mystery Novel 부문 후보작


2011년 the National French Literature Prize, the PRIX CEZAM INTER-CE for L'Ile des Chasseurs d'Oiseaux(the French edition of The Blackhouse) 수상작




                                                              (배리상을 수상한 피터 메이의 모습)


The Blackhouse는 스코틀랜드 작가 피터 메이의 Lewis Trilogy의 첫 번째 작품으로 프랑스에서 먼저 출간되었다. 이후 프랑스의 각종 문학상에서 호평을 받게 되었고, 2013년 배리상 최우수 범죄소설 부문을 수상함으로써 명실 공히 2013년의 최고의 범죄소설이라는 찬사를 듣게 되었다. The Blackhouse는 배경부터 독자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데 스코틀랜드의 작은 섬인 루이스섬(Isle of Lewis)을 배경으로 하여 이국적인 소설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 소설은 에든버러(Edinburgh)에서 John Sievewright라는 이름의 변호사가 살해되어 나무에 매달리는 Leith Walk 사건 이후에 루이스섬에서도 Angus Macritchie가 비슷한 수법으로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에든버러 경찰인 핀 매클라우드(Fin Macleod)는 두 사건의 유사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자신의 고향인 루이스섬으로 파견을 나가게 되는데 이후 소설은 핀 매클라우드의 어린 시설과 현재의 모습을 교차하며 묘사하고 있다. 루이스섬에 살던 대다수의 사람들의 삶이 척박한 환경으로 인해서 녹녹하지 않았는데 핀 매클라우드의 어린 시절 역시 이러한 모습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마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듯이 어린 시절의 추억과 현재의 삶이 대비되어 생생하게 그려지는 Blackhouse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루이스섬 )


The Blackhouse(트릴로지 제2권과 마지막 작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범죄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범죄 사건과 조사 과정에 대한 묘사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만약 범죄소설이라는 점을 모르고 이 소설을 읽은 독자들은 결말에 이르기까지 다른 소설들과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의 상당부분이 주인공 핀 매클라우드의 어린 시설과 청소년기의 추억에 할애되고 있고 현재의 삶에 관한 소설의 전개 역시 사건 해결에 대한 과정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캐릭터의 심리 묘사에 집중하고 있어서 미국 PI 소설이나 북유럽 경찰소설과 같은 미스터리 소설이라기보다는 한편의 심리 스릴러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The Blackhouse가 독자에게 주는 흥미로운 요소는 루이스섬과 관련된 이색적인 전통과 이 섬 주민들의 삶일 것이다. 예를 들어, 16세기 이후 수백 년간 이곳의 전통으로 이어져온 부비새(gannets) 사냥은 동물보호단체에서 들으면 경악할 만한 일이지만 동시에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루이스섬 주민들만의 오랜 의식이다. 실제로 영국에서 1954년 새 사냥이 금지된 이후에도 루이스섬 주민들에게만은 부비새 사냥(gugu hunting)을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매년 루이스섬 주민들은 전통에 따라 스코틀랜드 인근의 무인도 Sula Sgeir에 가서 약 2주 동안 머물며 2000마리의 부비새를 사냥하여 도살하고 그 고기를 가지고 온다고 한다. 부비새 사냥에 도적적인 잣대를 가지고 평가하기 전에 저자 피터 메이가 이 소설에서 스코틀랜드의 전통적인 의식과 주민들의 생생한 삶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은 다른 범죄소설이 범인을 추적하고 사건 해결에 몰두하는 일종의 장르적인 한계를 The Blackhouse가 뛰어넘는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저자 피터 메이는 루이스섬이라는 이국적인 환경을 배경으로 하여 핀 매클라우드와 주변 인물들을 둘러싼 비밀들을 소설 속에서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이 읽는 내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잘 구성한 멋진 심리 스릴러를 탄생시켰다. The Blackhouse는 2013년 각종 추리문학상에서 후보작으로 이름을 올렸던 많은 범죄소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여운을 남겼고 소설의 구성과 캐릭터에서 흠잡을 데가 없는 완벽한 수작으로 선정할만한 작품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개인적인 평점 5.0/5

 


The Blackhouse에 등장하는 Oldies but goodies(응답하라 1981) 


Christopher CrossArthur's Theme (Best That You Can Do)

“If you get caught between the moon and New York City 당신이 달과 뉴욕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면(이 구절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있을 경우를 의미한다)

The best that you can do is fall in love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루이스섬 트릴로지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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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eyjiho 2014.01.15 20: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랫만에 재밌을것 같은 책을 필론님 블로그에서 알았네요.^^ 5점이라니 기대기대~ 당장 읽어봐야겠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4.01.16 08: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ㅎㅎㅎ 너무 기대하시다가 실망하시면 안되는데요.^^ 요즘에도 추리소설을 많이 읽으시는지요? 어떤 작품을 읽으시는지 궁금하네요.^^
      heyjiho님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고 새해에는 목표하는 일들을 이루시길 기원하겠습니다.

  2. BlogIcon North Shore 2014.01.27 09: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소개해 주신 내용을 읽으니 급 당깁니다.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니...! 챙겨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 BlogIcon 필론 2014.01.27 19: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잠시 North Shore님이 누구실런지 궁금했습니다. 새알밭님이시군요.^^

    • BlogIcon 새알밭 2014.01.30 01: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하하 헷갈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책을 찾아보니 영국산이라 아마존닷컴과 아마존 캐나다에서는 널리 팔리지 않는 듯하네요. 그래도 첫 권은 쉽게 구할 수 있을 듯합니다. 저는 너무 사건 전개에만 매달리는 책보다 소개하신 피터 메이의 경우처럼 인간적인 드라마가 곡진하게 펼쳐지는 책이 더 좋습니다. 물론 읽는 사람으로서는 그에 대한 마음의 준비도 그만큼 더 필요하겠지만요. ^^

    • BlogIcon 필론 2014.01.30 08: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예, 독자에 따라서 긴장감이 넘치는 스릴러를 기대하면 피터 메이의 소설이 다소 실망을 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쨋거나 저는 피터 메이의 소설로 2013년을 마무리하게 되어서 뿌듯합니다.^^

  3.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4.04.23 04: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랜만에 방문하니 필론님의 리뷰가 있네요.
    저도 궁금해요. 5점 만점을 받은 책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저도 책 찾으러 갑니다.

    • BlogIcon 필론 2014.04.26 10:2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벙이벙이님 잘 지내고 계시지요?^^ 요즘에도 미스터리 소설 많이 읽으시나요? 재미있는 소설 있으면 소개 좀 해주세요.^^

  4. 죄송 2016.01.28 20: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노벨라이즈 링크(http://novelize.kr/) 소설 같이 빠져 봐요





빌리엄 비스팅(William Wisting) 경감 시리즈 No. 6


스타베른쇠야(Stavernsøya) 섬의 해변에서 잘린 왼발이 발견된 지 6일 만에 또 다른 왼발이 발견된다. 연이어서 세 번째 발이 발견되자 심각성을 인식한 노르웨이 라르비크 범죄수사국의 책임자인 빌리엄 비스팅 경감은 닐스 하메르, 토룬 보르그와 함께 수사에 착수한다. 해양학자에 의하면 해변에 밀려들어온 발이 최소한 9달은 바다에서 떠다녔을 수도 있다고 하며,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왔을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견해를 보이는 가운데 수사의 방향은 최근 몇 달간 주변 마을에서 실종된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는데...




 

요에른 리에르 호르스트(Jørn Lier Horst)의 Dregs를 읽을 때 주목해야 될 점을 요약해본다.

