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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스 콜링은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가명으로 범죄소설계에 도전장을 던진 작품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현재 많은 독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해리포터의 팬이 아니라서 약간은 부정적인 시각(판타지 소설 작가가 쓴 범죄소설이 과연 다른 범죄소설 전문작가의 작품보다 더 나을지에 대한 의문으로 인해서)을 가지고 쿠쿠스 콜링의 첫 장을 넘긴 게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일부 외국 독자들처럼 상당수의 해리포터의 팬들은 로버트 갤브레이스가 조앤 롤링이라는 사실을 안 이후에 이 작품을 접한다면 일종의 후광효과로 인해서 쿠쿠스 콜링에 대해 극찬을 하거나 아니면 그녀의 새로운 장르의 시도로 인해서 실망을 느껴 호불호가 상반되게 나누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의 절반 정도를 읽는 중에 한국에서도 쿠쿠스 콜링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본이 출간되었다. 한국 번역본의 저자가 로버트 갤브레이스가 아닌 조앤 롤링이라는 점을 볼 때 작가의 이름이 주는 효과를 누리려는 마케팅 전략이 살짝 보인다.




쿠쿠스 콜링은 룰라 랜드리(Lula Landry)라는 런던에서 잘 나가는 젊은 모델이 자신의 펜트하우스 발코니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소설 초반에 이 사건을 담당한 형사들이 랜드리의 죽음을 자살로 간주하지만 그녀의 가족, 특히 오빠 존 브리스토(John Bristow)는 그녀의 사망이 타살이라고 믿고 사립탐정 스트라이크(Strike)를 찾아오게 된다.

쿠쿠스 콜링의 초반부를 읽으며 드는 독자들의 궁금증은 룰라 랜드리를 죽인 범인이 누구일까(소설의 진행으로 볼 때 자살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그리고 경찰이 자살로 결론지은 사건을 사립탐정 스트라이크는 어떻게 타살로 밝혀내는지에 대한 과정일 것이다. 존 브리스토가 제기한 CCTV에 찍힌 남성의 정체와 아래층의 이웃이 제기한 진술이 주는 의문을 스트라이크는 하나씩 확인하며 룰라와 연관된 인물들을 조사하게 된다.

 

쿠쿠스 콜링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캐릭터는 단연 주인공 스트라이크인데, 70년대 록 밴드 싱어의 사생아로 태어나(그의 어머니는 마약 중독자 히피였으며) 옥스퍼드를 중퇴하였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하여 훈장을 받은 다소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인물이다. 현재 그의 삶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은데, 탐정 사무소는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를 재정적으로 열악한 상황이라 비서조차 임시로 고용이 가능하며 약혼자와 결별하는 등 스트라이크는 한 개인이 살면서 겪을만한 모든 문제를 동시에 안고 사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쿠쿠스 콜링에서 저자는 사립탐정 스트라이크와 그의 조수 로빈이라는 다소 진부해 보이지만 매력적인 캐릭터를 통해서 소설의 전개를 흥미롭게 엮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450페이지에 달하는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의 소설이 독자를 지루하게 만든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분명히 조앤 롤링은 훌륭한 스토리텔러이지만 그녀의 명성에서 지나친 기대를 한다면 독자에 따라서 다소 실망할 수도 있겠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무난하지만 특별하지는 않은 작품(스티그 라르손이나 로서먼드 럽튼의 소설과 같은 흡인력 넘치는 페이지터너와 비교하여)이 쿠쿠스 콜링을 다 읽고 난 이후의 한마디 총평이라고 말하고 싶다. 비록 쿠쿠스 콜링의 번역본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조앤 롤링의 쿠쿠스 콜링은 번역본 보다 원서가 그녀의 깔끔한 문체를 잘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영문학 전공자에게는 원서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러나 범죄소설 매니아는 이 소설의 진부한 캐릭터(스트라이크와 로빈은 마치 셜록홈즈와 왓슨 듀오를 연상하게 만들지만 최근 주가가 상승중인 배리상 수상작가 유시 아들레르 올센의 작품에 등장하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인 카를 뫼르크와 아사드와 비교하여 참신함이 떨어지는)와 서스펜스가 결여된 플롯에 실망할 수도 있다. 차라리 스트라이크가 사립탐정이 아니라 형사로 등장했거나 로빈이라는 잠재력을 가진 캐릭터를 더 발전시켜 소설 속에서 독자에게 흥미로움을 주었더라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이러한 몇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개인적인 평점 4.0/5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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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새알밭 2014.01.11 03:2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J. K. 롤링의 쿠쿠스 콜링에 대해 필론 님처럼 균형 잡힌 리뷰를 보여준 경우도 별로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대개는 맹목에 가까운 찬사였거든요. 어떤 리뷰 아닌 리뷰는 새로운 애가사 크리스티가 나오기라도 한 것처럼 난리를 쳤더랬습니다. 그래서 더 믿음이 안 간 면도 있었고요.

    필론님,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앞으로도 좋은 추리소설 많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늘 건필, 건승하세요!

    • BlogIcon 필론 2014.01.11 08: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감사합니다.^^ 새알밭님도 겨울철 건강에 유의하시고 올해 목표하시는 일들이 이루어지길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