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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홈즈의 라이벌들(The Rivals of Sherlock Holmes)이라는 제목을 들으면 추리문학 매니아들은 언뜻 영국에서 1970년대 방영했던 TV 시리즈가 먼저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나는 처음 번역서 제목을 듣고 휴 그린이 편집한 TV 시리즈를 책으로 출간한 게 아닌가 하고 추측했지만 막상 책 표지를 보니 다르다고 느꼈다. 사실 셜록홈즈의 라이벌들이라는 제목은 마치 시대의 흐름인양 미국에서는 ‘셜록홈즈의 미국 라이벌들’이라는 단편집이 출간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앨런 러셀이 편집한 ‘Rivals of Sherlock Holmes: Forty Stories of Crime and Detection from Original Illustrated Magazines(1978년)’를 좋아하는데 이미 출간된 지 오래되어서 외국의 인터넷 서점에서는 중고서적이 1달러 미만으로도 구입이 가능하니 고전 추리문학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소장가치가 충분하리라고 생각된다. 특히 2001년에 출간된 ‘The Best American Mystery Stories of the Century’는 에드거 상 최우수 단편부문 수상작 몇 편을 포함하여 100년 동안 추리문학계에서 이름을 빛낸 작가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알찬 앤솔로지라고 불려도 무리는 없을 것이다.


셜록홈즈의 라이벌들에 소개된 10명의 작가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책 표지와 해설에 자세히 수록되어 있지만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10명 작가 모두 에드워드 왕과 빅토리아 여왕 시대, 즉 20세기 초 무렵 추리문학계에서 큰 획을 그은 작가들이다. 미국작가와 영국 작가의 단편을 고르게 엮은 듯 보인다. 그런 점에서 Rivals of Sherlock Holmes: Forty Stories of Crime and Detection from Original Illustrated Magazines(1978년)와 비교해서 셜록홈즈의 라이벌들에서 느끼는 한 가지 아쉬움은 아널드 베넷의 작품이 하나만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차라리 미국 작가 브레드 하트를 제외시키고 아널드 베넷의 In the capital of the Sahara와 같은 작품을 더 수록했다면 코넌 도일과 동시대를 살았던 영국 작품의 매력을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든다.


여러 단편 가운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아서 모리슨의 포갯 살인사건을 잠시 소개하자면 탐정 마틴 휴이트가 등장하는 단편이다. 어느 날 독신자 숙소에서 살고 잇던 포갯이라는 남자가 사망했다. 경찰은 그가 총에 의한 사고사라고 결론지었지만 휴이트는 누군가에 의해서 살해당했을 거라는 추측을 한다. 휴이트의 추리 가운에 흥미로운 부분은 포갯의 방에 있던 먹다 남은 사과조각에서 사과의 갈변 상태를 볼 때 누군가 15-20분 전에 사과를 먹었다고 결론 내리는 점이다. 더구나 사과를 베어 문 자국에서 그 사람의 연령과 치아 상태까지 추론을 한다는 점이다. 좌충우돌 사건에 뛰어드는 모험 없이 추론만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고전 추리소설의 전형적인 이야기이다.


리뷰를 맺으며 올해 한국에서 출간된 히치콕 미스터리 매거진 걸작선(원제: Alfred Hitchcock's Mystery Magazine Presents Fifty Years of Crime and Suspense, 2006년)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겠다. 이 책은 지난 50년 동안 히치콕 미스터리 매거진에 수록되었던 많은 작품들 가운데 독자에 의해서 베스트로 선정된 작품만을 모은 작품집이다. 여름을 추리문학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유난히 더운 여름 이 두 권의 단편집을 비교해가며 한권은 20세기 초 그리고 다른 한권은 21세기를 거쳐 간 과거의 추리문학을 접해보는 재미도 크리라고 생각된다.


오타(지면상 일부만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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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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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07.29 10: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책 소개 감사드립니다. 히치콕 미스터리 매거진 걸작선을 재밌게 읽어서 요즘 단편추리소설이 좋아졌어요. 그리고 저는 셜록홈즈 왕팬이거든요. 셜록홈즈의 라이벌들이 누군지 꼭 알아봐야 겠습니다. ^^

  2. BlogIcon 일창 2011.08.05 03: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궁금했는데 리뷰를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마 번역자가 갑자기 별세하시는 바람에 마지막 마무리가 좀 덜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고전추리도 워낙 번역이 안 되었으니 꾸준히 나오면 좋을 듯합니다. 고전추리부터 시작해서 팬이 되는 독자가 많을 것 같아서요. ^^