 

저자 요에른 리에르 호르스트는 라르비크에서 근무하는 경찰이자 작가이다. 현직 경찰이라는 점이 다른 작가들과는 다른 특이할만한 부분이다. Dregs를 읽기 전에 경찰 체계와 수사 전개에 관한 정확한 묘사를 기대했는데 막상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기대 이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간혹 미스터리 소설을 읽을 때 산만한 플롯과 어설픈 이야기 전개로 독자들을 실망시키는 경우가 있다. 요에른 리에르 호르스트의 소설은 마치 실제 사건(true crime)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한 착각에 들 정도로 소설의 구성이 치밀하다. 잘린 세 개의 발이 발견된 사건을 두고 주인공 빌리엄 비스팅은 최근에 실종된 노인들을 중심으로 수사를 시작하는데 발견된 신발이 주로 노인들이 애용하는 브랜드라는 점 때문이다. 큰 단서는 아니지만 목격자나 신고 전화가 오기 전까지는 작은 단서를 이용해서 차근차근 사건의 해결에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소설의 구성이 단연 돋보인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빌리엄 비스팅 경감은 팀장으로서 수사를 직접 지휘하고 일선 형사들을 수사에 배치하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 때로는 경찰체계에서 중간급에 속하는 상관인 아우둔 베티 국장보와 마찰이 생기기도 하는데 언론 플레이를 통해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국장보와 이와는 반대로 언론에 자신의 얼굴이 나오기를 꺼려하는 수줍고 투박한 성격의 빌리엄 비스팅 경감은 무척 대조적이다. 이는 사건 현장에 뛰어드는 형사와 책상에 앉아서 정치논리에 의존하며 진급에 혈안이 된 간부와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Dregs에서는 경찰체계 속에서 벌어지는 계급간의 갈등과 반목을 잘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독자들은 Dregs에서 수사 진행 속도가 대단히 느리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상당수의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독자들에게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 억지스러운 설정을 소설 속에 삽입하는 경우가 있다. Dregs에서는 이러한 설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소설 후반부에 가서야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하는 수사팀에 독자들은 답답함을 느끼고 소설이 다소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소설 속 회견장에서도 기자들은 빌리엄 비스팅 경감에게 더 일찍 단서를 발견했으면 사건을 쉽게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실제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은 드라마 CSI에서처럼 DNA로 명쾌하게 사건을 해결한다거나 아니면 결정적인 목격자가 등장해서 해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 소설 속에서도 형사들은 결정적인 실마리(스포일러가 될 우려가 있어서 이 리뷰에서 밝히기는 어렵다)를 찾기까지 수많은 탐문수사와 조사를 진행하고 때로는 실수를 하는 것을 볼 때 대단히 현실감 있는 소설의 구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하고 싶다.

 

주인공 빌리엄 비스팅 경감이나 다른 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치중하지 않고 오직 수사의 진행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게 아마도 이 소설이 가진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북유럽 여성 작가 오사 라르손(Åsa Larsson)이나 카린 알브테옌(Karin Alvtegen)의 소설에서 인물들의 심리가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그려진 점과는 달리 요에른 리에르 호르스트는 호칸 네세르(Håkan Nesser)나 [크]셸 에릭손(Kjell Eriksson)의 소설과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표현해서 북유럽 미스터리 소설을 많이 읽어보지 않았거나 미국식 스릴러에 익숙한 독자들은 요에른 리에르 호르스트(Jørn Lier Horst)의 Dregs가 지루하거나 긴장감이 떨어지는 소설이라고 간주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소설의 플롯과 짜임새에서 매력을 찾는 경찰소설의 매니아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요에른 리에르 호르스트는 헤닝 만켈의 발란데르(발란더)시리즈가 그가 소설에서 추구하고 싶은 역할모델이라고 말한다. 발란데르 시리즈가 종결된 지금 시점에서 빌리엄 비스팅 경감 시리즈는 헤닝 만켈의 계보를 이을만한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빌리엄 비스팅(William Wisting) 경감 시리즈가 계속 출간되어서 차가운 노르웨이의 날씨와도 같은 스산한 분위기의 경찰소설을 더 읽어보고 싶은 바람이다.



개인적인 평점 4.5/5


영어판 출간이 기대되는 작품



Jakthundene(사냥개): 2013년 글래스키 상 수상작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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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10.11 06: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새로운 글을 올리셨는데 이제서야 확인하네요.
    평점이 4.5면 꽤 높은편이네요. 다음번에 이책이 눈에 뜨이면 무조건 집어와야 겠습니다.
    저는 아직도 요 네스뵈의 박쥐를 다 못읽었어요. 한 50페이지 정도 남은것 같은데 한번 손을 놓으면 다시 잡기 힘드네요. 이번달이 가기전에 다 읽어야 겠어요.

    • BlogIcon 필론 2013.10.11 20: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박쥐를 읽고 계시는군요. 저도 시간이 나면 요 네스뵈의 소설을 더 읽어보고 싶어요.^^

  2. heyjiho 2013.10.11 16: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 오늘에야 예스를 열어봤더니 방문을~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좀 오래된거 같은데 요네스뵈의 the bat을 읽어볼까해요. 역시 참고할 만한 곳은 이곳이 최고네요^^

    • BlogIcon 필론 2013.10.11 20: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방문 감사합니다.^^ 한동안 바쁘셨나봅니다.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시고 종종 저의 블로그에도 들러주세요.^^

  3. heyjiho 2013.12.05 17: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 발란더가 재밌었죠. 제 주변에 권해줬다가 면박만 당했다는,,,ㅠㅠ 어쩜 그리 어둔 것만 보냐고,,
    루터도 재밌게 봤는데 영국이 원래 시리즈를 이렇게 짧게 하나요? 볼만하면 세 편으로 끝내 한 참 기다려야 하네요.^^ the bat에서 해리의 마지막 작품 phantom보다 흘씬 풋풋한 해리 보습이 멋지긴 했으나 살짝 지루한 감이 있어요. 이 번엔 북유럽 작가들 추리를 읽어보겠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요~~*^^*

    • BlogIcon 필론 2013.12.06 08: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미스터리 문학을 좋아하시니 드라마 발란더도 즐기실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그런 어두운 분위기 때문에 북유럽 미스터리 문학에 매료되던데요.^^ heyjiho님도 겨울에 건강 조심하세요.^^

  4. BlogIcon 새알밭 2013.12.17 02: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정말 북유럽에는 왜 저렇게 재능 있는 작가들이 차고 넘치는 것인지 새삼 궁금해집니다. 요에른 호르스트라는 분도 무척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Police procedural'이라는 표현에 꼭 맞는 책일 것 같네요. 저는 최근 카밀라 락버그의 초기작 세 권을 연달아 읽었는데 정말 감동백뱁니다. 이 정도로 치밀하고 현실적으로 사람들의 심리를 잘 묘사하는 작가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 BlogIcon 필론 2013.12.17 20: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예, 한국에서도 카밀라 레크베리로 2권이 번역되어 출간했습니다. 저와 벙이벙이님도 역시 팬이랍니다.^^

    • BlogIcon 새알밭 2013.12.18 00: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맞다. 스웨덴 말로는 정말 락버그가 아니라 레크베리가 되겠군요. 제가 좋아했던 테니스 선수 스테판 에드베리도 영어식으로 보면 에드버그였죠. 예테보리도 괴테버그쯤 되고... 제 멋대로 읽어대면서도 참 재미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저 카밀라 아줌마의 관찰력, 그리고 그것을 글로 풀어내는 내공이 무시무시하다는 생각입니다. 영역을 전담한 분도 대단하고요.

    • BlogIcon 필론 2013.12.18 21: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한동안 카밀라 레크베리의 작품을 읽어보지 못해서 파트리크와 에리카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몹시 궁금하네요.^^

  5.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12.25 00: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필론님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요즘은 추리소설도 읽을 시간도 안나고...
    근데 날씨가 추워지니깐 북유럽 작가들의 책이 생각나네요. 연말이 가기전에 한권 읽어야 겠어요.
    필론님 연말연시 즐겁게 보내시고 행복하세요~!!

    • BlogIcon 필론 2013.12.25 08: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이번달에 추리소설을 한 권 읽어야할텐데 아직이네요.^^
      벙이벙이님도 즐거운 연말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프레드리카 베르그만(Fredrika Bergman) 시리즈 No. 2

 

2010년 스웨덴 추리작가협회 선정 최우수 소설 후보작(Swedish Academy of Crime Writers' Award for 'Best Crime Novel of the Year' in 2010)

 

개요: 주인공 프레드리카는 알렉스 레히트 경정의 호출을 받고 그의 사무실에 찾아간다. 그리고 대학교의 밖에서 발생한 뺑소니 사고를 조사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그 와중에 특수수사팀은 60대의 야콥 알빈과 그의 아내가 죽은 사건을 수사하게 되는데, 야콥은 총으로 자신의 아내를 죽이고 나서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콥의 딸인 카롤리나가 마약 과다 복용으로 죽고 2일후에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이 부부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데...

