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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맥나이트 시리즈로 잘 알려진 스티브 해밀턴은 스탠드 얼론 소설 The Lock Artist로 2011년 에드거 상 최우수 장편소설 부문에서 수상하게 되었다. 할런 코벤과 더불어 특히 타나 프렌치와 로라 립먼같은 쟁쟁한 경쟁자를 밀어내고 수상했다는 점에서 스티브 해밀턴의 이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 게 사실이다.

이 소설은 8살 때 사고로 가족을 모두 잃고 그 심리적인 충격으로 말을 하지 못하게 된 금고털이범 마이클이 주인공이다. 각 장은 돌아가며 과거의 마이클과 현재의 마이클에 대한 이야기를 교차하여 풀어 가는데, 과거의 이야기는 그가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친구를 사귀고 우연히 그림에 재능을 보여 주목받게 되던 시절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그 시기에 잊지 못할 사건에 연루되고 만다. 현재의 마이클은 성인이 되기도 전에 미국 최고의 boxman(금고털이를 의미) 가운데 한명이 되어 그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여러 범죄자들의 연락을 받게 된다. 뉴욕에서 엉뚱한 아마추어 범죄자들과 함께 일을 하다가 죽을 뻔했던 고비를 넘기고 로스엔젤레스로 건너와 새로운 삶을 살려는 고군분투하는 그의 생활을 묘사하고 있다.

기존의 에드거 상 수상작들은 작품성은 뛰어나지만 재미는 없다는 독자들의 평을 들었고 개인적으로도 이에 동의한다. 한국에서 출간된 2007년 수상작 제이슨 굿윈의 ‘환관 탐정 미스터 야심’, 2005년 수상작인 재퍼슨 파커의 ‘캘리포니아 걸’, 2006년 수상작 제스 월터의 ‘시티즌 빈스’, 그리고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2008년 수상작 존 하트의 ‘Down River' 모두 그다지 재미있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한 작품이었다. 2010년 수상작인 존 하트의 ‘라스트 차일드(The Last Child)'는 배리상과 영국추리작가협회의 스틸 대거상을 동시에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추리문학 독자에 의해 선정되는 배리상을 수상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존 하트의 라스트 차일드는 2010년 최고의 작품성을 가진 추리소설임과 동시에 가장 재미있는 소설로 생각되고 있다. 그리고 2011년 에드거 상 수상작인 스티브 해밀턴의 The Lock Artist는 아마 개인적으로 읽어본 에드거 상 수상작 가운데 가장 흥미진진한 소설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읽는 내내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The Lock Artist는 누군가 살해되고 형사나 사립탐정이 그 사건을 해결해가는 전통적인 스타일의 추리소설은 분명 아니다. 어찌 보면 주인공 마이클의 인생 이야기와도 같다고 볼 수 있다. 이 소설을 읽다보면 마이클이 앞으로 겪게 될 인생은 어떠한지 그가 고향에 남겨둔 애인과 재회할 수 있을지도 몹시 궁금해진다. 결국 마이클의 인생에서의 미스터리가 The Lock Artist라는 하나의 큰 플롯을 이끌어간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주인공 마이클이 말을 하지 못하는 장애를 입었다는 설정과 함께 금고털이라는 점에서 다른 추리소설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소재가 독특하다. 그리고 시종일관 독자를 소설 속으로 빨아들이는 이야기의 전개도 우수하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한 개인의 이야기를 마치 자서전을 쓰는 듯이 절묘하게 풀어놓고 있다. 전통적인 추리소설은 지겹다고 식상해하지만 그렇다고 자극적인 묘사에 지나치게 치중하는 3류 영화와 같은 스릴러 문학에도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독자에게 필히 이 소설을 추천하고 싶다.

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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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12.15 07:0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주인공이 매우 독특하네요. 형사도 탐정도 아닌 금고털이범이라니 더구나 말을 못한다는 설정은 흔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필론님이 적은 책 내용이 알쏭달쏭한듯 해서 더욱 흥미가 끌립니다. 아마 얘기하면 책 읽을때 흥미가 떨어질까봐 그런것 같아서 더욱더 궁금해요.

