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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몰타의 매로 잘 알려진 대실 해밋은 하드보일드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흔히 미국 하드보일드를 대표하는 작가로 알려진 레이먼드 챈들러는 대실 해밋의 뒤를 이어 하드보일드의 명맥을 이어왔다고 볼 수 있다.

1995년 미국추리작가협회(the Mystery Writers of America)에서 발표한 시대를 초월하는 최우수 범죄소설 100편(The Top 100 Crime Novels of All Time)을 살펴보면 대실 해밋의 소설 가운데 The Maltese Falcon(몰타의 매), The Thin Man(그림자 없는 남자), Red Harvest(붉은 수확), The Glass Key(유리열쇠)가 포함되어 있어서 대실 해밋의 작품이 어느 정도로 미국 범죄소설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의 영향력이 현대의 추리소설계에 미치는 영향은 그의 이름과 작품에서 유래된 추리문학상에서 잘 알 수 있다.

윌리엄 파월과 머나 로이 주연의 영화 The Thin Man은 1934년부터 방영되기 시작했다. 이후 After the Thin Man(1936년), Another Tin Man(1939년), Shadow of the Thin Man(1941년), The Thin Man Goes Home(1945년), Song of the Thin Man(1947년)과 같은 5편의 영화가 더 만들어져 총 6부작의 The Thin Man 영화의 시리즈가 완성되었다. 소설과 마찬가지로 냉소적이면서 코믹스러운 느낌을 잘 살린 영화라고 볼 수 있다. 1934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올라서 화제가 되었고, 닉과 노라 찰스 역을 맡은 윌리엄 파월과 머나 로이의 연기 또한 좋아서 영화의 수준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대실 해밋의 전작 붉은 수확이나 몰타의 매와 비교하여 그림자 없는 남자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소설 전반에 미묘하게 깔려있는 코믹스러운 대사와 냉소주의이다. 소설의 시작부터 이런 코믹스러운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이 느껴지는데 탐정일을 그만두고 아내 노라와 살고 있던 닉에게 도로시라는 젊은 여성이 찾아온 뒤에 엉뚱한 사람에 의해서 닉이 총에 맞는 웃지 못 할 사건이 생기고, 도로시의 아버지와 경찰 모두로부터 사건 해결을 도와달라는 요청까지 받게 된다. 소설의 주요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들 간의 대화에서도 웃음을 짓게 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총을 숨기고 경찰이 우연치 않게 찾아내자 전전긍긍하던 닉에게 경찰은 대뜸 “무슨 총이요? 그건 총도 아닙니다. 공이가 박살나고 내부는 온통 녹슬어 꽉 막혔더군요. 누군가 지난 6개월 사이에 그걸 발사한 적이 있다면, 아니 그게 가당키나 하면 제가 로마의 교황입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찰스가 사실은 그리스인 차랄람비데스인데 아버지가 미국으로 이민 왔을 때 심사원이 이름이 길다고 줄였다는 이야기나 앨런타운 경찰에 와이넌트의 인상착의를 알려주었더니 마르고 수염 난 사람이면 죄다 와이넌트라고 했다는 이야기는 이 소설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유쾌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장면이다.


그림자 없는 남자의 또 다른 특징은 닉과 노라 찰스 부부 콤비의 등장이다. 최근 사립탐정소설에서도 부부가 콤비(부부가 등장한다고 해서 두 사람 모두가 탐정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로 사건을 해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데니스 루헤인의 켄지와 제나로 시리즈(대표적인 작품: ‘가라, 아이야, 가라[Gone, Baby, Gone; 2007년 벤 애플렉 감독으로 영화화 되었다], Moonlight Mile[문라잇 마일])에서 켄지는 아내 제나로와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결국)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사림탐정으로의 일은 녹록치 않지만 자신의 경제문제를 고민하면서도 양심을 지키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당하는데 익숙하면서도 보복을 주저하며 상대방에게 폭력을 행사하려고 하지 않는 신사이지만 어찌 보면 답답한 탐정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림자 없는 남자의 경우에도 부부가 등장하지만 노라는 사건 해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 보다는 닉에게 조언을 통해 도와주는 보조적인 캐릭터로서 소설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그림자 없는 남자를 끝으로 대실 해밋의 장편소설은 막을 내린다. 대실 해밋의 마지막 장편소설이라는 점이 21세기를 사는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여전히 아쉽지만 분명한 점은 그가 추리문학의 역사에 남긴 귀중한 발자취로 인해서 후대의 작가들이 좋은 작품을 쓰게 되었다는 점에서 하드보일드 장르라는 토대를 마련한 대실 해밋의 소설을 읽는 의미가 더욱 크다는 생각을 해보며 리뷰를 마친다.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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