 


크리스티나 올슨의 Silenced를 읽을 때 주목할 점을 두 가지로 요약해본다.

 

첫째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국가 범죄수사국 소속 특수수사팀의 팀장인 알렉스 레히트(Alex Recht) 경정과 팀원으로 활동하는 조사관인 프레드리카 베르그만(Fredrika Bergman)이 주인공이다. 특수수사팀은 알렉스 레히트 경정의 지휘아래 요아르, 페데르(크루아상에 얽힌 농담으로 곤욕을 치르게 되는), 엘렌 린드, 프레드리카로 팀이 구성되어있는데, 프레데리카는 다른 팀원과는 달리 경찰이 아닌 민간 조사관(혹은 컨설턴트)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Silenced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기 때문에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은 어떻게 최초로 특수수사팀이 구성되었으며 민간인인 프레데리카가 팀에 합류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배경을 데뷔작 Unwanted에서 확인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소설에서 프레드리카 베르그만(Fredrika Bergman)은 임신 중이다. 그녀는 웁살라 대학교의 교수로 기혼자인 25살 연상의 남자친구의 아이를 가졌다. 프레드리카는 임신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 특수수사팀에서의 자신의 일을 파트타임으로 줄여야만 했다. 전작에서부터 드러나지만 프레데리카는 경찰출신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동료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커리어 우먼이다. 더구나 남자친구의 아이를(물론 본인이 원해서 생긴 일이지만)가짐으로 인해서 발생한 부모님의 꾸중과 여러 가지 스트레스로 힘들어하게 된다. 그럼에도 프레드리카는 꿋꿋하게 이겨내며 사건해결에 몰두하는 모습이 당찬 보인다는 점에서 꽤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든다.

 

둘째로 데뷔작 Unwanted와 비교했을 때 Silenced에서 저자 크리스티나 올슨은 훨씬 더 치밀하게 구성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Silenced에서 특수수사팀은 두 가지 사건을 동시에 수사하게 되는데 하나는 대학교의 밖에서 발생한 뺑소니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60대 부부가 총으로 자살한 것처럼 보이는 사건이다. 뺑소니 사건은 프레데리카가 맡아서 조사를 하게되는데 희생자에게서 나온 쪽지가 아랍어로 쓰여 있다는 점에서 난민(혹은 불법 이민자)과 연관점이 있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게 된다. 이에 반해서 60대부부의 죽음은 의혹이 더욱 증폭된다. 이 부부의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에 대한 궁금증과 부부의 둘째 딸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점인데,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점점 더 증폭되어 가는 의구심으로 인해서 소설 속으로 빠져든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을 것 같다. 저자 크리스티나 올슨이 스웨덴 비밀경찰 ‘세포’(Swedish Security Service)에서 일한 경력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특수수사팀 형사들과 프레데리카의 사건 해결에 접근하는 단계(주변 인물들의 배경에 대한 조사와 탐문수사를 통해서 하나씩 드러나는 실마리)는 마치 형사들을 따라다니면서 찍는 리얼리티 쇼를 보는 듯 생동감 있게 전개되는데, 이에 더하여 스웨덴의 사회 문제(불법 이민, 자살 등등)와 관련된 개인과 가족의 비밀이 소설 속에서 현실감 있게 묘사되고 있다.

 

프레드리카 베르그만(Fredrika Bergman)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Guardian Angels는 올해 하반기에 출간 예정이라고 한다. 앞으로의 시리즈에서 얼마나 신선한 소재와 매력적인 인물 묘사를 보여줄 것인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까지 크리스티나 올슨의 이 시리즈는 여성작가의 소설이지만 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치중하기 보다는 논리적으로 사건에 접근하는 이야기의 전개가 영어권 독자들에게 충분하게 어필할 수 있는 짜임새 있는 소설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지나치게 복잡한 구성과 반전으로 독자들에게 혼란을 준다는 점이 유일한 흠이지만). 기존의 북유럽 추리문학 작가의 소설에 식상함을 느끼고 새로운 작가의 작품을 찾고 있는 매니아들이 반드시 읽어봐야 될 소설임에 틀림이 없을 것 같다.

 

개인적인 평점 4.8/5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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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새알밭 2013.07.10 08:4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5점 만점에 4.8이라면 거의 만점 아닌가요? 호기심이 동합니다.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소개 감사합니다.

    • BlogIcon 필론 2013.07.10 20: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새알밭님의 평가는 어떨런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저에게는 꽤 흥미로운 소설이었습니다.

  2.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7.19 06: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새알밭님 말씀처럼 5점 만점에 4.8이라니 사뭇 기대가 되는데요.

    저는 요즘 유씨 애들러 올슨의 책 읽고 있어요. 틈틈이 읽느라고 진도는 느리네요. 이 작가의 책은 다음이 궁금해서 계속 읽게 만드는 힘이 있는것 같아요. 아직 다 읽지 않아서 뭐라 말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저는 시리즈 첫번째가 가장 재밌었던것 같아요. 아마도 제가 이 작가 스타일에 익숙해져서 그런걸까요? ^^

    필론님은 요즘 무슨책 읽으세요?

    • BlogIcon 필론 2013.07.19 14: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벙이벙이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종종 첫번째 소설에서의 감동이 다음 작품에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있더군요. 저만의 개인적인 생각인지...
      저는 Jorn Lier Horst 라는 노르웨이 범죄소설 작가의 책을 읽고 있습니다. 올해 글래스키 수상작가이더군요.

  3.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7.30 04: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오늘부터 볼 예정이예요. 새알밭님도 재밌다고 하니 무척 기대가 되네요.

    Jorn Lier Horst의 Dregs를 보신건가요? 이책도 재밌나요?

    • BlogIcon 필론 2013.07.30 19: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기대를 너무 많이 하시고 읽으시다가 실망하시는건 아닌지 우려가 됩니다.^^ Dregs의 리뷰를 올릴 예정입니다. 뭔가 현실감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말이 안되는 그런 소설의 설정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듯 싶습니다.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7.31 05:3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앞부분 읽고 있는데 느낌이 다른 북유럽 추리소설과 좀 다른것 같아요. 좀더 영어권 소설같은 느낌이랄까....(뭔소린지...ㅋㅋㅋ)
      아무튼 기대가 됩니다. ^-^

    • BlogIcon 필론 2013.07.31 19:5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silenced를 읽으면서 뭔가 초반에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간혹 복잡한 설정이 단점일수도 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좋아서 이 소설이 벙이벙이님의 마음에도 드시길 기대해 봅니다.^^

노르웨이 1997년 작 원제: Flaggermusmannen “배트맨”)

영국 2012년 10월 출간


 

해리 홀레(Harry Hole) 시리즈 No. 1

 

1998년 글래스키상 수상작 (The Glass Key 1998 for Best Nordic Crime Novel of the Year)

 

개요: 시드니 왓슨 베이에서 여인의 사체가 발견된다. 신원을 확인한 결과 사체의 주인공은 그녀는 노르웨이인이며 시드니의 술집에서 일을 하던 23살의 인게르 홀테르로 밝혀진다. 노르웨이 경찰청은 해리 홀레를 시드니로 보내어 수사를 돕도록 하는데 시드니 경찰은 그의 방문이 결코 반갑지 않은 눈치를 보이는데...