    뉴욕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그런지 앤드류 복스의 책에 나오는 버크라는 인물이 떠오르네요. 저는 아직 못 읽어 봤는데, 이 주인공도 범상치 않은 이력을 가졌더군요. 전과 27범에 뉴욕의 무허가 탐정이라고 들었습니다. 필론님 읽어보셨어요? 관심이 살짝 가서 읽어볼까 말까 고민중인 책입니다.

    필론님 근데 발란더시리즈 드라마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적지 않았나요? 아닌가? 예전에 봤던것 같아서 여쭈어 봅니다. ^^

    • BlogIcon 필론 2011.12.15 09:1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앤드류 복스는 들어본적이 없는 분이네요. 사립 탐정소설을 좋아하시면 새러 패러츠키나 마이클 코리타의 소설도 재미있습니다.
      발란더 시리즈에 대한 글을 올린적이 있는데 삭제했습니다. 한동안 시간이 지나고 보면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글은 삭제하는 편입니다.^^

  2.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12.17 07:3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글 삭제 하지 마세요. 전 좋은글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읽어보고 싶어서 찾아보니 없어서 다른데서 본걸 착각했나 했습니다.

    새러 패러츠키는 다카모쿠의 정석을 쓴 작가 맞죠? 마이클 코리타의 작품은 읽어본적이 없는것 같습니다.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참, 검색하다 알게 되었는데 알라딘에서 책블로그 운영하시는거 맞죠? 새삼 참 글 잘 쓰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리뷰쓰신 책들중에 흥미가 가는 책들이 많아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보니 다른데서도 필론님 글 본것 같기도 한데 어디였는지 기억은 안나네요. ^^ 암튼 대단하십니다. ^^

    • BlogIcon 필론 2011.12.17 09:4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알라딘 블로그는 얼마전에 탈퇴하였습니다. 탈퇴하기 전에 방문하셨는지도 모르겠군요. 다른 인터넷 서점 블로그도 있긴 하지만 추리문학에 대한 글은 티스토리에 주로 올리고 있습니다.^^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12.20 05: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 그렇군요. ^^ 제가 다시 보니깐 알라딘이 아니라 다른 곳이엿어요. 어찌되었든 추리소설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책 리뷰도 참 잘 읽었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1.12.21 10: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어떤 리뷰를 읽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의 리뷰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12.23 08:14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조선시대 관련 책들에 관한 리뷰뿐만 아니라 다른 리뷰들도 좋았어요.

      리자 마르클룬드의 붉은늑대 읽고 리뷰 올렸어요. 흥미롭게 읽었어요. 북유럽 느낌도 있고, 캐릭터를 잘 묘사한것 같기도 하고, 나름 스릴러 다운 결말도 가지고 있는것 같아요.

    • BlogIcon 필론 2011.12.23 09:2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벙이벙이님께서 북유럽 추리문학과 스릴러를 좋아하시고 리뷰도 올려주시니 저에게도 도움이 많이 되는것 같습니다. 바쁘시겠지만 앞으로도 북유럽 작품에 대한 리뷰나 포스트를 종종 올려주세요.^^

  3.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2.01.04 00: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한해 즐겁고 행복한 일들이 많이 생기기를 바래요. 그리고 필론님의 멋진 리뷰도 종종 올려주세요. 그럼 올한해 좋은 리뷰 많이 부탁드립니다. ^^

    • BlogIcon 필론 2012.01.04 09: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60년만에 찾아온 흑룡의 해라지요? 벙이벙이님도 풍성한 흑룡의 한해를 맞이하시길 기원합니다.^^

  4. BlogIcon 새알밭 2012.01.04 00:4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필론님 덕택에 좋은 작품 하나 알게 됐습니다. 방금 도서관에 대출 신청했습니다 ^^ 위 벙이벙이님도 쓰셨지만 일단 주인공 설정이 특이하고, 일반 추리소설의 전개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 도리어 작지 않은 매력으로 작용했을 듯합니다. 필론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