    • BlogIcon 필론 2011.08.05 09: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고전 추리소설도 번역되어 출간되는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최근 추리문학에 집중하느라 고전 소설에는 좀 관심이 덜 가지만 고전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높다고 봅니다.^^

  3. BlogIcon 일창 2011.08.07 02:3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예. 초보자는 아무래도 입문하기가 편한 면도 있을 것 같아서요. 좋은 책 소개 고맙습니다. ^^

    'Before I Go to Sleep'을 미리보기로 훑어봤는데 번역이 약간 아쉽더라고요. 아주 나쁜 것은 아니지만 실력이 뛰어나신 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실력이 좋은 번역자는 장르소설 번역을 잘 안 하시는 듯합니다.

    • BlogIcon 필론 2011.08.07 19:0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음, 미리보기로 한번 훑어보셨군요.^^ 일창님의 말씀을 들으니 그냥 원서로 읽어야겠습니다.^^ 전자책 리더기도 곧 중고로 하나 구입할것 같고요. 한국에서도 아마존 킨들을 구입할수는 있는데 서비스나 파일의 호환이 문제라서 저에게는 아이리버가 구입 가능한 유일한 기기인듯 싶네요. 이럴때 미국에 계신분들은 여러 기기를 고를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서 행복한 고민을 할것 같습니다.^^

  4.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12.02 06:2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The Best American Mystery Stories of the Century는 http://www.barnesandnoble.com/w/best-american-mystery-stories-of-the-century-tony-hillerman/1100692007?ean=9780618012718&itm=1&usri=the+best+american+mystery+stories+of+the+century
    를 말하는 건가요?

    셜록홈즈의 라이벌들 이라는 제목으로 검색해보니 비슷한 이름의 책들이 많아서 어떤 책을 번역한건지 잘 감이 안오네요.

    • BlogIcon 필론 2011.12.02 09:4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예. 제가 위의 리뷰에서 언급한 The Best American Mystery Stories of the Century는 벙이벙이님께서 말씀하신 그 책이 맞습니다.^^ 비채에서 출간한 '셜록홈즈의 라이벌들'은 미국에서 출간되었던 동명의 단편집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한국에서 편집한 단편집입니다. 그래서 다른 단편집보다 좀 부실한 내용이 흠이더군요. 벙이벙이님은 외국에 계시니 도서관에서도 The Best American Mystery Stories of the Century를 쉽게 빌려 읽으실 수 있어서 좋으시겠습니다.^^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12.03 02: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The Best American Mystery Stories of the Century 도서관에 신청해 놓았습니다. 조만간 볼수 있을듯 합니다. 필론님이 강력 추천하신 책이라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

    • BlogIcon 필론 2011.12.03 09: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단편집을 좋아하신다면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저는 단편 보다는 장편을 선호하는 편이긴 하지만 가끔씩 단편집을 즐기곤 합니다. 한국 추리문학 작가들의 단편집도 읽을만 하더군요.^^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12.06 01: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는 장편을 읽어야 책 읽는 기분이 난다고 생각했었는데 몇몇 좋은 단편들을 접하고 나서 달라졌습니다. 단편만이 가지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한국 추리작가들의 단편들도 좋다고 하시니 흥미가 생깁니다. 어떤 작품들이 좋으셨나요?

    • BlogIcon 필론 2011.12.06 09: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황금가지에서 한국추리문학 단편집이 몇권 나왔습니다. 여러 작가의 작품이 모아진 단편집이라서 서로 개성이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엿볼수 있다는 점이 좋더군요.^^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12.07 06: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찾아보니 한국추리스릴러 단편선 이라는 이름으로 벌써 세권까지 나왔네요. 한국 작각의 단편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오래전에 한국추리작가 작품 몇개 접해본것 빼고는 접해본적이 없습니다.