 












다른 해리 홀레 시리즈와는 달리 The Bat는 북유럽을 주 무대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다. 해리 홀레는 노르웨이인의 살해를 수사하러 호주 시드니로 파견을 나가는데 예상대로 현지 경찰(수사국의 책임자 닐 맥코맥)은 그를 관광객으로 취급하고 자신들의 수사에 방해를 하지 않을 것을 충고한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늘어난 북유럽 관광객 유치에 혈안이 된 마당에 노르웨이인의 죽음으로 불거진 미묘한 정치적인 논리로 해리 홀레의 파견을 수용하긴 했지만 이방인 형사가 자신들의 앞마당을 휘젓고 다니는 것을 용납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원주민인 앤드루 켄싱턴 형사와 콤비가 된 해리 홀레의 수사는 시작부터 쉽지가 않다. 인게르 홀테르가 살던 집 주인에게 그녀의 오빠라고 둘러대야 하고 닐 맥코맥은 해리 홀레에게 시드니에서 시간이나 보내고 여행이나 하면서 시드니 경찰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해리는 켄싱턴과 함께 탐문수사를 시작으로 용의자를 찾는데 주력하게 된다. 한 가지 흠이라면 수사 접근 방식이 다소 논리적이지 않고 감에 의존하는 어설프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이러한 요소는 다른 해리 홀레의 시리즈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아마도 해리 홀레의 자유분방한 성격과 수사 스타일을 선호하는 독자들은 좋아할지도 모른다. 같은 노르웨이 미스터리 작가 요에른 리에르 호르스트(Jørn Lier Horst)나 카린 포숨(Karin Fossum)의 소설이 치밀한 구성과 수사 진행의 묘사로 전형적인 경찰소설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에 반해서 요 네스뵈는 좀 더 자유분방하고 냉소적인 해리 홀레라는 주인공 캐릭터의 성격을 잘 표현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The Bat에서 보여주는 코믹스러운 요소도 빼놓을 수가 없다. 켄싱턴(호주 원주민 형사)이 짖는 개를 발로 뻥 차버리는 장면(동물보호의 관점에서는 그다지 코믹스럽지 않지만)이나 인게르 홀테르가 살던 집 주인에게 해리를 그녀의 오빠라고 둘러대지만 정작 집주인은 이를 믿고 정말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장면, 그리고 정작 탐문수사를 나가서 젊은 여성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돌발적인 행동은 독자들이 웃음 짓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요 네스뵈(Jo Nesbø)의 The Bat는 해리 홀레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해리 홀레의 성격과 저자 요 네스뵈의 작품 성향을 잘 파악할 수 있는 데뷔작(이후 작품들에서는 그의 성격이 다소 무거워진 느낌이 든다)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북유럽의 독특한 환경을 배경으로 쓴 미스터리 소설을 기대한 독자들에게는 북유럽이 아닌 시드니라는 환경으로 인해서 다소 실망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해리 홀레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헤닝 만켈이나 카린 포숨과 같은 다른 북유럽 미스터리 작가의 작품으로 눈을 돌리는 게 나을 듯싶다.


 


개인적인 평점 4.0/5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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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3.01 06: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 저는 요즘 책 읽을 시간이 안나서(핑계예요. ^^) 아직 The boy in the Suitcase도 못봤어요. 전 요 네스뵈의 헤드헌터를 재밌게 봐서 재밌을것 같아요. 그래도 유시 아들레드 올센이 더 좋아요. ㅎㅎㅎ
    3월달에는 다시 추리소설 좀 읽어야 겠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3.03.03 11: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요즘 게을러지는지 추리소설 독서를 미루게 되네요.^^ 헤드헌터는 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노르웨이에서 제작한 동명의 tv 영화는 좀 별로더군요.^^

  2.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9.10 05: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쩐지 이책을 어디서 봤는것 같다는 생각을했는데 필론님이 이렇게 리뷰해놓으셨고 저도 댓글도 달았었네요. ㅎㅎㅎ 기억이 이렇게 나뻐서야 -_-;
    반정도 읽었는데 재밌게 보고 있는중이예요. 배경이 달라져서 그런지 확실히 북유럽 느낌이 덜한것 같아요.

    • BlogIcon 필론 2013.09.10 20: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요 네스뵈의 소설을 읽고 계시는군요.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으신다면 요 네스뵈의 다른 작품들도 마음에 드실겁니다.^^


2011년 뉴욕 타임즈에서 선정한 주목할 만한 범죄소설(The New York Times Book Review Notable Crime Book of 2011)

2012년 배리상 최우수 신인상 후보작(Barry Award Nominee for Best First Novel)

2009년 글래스키 상 후보작(Glass Key Crime Fiction Award Nominee)


 


개요: 적십자 간호사로 일하는 니나 보르그는 친구 카린으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카린은 "I can't do anything but you can"이라는 모호한 말을 하고 떠나며 니나에게 사물함 열쇠를 준다. 니나는 코펜하겐 역으로 가서 사물함을 열자 큰 가방을 발견하는데 놀랍게도 그 가방에는 아이가 들어있는 것이다. 그 아이의 정체는 누구이며 왜 가방 속에 있었던 것일까?... 









 

The Boy in the Suitcase를 읽을 때 주목할 만한 점을 두 가지로 요약해본다.

 

첫째로 주인공 니나 보르그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적십자(전시 부상병의 치료와 구호는 물론 일반 재난 대응 및 예방 활동, 긴급 구호 활동 등을 전개하는 적십자 운동 및 적십자 운동 단체들을 지칭한다)에서 일하는 간호사다. 

미스터리 소설에서 간호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는 드문데 저자는 굳이 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아도 좋은 미스터리 소설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적십자라는 단체의 이미지와 어울리게 니나 보르그는 타인에 대한 배려로 가득차있고 이에 더하여 불의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용기를 가진 억척스러운 여성(아줌마)으로 묘사되고 있다. 소설의 중반에 이르러 살인마에게 쫓기면서도 자신과는 상관없는 아이를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성격과 맞물려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둘째로 소설의 구성을 볼 때 흥미로운 점은 아이를 발견한 니나의 행적을 따라가는 장면과 더불어 다른 장면에서는 시기타라는 여인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어느 토요일에 뇌진탕으로 2일 동안 병원에 입원하는 사이 그녀의 아들 미카스가 실종된(이웃 주민의 말로는 어느 남자와 여자가 데려갔다고 하는)것이다.

이 시점에서 독자들은 이러한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니나가 발견한 아이와 시기타의 아들에는 어떠한 연관점이 있을까? 누가 아이들을 납치해서 기차역의 사물함에 넣는 엽기적인 짓을 저지르는 것일까? 이러한 일을 저지르는 국제적인 조직이라도 있는 것일까? 처음에 예상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게 흘러가는 소설의 전개로 인해서 읽는 내내 궁금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 The Boy in the Suitcase가 가진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어느 독자라도 니나가 발견한 아이와 시기타의 아들의 연관점이 주는 잠재적인 의혹으로 인해서 결말을 빨리 알고 싶어서 설사 밤새워 읽는 한이 있더라도 소설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007 시리즈를 창조해낸 이언 플레밍은 이런 말을 했다. “좋은 스릴러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는 바로 독자로 하여금 계속 책장을 넘기도록 만드는 흥미로움에 있다.”

결론적으로 The Boy in the Suitcase는 독자들을 잠못이루게 만드는 미스터리 소설 혹은 스릴러가 갖추어야 될 소설의 짜임새와 흡인력(흥미, 긴장감)을 모두 겸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유시 아들레르 올센 Mercy(리뷰- 미드 킬링을 연상하게 만드는 스산한 분위기의 북유럽 미스터리 소설)와 더불어 르네 카베르뵐과 아그네테 프리스의 The Boy in the Suitcase는 미드 킬링(덴마크 드라마 Forbrydelsen의 미국 리메이크)의 영향으로 시작된 열기가 덴마크의 미스터리 소설의 상륙으로 이어져 2012년을 뜨겁게 달군 두 주역임에 틀림없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이미 미국에서 출간된 니나 보르그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Invisible Murders에서는 난민 아이들을 도우면서 생기는 에피소드가 주를 이루는데, 북유럽 미스터리 문학을 좋아하는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앞으로 계속되는 시리즈에서 니나 보르그가 보여줄 정의심으로 무장한 당찬 여성의 이미지에 큰 기대를 가져보게 된다.

 

 

개인적인 평점 5.0/5



추천하는 추리문학상 신인상 후보작




크리스 파보네(Chris Pavone)의 The Expats

2012년 영국추리작가협회 선정 존 크리시 대거상 후보작

2013년 에드거상 최우수 신인상 후보작

출간하자마자 평론가들과 독자들의 호평이 이어지는 크리스 파보네의 데뷔작으로 주인공 케이트에 얽힌 비밀과 긴장감이 압권인 소설이다. 비슷한 유형의 리 차일드나 할런 코벤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The Expats가 오히려 이들 작가의 소설을 능가하는 흥미로운 스릴러라는 생각이다.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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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2.12 23: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필론님이 추천하시는 책이니 마구 흥미가 땡기는데요. 거기다가 쫄깃쫄깃한 스리러물일것 같아서 더욱 기대가 됩니다. 당장 찾아보러 갑니다.~~

    • BlogIcon 필론 2013.02.13 09: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ㅎㅎㅎ 표지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지만 읽어보니 꽤 재미있더라고요.
      벙이벙이님의 취향에 맞는 소설이길 바랍니다.^^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2.14 11: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일단 도서관에 신청해 놓았어요. 필론님이 추천하신 거니깐 분명 재밌을 거예요. 기대가 됩니다. ^^

    • BlogIcon 필론 2013.02.14 16: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너무 기대를 많이 하시다가 나중에 실망하시면 어떻게 하시려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유시 아들레르 올센 이후로 가장 재미있게 읽어서 아마도 이 소설이 벙이벙이님을 실망시키진 않을겁니다.^^

  2. BlogIcon 새알밭 2013.03.02 01: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는 이 책을 구입해놓기만 하고 아직 읽질 않았습니다. 필론님 리뷰를 보니 빨리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말미에 추천하신 The Expats도 좋은 평을 보고 읽어볼까 잠시 고민한 기억이 납니다. 다시 뒤져봐야겠습니다. ^^

    • BlogIcon 필론 2013.03.03 11:4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새알밭님께서는 이미 구입하셨군요.^^ 저는 처음에는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던 소설인데 막상 읽어보니 꽤 흥미롭더군요.^^

  3.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3.16 00: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지금 읽고 있어요. 북유럽 느낌이 아주 살짝만 나는 소설인것 같아요. 정말 필론님 말씀대로 시가타의 아이와 니나가 데리고 있는 아이가 동일한 아이인지 궁금해요. *.*
    글이 쉽게 읽혀져서 더 빠져들게 하는것 같아요. 좋은책 소개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S.J. 볼튼 (S.J. Bolton)의 Dead Scared 



 

레이시 플린트(Lacey Flint) 경장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


 개요: 케임브리지 의대 1학년생인 브리오니 카터가 분신자살한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다. 이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세 번째로 일어난 자살로 대학과 경찰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레이시 플린트를 대학생으로 위장하여 잠입 수사를 하도록 조치한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에서 학생상담의 책임자로 일하는 에비 올리버 박사는 귀가하여 화장실 거울에 'I can see you' 라고 쓰여 있는 글씨를 발견하는데, 점점 그녀의 목을 조여 오는 수상한 인물의 정체는 누구일까?...


 














S.J. 볼튼의 Dead Scared를 읽을 때 주목할 만한 점을 두 가지로 요약해본다.

 

첫째로 S.J. 볼튼의 Dead Scared는 과거 그녀의 스탠드 얼론 작품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소재가 다양하다. 대학교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 그리고 레이시 플린트 경장이 대학생으로 위장해서 잠입수사를 한다는 점은 다른 미스터리 소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소재임에 틀림없다. 또한 학생들의 자살을 의심하고 경찰에 제보한 에비 올리버 박사에게 조여 오는 검은 그림자의 정체에 대해서 독자들은 긴장감과 더불어 궁금함을 안고 소설을 읽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 소설의 흥미로운 요소이다.


 

두 번째로 이 소설의 주인공 레이시 플린트 경장은 순경 바로 위에 해당되는 상당히 낮은 경찰 직급에 속한다.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에를렌두르 경감 시리즈, 영국을 배경으로 한 피터 로빈슨의 뱅크스 경감 시리즈나 피터 제임스의 로이 그레이스 경정(중간급 간부에 속하는 계급으로 경정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예는 드문 경우이다) 시리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상당수의 미스터리 소설에서는 최소한 경사급 이상 되는 형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고 경장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드문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유럽 경찰에서 사건을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위치에 있는 형사가 주로 경사, 경위, 경감이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경감은 팀장급으로 사건을 지휘하고 경위급과 경사급 형사는 일선에서 탐문 수색과 취조를 담당하는 특성으로 인해서 경장이 소설에서 주목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S.J. 볼튼의 Dead Scared에서도 레이시 플린트 경장은 행동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늘 상관에게 보고를 해야 하고 자신이 주도적으로 사건 해결에 몰두할 수 없는 직급에 있기 때문에 독자에 따라서는 마치 미국식 PI(사립탐정) 소설을 읽는 것처럼(누군가를 체포조차 못하는 사립탐정이기에)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작가들의 소설과 비교해서 읽는다면 각자 다른 계급을 가진 형사들이 처한 상황과 지휘체계에서 생기는 에피소드와 갈등 그리고 소설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S.J. 볼튼이 만들어낸 여자 주인공 레이시 플린트는 앞으로 시리즈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꽤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한 가지 흠이라면 2009년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 후보작 Sacrifice와 2010년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 수상작 Awakening과 비교해 보았을 때 레이시 플린트 경장 시리즈는 스탠드 얼론 소설에서 보여주던 독자의 시선을 집중하게 만드는 흡인력과 긴장감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스탠드 얼론 소설은 새로운 배경과 주인공을 등장시켜서 독자들에게 신선한 흥미를 준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시리즈는 작품의 수가 늘수록 같은 주인공과 늘 주변에 맴도는 인물들로 인해서 독자들은 지루함을 느끼고 소설에 몰입하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다만 S.J. 볼튼의 레이시 플린트 경장 시리즈는 소설의 짜임새가 뛰어나서 긴장감 보다는 플롯의 전개에서 매력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론적으로 S.J. 볼튼의 Dead Scared는 유럽 혹은 영국 경찰소설에서 드러나는것처럼 현실감을 위주로 한 짜임새 있는 소설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것이다. 게다가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한 캐릭터 묘사가 그녀의 작품에서 잘 표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럽의 미스터리 소설에 관심이 많은 매니아들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만약 S.J. 볼튼의 소설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레이시 플린트 경장 시리즈와 더불어 Sacrifice와 Awakening과 같은 스릴러도 추천하고 싶다.

 

개인적인 평점 4.5/5



추천하고 싶은 S.J. 볼튼의 소설



2010년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 수상작 Awakening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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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케이시(Jane Casey)의 The Reckoning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난 제인 케이시는 2010년 The Missing으로 미스터리 문학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The Missing은 2010년 아일랜드 추리문학상(the Crime Fiction Award at the Irish Book Awards)의 후보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The Reckoning은 메이브 케리건(Maeve Kerrigan) 경장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2013년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Mary Higgins Clark Award,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에만 후보로 오를 자격을 준다)의 후보작에 올라 수상여부가 주목된다.

 

개요: 메이브 케리건 경장이 새로운 파트너이자 상관인 더웬트 경위를 만나던 날 런던에서 사건이 발생한다. 일을 하러갔던 소프트웨어 디자이너 이반 트렘릿이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그리고 다음날 베리 파머라는 남자가 죽은 채로 발견된다. 메이브는 더웬트와 함께 이 사건의 해결에 뛰어들게 된다. 연속으로 살해당한 두 남자의 연관점은 바로 성범죄자라는 것인데 과연 누가 이들을 살해한 것일까?...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올 것인가?...











제인 케이시의 The Reckoning을 읽을 때 주목해야 될 점을 두 가지로 요약해 본다. 


 

첫째로 이 소설은 경찰소설이면서 1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심리 스릴러이다. 3인칭 시점이 아닌 1인칭 시점의 소설이 가지고 있는 장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주인공의 심리를 자세하게 묘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The Reckoning에서 주인공인 메이브 케리건은 여성이 감당하기에 결코 쉽지 않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그녀가 경찰이라는 점이 더욱 그렇다. 때로는 상관의 부적절한 언행이나 행동을 억지로 이해하거나 참고 넘겨야 되는 경우도 있고, 여성 경찰은 남성 경찰을 보조하는 역할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된다는 부담감도 가지고 있다. 제인 케이시의 전작에도 드러나듯 The Reckoning에서도 이러한 현실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형사로서의 재능을 인정받고 싶어 하는 메이브의 노력이 보인다.