    • BlogIcon 필론 2011.12.07 09:5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의 생각에는 외국 추리문학 단편이나 한국 추리문학 단편이나 별 차이는 없습니다.^^ 종종 한국어로 번역된 추리문학을 읽는 저와 같은 독자들은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할수도 있을겁니다. 재미있는 단편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고 그렇지요.^^

  5. 2011.12.08 05:5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필론 2011.12.08 09: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조앤 플루크는 제가 들어본적이 없는 작가라서 코지 미스터리에 속한 작품을 쓰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알고 있는 코지 미스터리는 폭력과 섹스에 대한 장면이 적거나 없고 작은 마을이나 도시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경찰이 아닌 아마추어 캐릭터가 풀어가는 소설을 지칭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주로 애거서 상 후보작들이 이러한 범주에 속하고요. 대표적인 코지 미스터리 작가가 바로 Louise Penny(루이즈 페니)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하드 보일드 소설은 마약, 폭력, 섹스 장면이 등장하고 주로 사립탐정이 사건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데니스 루헤인, 마이클 코넬리와 같은 작가의 소설이 이러한 범주에 속합니다.
      그리고 미스터리와 스릴러 사이에서도 혼동이 되기 쉬운데요. 쉽게 말해서 미스터리 소설은 사건이 벌어지고 주인공 캐릭터(사립탐정 혹은 형사)가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묘사한 소설이라면 스릴러는 플롯의 짜임새가 좀 약해서 그때 그때마다 새로운 작은 사건이 생기고 주인공이 이를 극복해나가는 식의 소설입니다.

      저의 설명이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저도 모르는 점이 많아서 일단 알고 있는점만 말씀드렸습니다.^^

  6.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12.09 06:0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필론님의 명쾌한 설명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너무 수준낮은 질문을 한건 아닌지 조금 걱정이 되긴 합니다만...^^;
    도서관에서 요청했던 The Best American Mystery Stories of the Century가 준비되었다고 메일을 받고 어제 도서관에 가서 빌려왔습니다. 책 두께가 어마어마 하더군요. 이책은 출퇴근할때는 못보겠어요. 가지고 다닐 엄두가 안납니다. 자기전에 한두편씩 읽어야 겠습니다. 한동안 퇴근하고선 즐거울듯 합니다.
    12월21일에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가 미국에서 개봉되는데 한국에서는 내년에 개봉되더군요. 근데 제목이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로 나와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로 책이 출판되었던 사실을 깜빡했습니다. ^^;

    • BlogIcon 필론 2011.12.09 09:4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추리문학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저의 설명이 벙이벙이님께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종종 외국의 추리문학 블로그에서 신간 소식이나 추리문학 관련 정보를 얻는데 그 중에 한 곳인 http://henryct.wordpress.com/ 는 스릴러 문학 매니아 분이 운영하고 있어서 그런지 스릴러에 대한 정보가 많습니다. 벙이벙이님께서 스릴러를 좋아하시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12.13 02: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좋은 블로그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방문해 보니 이것저것 읽을 거리가 많네요. 그리고 여기있는 코지에 대한 글도 다시 읽으니 더 정리가 되는 느낌입니다. ^^
      저는 아직 깊이가 없어서 그런지 스릴러도 좋고 미스터리도 좋고 그렇습니다. 다만 하드보일드는 어떤때는 거부감도 있는걸 보면 그렇게 즐기는건 아닌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 BlogIcon 필론 2011.12.13 13: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미스터리나 스릴러에 상관없이 추리문학상에 이름을 올리거나 흥미로운 작품이면 읽는 편입니다. 굳이 장르를 가려서 읽을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존 하트나 로라 립먼과 같은 스릴러 작가들의 소설도 무척 좋아하니까요.^^ 다만 그동안 읽어서 마음에 들었던 작품을 분류해보면 스릴러 문학보다는 미스터리, 특히 경찰소설이 저의 취향에 맞는것은 사실이더군요.

    • BlogIcon 부엉이가우는밤 2011.12.14 08: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스릴러 보다는 미스터리가 좀더 좋아요. 경찰소설도 좋아하구요. 무엇보다 탐정이나오는 얘기는 더 좋아요. 이건 아무래도 셜록 홈즈 때문애 그런것 같아서 요즘 스타일의 탐정물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것 같기도 합니다. 탐정이라도 잔잔하개 풀어가는 스탈이 좋아요. IJ Parker도 코지 미스터리 작가에 들어가는 거죠? 저는 이작가도 좋더라구요. 사실 내용은 특출난게 없는데 여성과 아이에 대해서다시 생각해보게 해서 좋아요.

    • BlogIcon 필론 2011.12.14 16: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벙이벙이님께서 미국에 계시니 미국식 하드보일드 소설에 매료되시는것 같네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탐정 소설보다는 북유럽 스타일의 경찰소설을 더 좋아합니다. 뭔가 틀에 맞고 권위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소설에 끌린다고 봐야겠네요.^^ 그래서 미국의 셰이머스(주로 탐정이 등장하는 소설에 수여하는 추리문학상입니다) 상 수상작에는 별로 관심이 안가는 이유인것 같습니다.