 

둘째로 메이브의 인간관계에서도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 동료 경찰인 롭과의 관계는 아마도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사건 해결을 제외하고는 큰 관심을 보이는 점이라고 생각된다. 롭이 다가갈수록 점점 멀어지려고 하는 메이브,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때로는 그녀에게 화를 내는 롭을 볼 때 드라마 캐슬이 떠오른다. 마치 드라마 캐슬에서 케이트와 캐슬이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주변의 상황 혹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지 못해서 서로를 바라보기만 하는 평행선을 유지하는 것처럼(물론 시즌 5에서는 완전히 바뀌지만) 독자들은 앞으로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다음 작품에서는 메이브와 롭의 관계가 어떤식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게 사실이다.  저자 제인 케이시는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함으로 남녀관계와 이에 얽힌 심리 상태를 적절하게 묘사함으로 독자들에게 흥미를 준다는 점에서 독자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싶다.

 

다만 한 가지 흠이라면 시종일관 소설의 진행이 무난해서 그런지 큰 반전이나 급격한 이야기의 변화가 부족하다는 점이 있다. 사실 헤닝 만켈, 피터 로빈슨, 타나 프렌치, 피터 제임스, 소피 한나 등과 같은 상당수의 유럽 혹은 영국 작가의 경찰소설이 미국식 스릴러와는 달리 잔잔하면서도 현실감 넘치는 소설의 구성에 치중하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범인을 쫓고 때로는 범인에게 공격을 당하는 긴장감 넘치는 미국식 스릴러나 PI (사립탐정) 소설에 익숙한 독자들은 유럽 경찰소설이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제인 케이시의 소설은 전체적인 구성이 타나 프렌치와 대단히 흡사하지만(아일랜드 출신이라는 점도 같다) 소설 속에서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갈등을 발전시키고 표현하는 기술에서는 타나 프렌치보다는 한수 아래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비록 등장인물들의 갈등 구조가 복잡하지 않고 지나치게 무난하다는 점이 소설을 단조롭게 만드는 흠이 있지만 주인공인 메이브의 성격과 심리가 흥미롭게 묘사되고 있고 소설의 짜임새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그리고 소설의 분량이 지나치게 길어서 이야기가 중간에 옆으로 새거나 아니면 비현실적인 소재와 캐릭터로 독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그러한 단점은 제인 케이시의 소설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을 볼 때 심리 스릴러나 유럽의 경찰소설을 좋아하는 매니아라면 제인 케이시의 소설을 한번쯤 읽어보기를 개인적으로 권해보고 싶다.

 

개인적인 평점 4.3/5



추천하고 싶은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 후보작



S.J. 볼튼 (S.J. Bolton)의 Sacrifice

2009년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 후보작이다. S.J. 볼튼이라는 미스터리 소설 작가의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된 계기가 된 데뷔작으로 빠른 템포와 긴장감으로 독자들에게 흥미를 주는 스릴러이다. S.J. 볼튼이 틀랜드라는 이국적인 환경과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짜임새있게 쓴 보기 드문 수작이다.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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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새알밭 2013.02.06 23: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Sacrifice라는 소설에 관심이 갑니다. 여자 주인공을 내세운 책들에만 자격을 준다는 메리 히긴스 클라크 상이 있는 것도 이제 알았습니다. 흥미롭네요. 저는 미국식 - 할리우드식? - 액션이 들어간, 잭 리처 스타일의 스피디한 소설도 좋지만 유럽 스타일의 잔잔하고 현실적인 스타일을 더 좋아합니다. 읽고 난 뒤에도 더 오래 기억에 남아요. 좋은 책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BlogIcon 필론 2013.02.07 08: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요즘은 미국식 스릴러보다는 유럽 작가들의 소설에 더 관심이 가고 유럽 소설을 읽고 나면 가슴속에서 여운이 오래 남는것 같더군요.^^
      물론 유럽 소설이 잔잔하다보니 읽다가 지루해서 답답한 경우도 간혹 있지만요.^^



The Hypnotist(한국어 번역본 제목: 최면전문의)는 알렉산데르 안도릴(Alexander Ahndoril)과 알렉산드라 코엘료 안도릴(Alexandra Coelho Ahndoril) 부부의 필명으로 알려진 라슈 케플레르의 유나 린나 경감 시리즈 데뷔작이다. 이 소설은 2011년 타임 선정 베스트 소설 10에 들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개요: 12월의 어느 날 스웨덴의 툼바에서 가족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사건이 생겼다. 죽은걸 로만 보였던 피해자 유세프는 극적으로 살아나 병원에 입원을 하였다. 유나 린나 경감은 유세프가 범인에 관한 정보를 줄수있을것이라는 확신에서 정신과 의사 에릭 바르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에릭은 유세프에게 최면을 걸지만 최면에 빠진 유세프가 “like fire, just like fire”라는 말을 외치며 자신이 가족을 죽인 장면을 재현하는데...


 







라슈 케플레르(Lars Kepler)의 최면전문의를 읽을때 주목해볼만한 점을 두 가지로 요약해본다.

 

첫째로, 이 소설의 주인공 유나 린나 경감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그는 최고의 검거율을 자랑하는 형사로 동료들로부터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이다. 툼바에서 벌어진 사건이 도박 빚과 관련된 사건으로 여기고 지역 경찰에 수사를 맡기려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과는 반대로 유나 린나는 특유의 직관으로 이 사건에는 눈에 보이는 것 보다는 훨씬 큰 배후가 있으며 국립 범죄 수사국이 이 사건을 수사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독자들은 국립 범죄 수사국의 책임자 카를로스의 승인으로 툼바 사건을 맡게 된 린나 경감의 활약상을 기대할수밖에 없는데 공교롭게도 소설이 진행될수록 오히려 에릭의 장인 케네트(전직 형사)가 등장하면서 린나 경감으로 향하던 시선이 케네트에게 집중되는 듯 한 인상을 주게 된다. 그래서 아마도 일부 독자들은 소설의 초기부분에서 묘사된 불독과도 같은 끈질긴 린나 경감의 캐릭터가 그다지 빛을 발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둘째로, 말로 표현이 불가능할 정도로 끔찍한 사건의 묘사와 최면전문의가 등장하는 독특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진행감이 그다지 빠르지 않고 읽는 독자들에 따라서 지루함을 줄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원서는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고 한국어 번역본 또한 두 권으로 이루어질 정도로 가볍게 읽을 만한 소설은 아니다. 어쩌면 일반적인 미스터리 문학의 두 배 정도의 분량을 가진 두꺼운 소설이 시종일관 독자들의 시선을 빨아들이는 흡인력과 흥미를 준다는 게 애당초 쉽지 않은 과제였던 게 분명하다. 마치 한국에서도 소개된바 있는 글래스키 상 수상작가 루슬룬드-헬스트럼의 작품들(비스트, 쓰리 세컨즈)처럼 최면전문의 역시 작품성이나 소재에서 분명 흥미를 줄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종 소설의 전개 중간 중간에 옆으로 빠지는 듯한 느낌을 주고 별로 색다른 게 없는 주인공 캐릭터로 인해서 다른 미스터리 소설과의 차별성을 크게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단점이라고 지적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최면전문의는 헤닝 만켈, 요 네스뵈, 카린 포숨,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루슬룬드-헬스트럼, 카밀라 레크베리와 같은 북유럽 추리소설의 매니아층에게만은 어필할만한 흥미로운 소재와 짜임새를 가진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지나치게 긴 분량과 중간 중간 독자들을 지루하게 만드는 소설의 전개로 인해서 미국 언론에서 광고하는 것과는 달리 라슈 케플레르가 스티그 라르손(북유럽 미스터리 소설의 대표작이라고 일컫는 ‘밀레니엄’의 저자)의 뒤를 이를 차세대 주자가 되기에는 2% 부족하다고 봐야 될 것 같다.


 

개인적인 평점 4.1/5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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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1.24 04: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는 이 작가의 나이트메어를 봤어요. 음악에 조예가 깊어 보이던데, 부부가 같이 작업한다는게 매우 흥미로운것 같아요. 근데 필론님 말씀처럼 책이 좀 두꺼운것 같아요. ^^

    • BlogIcon 필론 2013.01.24 09: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러셨군요.^^ 나이트메어를 읽어보시면서 지루하거나 그러시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이 부부의 작품은 왜 이렇게 소설이 두꺼운지 모르겠습니다.^^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1.30 05: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지루하진 않았는데 꽤 길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ㅎ
      특히 앞부분 읽을때는 언제쯤 반을 읽을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 BlogIcon 필론 2013.01.30 08:5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ㅎㅎㅎ 그러셨군요. 저도 최면전문의에 이어서 얼마전에 스티븐 킹의 소설(한 900페이지 정도되는 대작이더군요)을 읽고나서 이제는 긴 분량의 소설을 읽기가 두렵습니다.^^ 긴 분량의 소설들은 저의 취향에 맞지 않는것 같습니다.

  2. BlogIcon 새알밭 2013.01.29 01: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는 이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후속작 나이트메어에서 다소 실망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일정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믿을 만하겠구나 싶었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3.01.29 09: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새알밭님께서는 재미있게 읽으셨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소재도 참신하고 소설의 짜임새도 좋은데 책이 너무 두껍다는게 흠인것 같습니다.^^





 2006년 스필링 범죄수사반 시리즈(Spilling CID series)의 첫 번째 작품인 Little Face가 출간되고 나서 영국에서는 큰 화제를 모았는데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첫해에 범죄소설로서는 드물게 10만부라는 판매고를 기록하였다. 시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소피 한나의 스필링 범죄수사반 시리즈는 그녀의 대표적인 범죄소설 작품이며, 이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The Point of Rescue를 원작으로 2011년 영국 ITV에서 제작한 드라마 ‘Case Sensitive’가 5백만 명의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2012년에는 네 번째 작품 The Other Half Lives를 원작으로 제작한 드라마 The Other Half Lives가 방영된바 있다.







올리비아 윌리엄즈와 데런 보이드 주연의 ITV 드라마 ‘케이스 센서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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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딸 플로렌스를 출산하고 난 직후 앨리스는 자신의 남편인 데이빗과 잠시 시댁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잠시 외출을 다녀온 앨리스는 집에서 곤히 자고 있는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고 우기는데 반면에 남편 데이빗은 앨리스가 착각한 거라고 주장한다. 앨리스는 급하게 경찰에 신고를 하는데...


 

경찰소설이면서 심리스릴러(캐릭터가 보여주는 감정의 변화를 묘사한 소설)를 지향하는 소피 한나의 Little Face를 읽으며 주목할 만한 점을 두 가지로 요약해본다.


첫째로, 이 사건의 주인공인 찰리 제일러 경사와 사이먼 워터하우스 경장이라는 캐릭터이다. 경찰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는 단연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인데 이 소설에서는 여형사인 찰리와 남형사인 사이먼이 콤비를 이루어서 사건에 투입된다. 앨리스의 딸이 사라지고 이 사건이 접수되자 사이먼은 데이빗의 전처인 로라가 강도에 의해 살해된 점을 들며 데이빗이 이 모든 일의 배후라는 의심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사이먼은 일반적인 형사 이미지와는 달리 책을 즐겨 읽으며 자신의 직관에 의존해서 사건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한 하급 형사이다. 하지만 그의 상관인 찰리나 다른 형사들은 회의적인데 사이먼의 경험 부족을 탓하며 직관에 의존하는 사이먼이 언젠가는 직관으로 인해 사건 해결에 실패할거라는 예측을 하기도 한다.

 

둘째로 Little Face의 가장 흥미로운 요소는 바로 소설의 구성이다.

사실 아이의 실종이 흔한 소재인 것은 분명하지만 Little Face가 독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이 소설로 빠져들게 만드는 점은 앨리스가 아이가 바뀌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소설이 진행되면서 앨리스마저 실종되는데 독자들은 과연 정말 아이가 바뀐 것인지, 아니면 앨리스가 정신적인 장애로 착각을 한 것인지, 만약 아이가 바뀐 게 맞다면 그 배후 인물은 누구인 것인지 소설을 읽을수록 마치 미궁 속으로 점점 빠져들어가 소설의 결말을 알기 전에는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대다수의 미스터리 소설이 사건의 해결과 범인의 검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소피 한나의 Little Face는 사건의 해결도 중요하지만 이 사건을 둘러싸고 있는 캐릭터들, 시어머니 비비안, 며느리 앨리스, 아들 데이빗 그리고 사이먼과 찰리를 포함한 형사들 등등의 여러 인물들의 심리를 중점적으로 묘사하고 특히 아이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하는 앨리스의 심리를 1인칭 시점에서 짜임새 있게 묘사한다는 점이 이 소설의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소피 한나의 Little Face는 영국의 심리 스릴러 작가 로서먼드 럽튼(Rosamund Lupton)이나 아일랜드의 미스터리 문학 작가 타나 프렌치(Tana French)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충분히 취향에 맞을만한 작품이다.

 

개인적인 평점 4.7/5



추천하는 심리스릴러



       

2010년 영국에서 출간된 이후 현재까지 50만부라는 경이적인 판매를 기록하여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자

심리스릴러의 매니아라면 반드시 거쳐가야 할 소설   





2011년 에드거 상 후보작 타나 프렌치의 페이스풀 플레이스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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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2.12.27 23: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필론님의 새로운 글을 보자마자 책 구매했어요. 새로이 킨들을 장만했거든요. 아직 앞부분 읽고 있는 중이지만 재밌게 읽고 있어요. 아이가 바뀌었다는 설정이 참 흥미로워요. 정말 누군가가 아이를 바꾼것 같긴 한데 말이죠. 누가? 왜?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습니다.

    필론님도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내년에는 더욱더 원하시는 일들이 모두 이루어지시기를 바랍니다. 행복하세요. ^-^

    • BlogIcon 필론 2012.12.28 08: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이 정도로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드는 소설을 정말 오랜만에 읽어보았습니다.^^(발 맥더미드, 피터 로빈슨, 마이클 코넬리의 최근작들이 모두 실망스러워서 뭔가 긴장감을 주는 미스터리 소설을 부지런히 찾고 있었지요.^^)
      벙이벙이님도 재미있게 읽고 계시다니 저도 기쁘네요.^^

  2. BlogIcon 새알밭 2012.12.28 12: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 책을 많이 올려주셨네요. 연말 보너스라도 받은 것처럼 마음이 뿌듯합니다. 저도 어여 챙겨보렵니다 ㅋㅋ

    필론님, 2013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책 많이 소개해 주십시오. 건강 조심하시고요. ^^

    • BlogIcon 필론 2012.12.28 13: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새알밭님도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세요.^^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1.03 14: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새알밭님 킨들 사용하고 계시죠? 킨들 유저들끼리 책 빌려줄수 있지 않나요? 킨들은 아직 익숙치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혹시 이책 읽고 싶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알아볼께요.

  3.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1.03 14:0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누가 아이를 바꿔치기 했는지 사라진 앨리스는 과연 살아있는지 궁금해하며 읽었습니다. 과연 누가 범인일까 혼자서 추측하면서요.
    개인적으로 찰리와 사이먼의 파트너쉽이 돋보이는 수사가 아니라서 조금 아쉽네요. 설정자체가 그럴수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요. ^^;

    작년에 올리기로 했던 The Keeper of Lost Causes 에 대한 포스팅을 했습니다. 많이 늦었죠? 부족한 글이지만 시간나실때 들려서 읽어주세요.
    http://wonderland9.tistory.com/200
    그동안 밀렸던 독후감들을 하나씩 올릴려고 합니다. ^^

    좋은책 소개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

    • BlogIcon 필론 2013.01.03 16: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저도 기쁘군요.^^ 드라마와 원작 소설의 캐릭터 묘사가 다르긴 하지만 특히 소설에서 보여주는 찰리의 독특한 성격과 사이먼과의 관계가 대단히 흥미롭게 묘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3.01.04 04: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사실 읽으면서 찰리 때문에 살짝 짜증이 났거든요. 사람이니 당연히 일을 할때 감정이 개입되긴 하지만 너무 감정적으로 행동하는것 같아서요. ^^

    • BlogIcon 필론 2013.01.04 09: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ㅎㅎㅎ 저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찰리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벙이벙이님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만 누가 아이를 납치했는지에 나름대로 저만의 추측을 하느라 찰리와 사이먼에 대해서는 관심이 좀 덜 간건 사실입니다.^^







브라이튼 태생의 피터 제임스는 스릴러 문학을 쓰는 작가인 동시에 영화 제작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05년 데드 심플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오는 로이 그레이스 시리즈는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2007년 BCA Crime Thriller of the Year 후보작인 Looking good dead 이후로 추리문학상과 인연이 없었던 피터 제임스가 Dead Man’s Grip으로 2012년 발표된 배리상 최우수 영국 소설부문(개인적으로 올해 읽은 베스트 추리문학 가운데 하나로 선정할 만한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Outrage를 밀어내고 수상하였다는 점에서 대단히 놀랐다)에서 결국 수상하며 그동안의 징크스를 깨게 되었는데, 이전에 발표되었던 7권(2012년에 1권 더 추가되어 8권)의 작품 모두가 일관성 있는 작품성을 보여준다는 독자들의 의견을 감안한다면 그리 놀랄 일은 아닌 것 같다.

 

아름다운 여인과의 결혼식을 앞두고 총각파티에서 친구들에 의해 장난으로 관 속에 갇히게 된 마이클이 처한 절박한 상황을 섬세하게 묘사한 ‘데드 심플’을 읽을 때 주목해야 될 점을 두 가지로 요약해서 정리해본다.

 

첫째, 로이 그레이스 시리즈를 읽을 때 독자들이 흥미를 느끼고 주목할 점은 로이 그레이스의 아내 샌디에 관한 이야기이다. 9년 전 아무런 이유 없이 사라진 그녀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했을까? 아니면 단지 로이 그레이스가 싫어져서 떠난 것일까? 어쩌면 작가 피터 제임스는 샌디의 행방이 밝혀지지 않은 채 시리즈를 지속함으로써 한해 영국에서 사라지는 행방불명자 23만 명 가운데 30%가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끔직한 현실을 독자들에게 상기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본다(홀연히 사라져 의혹을 증폭시킨 샌디의 행방이 궁금한 독자들은 시리즈의 다른 소설보다 바로 6번째 소설 Dead Like You로 시선을 돌리는 게 좋을 듯싶다).

아내가 사라지고 그녀를 마음 한구석에서 잊지 못하는 로이 그레이스는 여성 피해자를 볼때마다 마치 자신의 아내가 피해자가 되어 돌아온 듯 감정이입이 되어 사건 해결에 더 매달리게 된다. 누군가가 미친 듯이 어떠한 일을 수행하려면 동기가 있어야한다고 하는데 당사자인 로이에게는 잔혹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샌디의 실종이 그러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시리즈를 읽는 독자들은 눈에 불을 켜고 사건 해결에 달려드는 불독과도 같은 로이 그레이스 경정에게서 동정심을 느끼게 되는 건지도 모른다.

 

둘째, 다른 작가들의 소설, 특히 영국 미스터리 문학 작가들의 작품과 비교해서 피터 제임스의 소설이 가지는 특징은 경찰소설이면서도 스릴러를 지향하는 소설의 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스터리 문학을 좋아하는 매니아들, 특히 영국 경찰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로부터 피터 제임스는 피터 로빈슨과의 비교를 당하곤 한다. 개인적으로도 매커비티 상에서 세 번 후보작에 오르고 2000년도 앤서니 최우수 장편소설 부문에서 수상한 피터 로빈슨을 더 우위에 두는 편견을 가지고 있던 게 사실이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두 작가의 소설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피터 로빈슨의 소설은 범인의 정체를 끝까지 알 수 없는(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라고 독자들로 하여금 궁금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미스터리 문학인 반면에, 피터 제임스의 소설의 특징은 경찰소설임에도 동시에 스릴러를 표방하는, 즉 종종 소설이 전개되는 중간(혹은 초반에)에 범인이 드러나는 플롯이면서 주인공의 행적을 따라가며 느끼는 긴장감으로 보고 싶다.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캐릭터에서도 피터 제임스만의 특징을 보이는데, 그가 창조해낸 로이 그레이스는 아내를 잃은 상처를 가졌지만 그럼에도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나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에를렌두르처럼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형사가 아닌 마치 런던시경찰청에서 볼수있을만한 도시적인 세련된 인상이 강하다. 그리고 같은 영국을 배경으로 한 피터 로빈슨의 DCI 뱅크스나 마크 빌링엄의 톰 쏜(두 인물은 영국 ITV와 스카이 TV 드라마로도 이미 친숙하다)과 비교한다면 로이 그레이스는 고속 승진한 능력 있는 신세대 경찰 간부라는 표현이 어울릴 듯싶다. 다른 작가로부터 다른 캐릭터를 기대하는 것은 독자들이 바라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피터 제임스가 만들어낸 로이 그레이스라는 그다지 굴곡 없는(샌디를 잃은 아픔을 제외하고) 캐릭터에서 매력이 느껴진다는 것은 피터 제임스의 짜임새 있는 캐릭터 묘사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동안 많은 미스터리(스릴러) 소설에서 등장하는 술로 괴로운 마음을 달래며 우울해하는 형사가 아닌 브라이튼의 멋진 해변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을 탁월한 직관으로 해결하는 차도남과 같은 형사를 소설 속에서 만나고 싶다면 피터 제임스의 데드 심플을 추천해 본다.

 

기억에 남은 구절

“우리는 능력만큼 오르지 못하고 핑계만큼 추락한다.”


 

참고. 피터 제임스, 피터 로빈슨, 마크 빌링엄의 소설과 같은 영국 경찰소설에서 주로 등장하는 지방경찰계급을 정리하였다. 참고로 런던시경찰청과는 악간의 차이가 있다.


Chief Constable(청장: 지방경찰청장에 해당함, 참고로 런던시경찰청의 청장은 Commissioner이다)

Deputy Chief Constable(차장)

Assistant Chief Constable(국장)

Chief Superintendent(총경)

Superintendent(경정)

Chief Inspector(경감: Detective Chief Inspector라고도 부른다)

Inspector(경위: Detective Inspector라고도 부른다)

Sergeant(경사: Detective Sergeant라고도 부른다)

Detective Constable(경장)

Constable(순경: 가장 낮은 직위)

 

참고문헌: 신현기,「자치경찰론」(신영사, 2011년)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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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2.12.12 02: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제가 그동안 바쁘게 지내느라 블로그 방문도 뜸했어요. ^^
    영국 경찰 계급 정리해 주셔서 감사해요. 책 볼때 상당히 도움이 될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요번에 소개하신 데드심플은 시리즈중에서 8번재 책인가요? 앞에 시리즈를 읽어야 되는건가요? 아니면 바로 데드심플을 읽어도 되는건지 궁금하네요.

    • BlogIcon 필론 2012.12.12 09: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벙이벙이님 요즘 많이 바쁘시나 보네요.^^
      데드심플은 로이 그레이스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dead simple 혹은 looking good dead(두번째 작품, 저는 이 작품이 더 흥미롭더군요.^^)를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만약 별로라면 피터 제임스의 소설은 취향에 맞지 않는것일지도 모릅니다.)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2.12.15 02:0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앗 그래요? 추천해주신 dead simple과 looking good dead를 읽어볼께요. 이 시리즈는 dead라는 단어가 들어가봐야 하나봐요.

    • BlogIcon 필론 2012.12.15 09:1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예, 그래서 사람들이 dead 시리즈라고도 부르는가 봅니다.^^

  2. BlogIcon 새알밭 2012.12.28 12: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리는 능력만큼 오르지 못하고 핑계만큼 추락한다...절묘합니다. 가슴에 비수 꽂히듯 와닿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2.12.28 13: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심오한 구절이라서 저자가 지은 말인지 아니면 과거의 명언 가운데 하나인건지 저도 궁금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